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영월) 시멘트에서 가장 많은 수은 검출

시멘트 제조사들이 독성물질인 수은과 납이 포함된 폐기물을 시멘트의 원료로 사용해서 우리나라 시멘트에서 mg/kg당 수은 검출량이 최고 1.1085mg, 납은 최고 288.77mg이 검출되고 있다.

시멘트에서 수은이나 납이 검출되면 그 시멘트로 지은 아파트 등 건축물에 사는 사람의 경우 흡입・피부접촉 등을 통해 수은이나 납이 체내로 들어오게 된다.

수은은 온도계, 혈압계, 각종 계측장비, 형광등, 아말감 등 일상생활 속에서 흔하게 사용되고 있는 물질이지만, 매우 강한 독성을 갖고 있는 중금속 물질이다. 수은이 공기 중에 노출될 경우 증발해 공기 중 수은 증기의 농도가 높아진다. 이러한 공기를 사람이 호흡하게 되면 체내로 흡수돼 호흡기계, 신경계, 신장 등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게 된다.

납 중독은 사람의 신경계에 이상을 일으켜 정신 이상, 신체 마비, 빈혈,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신경계 증상이 나타나면 회복이 힘들며, 심한 흥분과 정신착란, 경련, 발작 등을 동반할 수 있다.

이처럼 수은과 납은 인체에 유해한 독성물질이므로 시멘트에 함유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럼에도 시멘트 제조사들은 이러한 성분이 들어있는 폐기물 시멘트를 생산하여 아파트나 주택 등의 건축자재로 사용하고 있어, 가장 안전해야 할 집을 독극물에 무방비로 노출된 장소로 만들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2012년 5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조사한 ‘수은 함유 폐기물 배출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수은 함유 폐기물을 배출하는 곳은 총 25개 업종 169개 사업장이다. 배출되는 폐기물 속에는 연간 총 33.5톤의 수은이 함유돼 배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 보면 비철 추출·가공업종에서 연간 배출되는 폐기물 속에 29.5톤의 수은이 함유되어 있어 전체 배출량 33.5톤의 약 88%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기물 속에 연간 0.1톤 이상 수은이 함유되어 배출되는 업종으로는 철강 추출·가공(1.1톤·년), 생활폐기물 소각(1톤·년), 석탄 발전(0.8톤·년), 하·폐수처리(0.5톤·년), 의료폐기물 소각(0.2톤·년)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아파트 및 주택 등의 입주민인 소비자들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시멘트에 대한 알 권리와 선택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지난 11월 27일과 12월 6일에 이어 세 번째 시멘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1년간(2022.10~2023.9) 국립환경과학원에서 발표한 시멘트 중금속 검출 결과를 분석한 결과, 1kg을 기준으로 1년간 수은이 가장 많이 검출된 시멘트는 쌍용(영월)시멘트로 4개월간 총 2.3688mg 검출됐다.

두 번째는 삼표(삼척)시멘트로 9개월간 1.8698mg, 세 번째는 성신(단양)양회로 단 1개월간(2023.6) 1.1085mg이 검출됐다. 네 번째는 한라(옥계)시멘트로 9개월간 0.8679mg, 다섯 번째는 한일(단양)시멘트가 6개월간 0.614mg이 검출됐다. 여섯 번째는 쌍용(동해)시멘트로 6개월간 0.4525mg, 일곱 번째는 한일현대(영월) 4개월간 0.3122mg이 검출됐다.

아세아(제천)시멘트와 한일현대(단양)시멘트는 수은이 검출되지 않았다. 특히 한일현대(단양), 아세아(제천)시멘트는 이 기간에 수은이 검출되지 않았다.

수은(Hg)이 가장 많이 검출된 쌍용(영월)시멘트(2.3688mg)와 가장 적게 검출된 한일현대(영월)시멘트(0.3122mg)의 차이는 무려 7.6배로, 쌍용시멘트 영월공장이 수은이 다량 검출되는 폐기물을 집중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년간(2022.10~2023.9) 납 함량이 가장 많이 검출된 시멘트는 한일현대(영월)시멘트로 11개월간 1165.39mg이 검출돼 우리나라 시멘트 중 가장 많은 납이 검출되었다.

두 번째는 성신(단양)양회로 9개월간 1,101.53mg, 세 번째는 한라(옥계)시멘트로 12개월간 1049.44mg이 검출됐다. 네 번째는 삼표(삼척)시멘트로 12개월간 1010.68mg, 다섯 번째는 쌍용(동해)시멘트로 12개월간 1025.9mg이 검출됐다. 여섯 번째는 아세아(제천)시멘트로 12개월간 948.17mg, 일곱 번째는 한일(단양)시멘트로 8개월간 927.45mg이 검출됐다.

특히 납이 검출된 기간(12개월간)의 평균 검출 함량이 가장 높은 시멘트는 성신(단양)양회로 납이 검출된 9개월간 평균 122.39mg이 검출됐다.

