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과 소비자 인프라 개선을 우선해야”

테슬라 코리아의 차량 가격 인상률이 심상치 않다. 올해만 다섯 번째 인상이다. 카플레이션 현상으로 완성차 업계의 차량 가격 인상이 비일비재하지만, 테슬라는 인상 횟수, 가격 등이 거의 폭등수준이다. 

모델Y는 전년보다 2666만원(38%)이 인상됐고, 모델3(기본모델)도 전년 대비 1938만 원(26%)이 인상됐다. 

지난 7월, 테슬라 코리아는 모델3 롱레인지와 모델Y 롱레인지·퍼포먼스 트림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인상 후 판매가는 모델3 롱레인지 8470만원, 모델Y 롱레인지 9665만원, 퍼포먼스 1억 473만원 등이다. 

2021년부터 지금까지 인상 폭은 모델3 롱레인지 5999만원 ▶ 8469만원(2470만원, 41% 증가), 모델3 퍼포먼스 7479만원 ▶ 9418만원(1939만원, 26% 증가), 모델Y 퍼포먼스 7999만원 ▶ 1억 473만원(2474만원, 31% 증가) 등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차량의 품질이 높아지거나 눈에 띄게 기능이 변화한 것도 아니다.  

모델3 가격 변동표 (단위:만원)[출처] [보도자료] “억 소리 나는 테슬라 가격 인상률”|작성자 소비자
모델3 가격 변동표 (단위:만원)
모델Y 가격 변동표 (단위:만원)
모델Y 가격 변동표 (단위:만원)

지난 2월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조사한 결과 테슬라의 도어 관련 결함은 1870건으로 나타났고, 교통안전공단 제공자료를 분석한 결과 제작 공정상의 문제점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미국에서는 자율주행 보조 기능 장치인 오토파일럿이 오작동한 것으로 추정되는 주행 중 급제동 문제로 집단소송에 휘말리는 등 지속적인 품질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가격은 천정부지로 높아졌지만, 품질 문제는 여전히 다양화·지속화되고 있다. 서비스 인프라도 엉망이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기준 3위 업체지만 서비스센터는 단 9곳에 불과하다(8월 기준).

아이오닉5 가격 변동표 (단위:만원)
아이오닉5 가격 변동표 (단위:만원)

타 완성체 업체와 비교해도 차이가 매우 크다. 국산 전기차 현대 아이오닉5 스탠더드 모델은 2021년 대비 6.6% 증가했고, 롱레인지 트림은 약 7.9% 인상해 평균 370만 원 정도만 올랐다. 아우디 e-트론도 2021년식 가격 대비 인상률은 14만원(0.12% 증가)에 불과하다. 

테슬라의 가격 인상에 소비자 반응도 냉담하다. 전기차 동호회와 일부 누리꾼들은 수천만 원에 달하는 찻값을 순식간에 올리는 상황을 두고 “놀랍지도 않다”, “허탈하다”는 의견이 많다. 일부 소비자들은 “시가(市價) 테슬라”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가격 인상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일부 외신은 테슬라의 가격 인상 배경을 두고 원자잿값 상승과 공급 부족 등을 꼽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다른 완성차 업체와 비교해 테슬라만 유독 수천만 원이 넘는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테슬라의 행보가 마진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후속 신차가 없는 상황에서 라이벌 전기차 등장으로 점유율 감소와 경영 실적 하락이 원인으로 보인다. 지금의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대당 마진율을 높여 이익을 내는 구조라고 볼 수 있다.
 
자동차는 고가 소비재인 만큼 한번 올린 가격을 쉽게 내릴 수 없다. 막무가내식 가격 인상은 기존 연식별 감가상각 등 다양한 이해 변수가 작용해 큰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테슬라는 가격 인상이 아닌 품질 및 소비자 인프라 개선을 우선 시행해야 한다. 

테슬라가 소비자 안전과 불편·불만을 외면한 채, 터무니없이 차량 가격만 높인다면 강력한 불매운동에 직면할 수도 있다. 테슬라는 차량 가격만 올릴 것이 아니라, 안전과 품질 개선이 우선임을 명심해야 한다. 

우먼컨슈머 = 임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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