[우먼컨슈머= 이인세 칼럼니스트] 미국에서 골프붐이 일어나던 1920년대는 골프채에도 새로운 혁신이 불기 시작한 때였다. 수백년 간 골프채의 근간을 이루던 히코리샤프트, 즉 호두나무 재질의 나무채 대신 스틸로 만들어진 샤프트가 발명된 것이다. 스팔딩, 윌슨 등 당시 골프채를 대량 생산하던 기업들은 앞다투어 스틸샤프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모양이 아름다워 팬시페이스(FANCY FACE)라는 별명으로 불린 골프클럽 

혁신적인 돌풍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됐던 스틸 골프채는 예상과는 달리 대중들에게 큰인기를 끌지 못했다. 프로선수들 조차도 새로 발명된 스틸보다는 예전의 히코리를 더 선호했다. 프로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클럽이 일반 아마추어들에게 먹힐리 없었다. 대박을 칠 것으로 예상됐던 새로운 스틸은 초창기에는 그렇게 골퍼들이 꺼리는 미완의 발명품 취급을 당했다.

당황한 클럽 메이커들은 곧바로 아이디어를 짜냈다. 골프채에 관한한 보수적인 경향인 골퍼들의 심리에 맞추어 새로운 발명품 스틸샤프트에 색을 입히기로 했다.

노란색의 피라톤(PYRATONE)이라는 플라스틱 재질을 원통으로 만들어 스틸 위에 입혔다. 헤드 윗면과 앞면에도 동물뼈를 삽입한 다음 기하학적인 무늬를 넣는 등 디자인에도 변형을 주었다. 샤프트의 두께는 기존의 나무채보다 확연히 얇았지만 언듯보면 히코리샤프트와 흡사했다.

새로운 디자인의 골프채는 스틸에 거부감을 보였던 골퍼들에게 서서히 다가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이 샤프트를 마치 대나무 같다고 해서 뱀부샤프트라고도 했다. 클럽은 모양이 아름다워 팬시페이스(FANCY FACE)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히코리와 스틸의 과도기에서 탄생한 이 클럽은 1920년부터 1940년대 후반까지 폭발적으로 생산되어 한 시대를 풍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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