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루의 아이언으로 3번부터 샌드까지 9자루의 아이언 세트를 대신할 수 있는 전천후 골프채. 19세기에는 별희한한 골프채를 발명하는 황금기였다. 저마다 독특한 골프채를 만들 궁리를 했고, 머리를 짜낸 결과 이같은 조절용 아이언의 탄생이다. 물론 발명은 ‘한자루로 아이언세트를 모두 대신할 수 있다면?’의 물음에 대한 답이었다.

헤드 뒷면의 힐쪽에 연결한 스위치를 돌리면 헤드의 각도가 움직이도록 고안했다. 좌로 돌리면 헤드 앞면이 세워지면서 3번 아이언에 가까워지고 오른쪽으로 돌릴수록 9번 내지 피칭아이언 쪽으로 각도가 눕혀지는 원리다. 발명가들이 골퍼들이 번호대로 아이언을 짊어지고 다니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거나, 조금이라도 편하게 골프를 치게끔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골퍼들은 가방도 없이 옆구리에 그 많은 골프채를 끼고 다닐 필요가 없었다.이 전천후 한자루의 아이언과 우드 몇 자루만 있으면 됐다. 우드만큼은 나무를 깎아 만들었기 때문에 각도를 조절할 수는 없어몇 자루 정도의 우드는 들어야 했다. 그래도 이 아이언이 퍼터까지도대신하기 때문에 3,4자루만으로도 라운딩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 아이언은 그다지 큰 반응을 얻지 못했다.

골퍼들에게는 골프채가 전쟁터의 무기일 수도 있었고, 아이언은 한치라도 더 정확하고 정교한 것이어야 했다. 골퍼들은 아이언의 숫자가 많아도 개의치 않는 것은 수백년 전이나 21세기나 마찬가지다. 이 전천후 아이언은 수집가들에게는 각광받았다. 가격은 적어도 2백만원 이상이며 6백만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우먼컨슈머= 이인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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