두 번째는 쌍용(영월)시멘트로 납이 검출된 6개월간 120.43mg, 세 번째는 한일(단양)시멘트로 납이 검출된 8개월간 115.93mg이 검출됐다.

수은이 검출되지 않은 한일현대(단양)시멘트, 아세아(제천)시멘트를 제외한 7개 제조사 중 독성물질인 수은이 월별로 가장 많이 검출된 시멘트는 2023년 6월 강원 영월공장에서 생산된 쌍용시멘트와, 충북 단양공장에서 생산된 성신양회로 kg당 무려 1.1085mg이 검출됐다. 생산·판매·유통 단위인 40kg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수은이 44.34mg이 검출됐다.

세 번째는 2023년 7월 강원 영월공장에서 생산된 쌍용시멘트로 1.1080mg, 네 번째는 2023년 4월 강원 삼척공장에서 생산된 삼표시멘트로 1.1022mg이 검출됐다. 다섯 번째는 2022년 11월 충북 단양공장에서 생산된 한일시멘트로 0.1477mg, 여섯 번째는 2022년 12월 강원 옥계공장에서 생산된 한라시멘트로 0.1392mg이 검출됐다. 일곱 번째는 2022년 12월 강원 삼척공장에서 생산된 삼표시멘트로 0.1135mg, 여덟 번째는 2023년 3월 충북 단양공장에서 생산된 한일시멘트로 0.1123mg이 검출됐다. 아홉 번째는 2023년 4월 충북 단양공장에서 생산된 한일시멘트로 0.1011mg이 검출됐다.

특히 쌍용시멘트의 강원 영월공장은 수은 함량이 가장 많이 검출됐고, 2023년 6~7월 각각 1.1085mg, 1.1080mg 검출됐다.

납의 검출량이 월별 기준으로 가장 많이 검출된 곳은 충북 단양공장에서 2022년 11월에 생산된 한일시멘트로 kg당 288.77mg 검출됐다.

두 번째는 2022년 12월에 강원 동해에서 생산된 쌍용시멘트로 233.17mg, 세 번째는 2022년 12월 강원 옥계공장에서 생산된 한라시멘트로 224.11mg이 검출됐다. 네 번째는 2022년 12월 강원 영월에서 생산된 한일현대시멘트로 222.12mg, 다섯 번째는 2022년 11월 충북 단양공장에서 생산된 성신양회로 217.51mg이 검출됐다. 여섯 번째는 2022년 1월 강원 옥계공장에서 생산된 한라시멘트로 213.46mg, 일곱 번째는 2022년 1월 충북 단양공장에서 생산된 성신양회로 208.52mg이 검출됐다. 여덟 번째는 2022년 12월 충북 단양공장에서 생산된 한일현대시멘트로 191.64mg, 아홉 번째는 2023년 1월 충북 단양공장에서 생산된 한일시멘트로 181.89mg이 검출됐다.

특히 수은이 다량 검출된 시멘트는 2022년 말부터 2023년 상반기에 생산된 것으로, 이 시기에 수은이 포함한 폐기물을 다량 사용해 시멘트를 제조해 왔음이 확인되고 있다.

독성물질인 수은과 납이 함유된 폐기물을 사용해 시멘트를 생산하면 시멘트에서 곧바로 수은과 납이 검출된다.

특히 정부가 2013년 수은을 근절하기 위한 미나마타협약에 서명했음에도 수은이 검출되는 시멘트에 대해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고 있는 사실은 이 서명이 대외적인 홍보용에 불과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독성물질인 수은과 납이 검출되는 시멘트로 지어진 전국의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는 입주민들에게 수은과 납의 유해성으로 인한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음을 정부 산하 여러 연구기관의 보고서가 증명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방치한 채 시멘트 제조사들의 이익만을 위해 눈감아 주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미나마타협약 서명에 머무르지 말고 인체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독성물질인 수은과 납의 폐해와 그에 따른 대책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독성물질인 수은과 납이 시멘트에서 다량 검출되고 있음에도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법률적인 기준이 없고, 시멘트 제조사들의 자체적인 기준만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사람들이 거주하는 공간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시멘트에서 수은과 납이 검출되면 안 된다. 이는 정부가 유해공간에서 사람들이 생활하도록 방치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환경부는 하루라도 빨리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하여 독성물질인 수은 납에 대한 법적 기준치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국립환경과학원은 시멘트에 포함된 유해 성분의 기준을 1kg 함량 기준으로 분석·발표할 것이 아니라, 시멘트의 생산·유통·판매 기준인 1포 40kg을 기준으로 중금속 함량을 발표해야 한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환경부가 1999년 이후 시멘트 생산에 폐기물을 사용하도록 허가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6가크롬, 비소, 수은, 납 등 1급 발암물질 및 독성물질 등이 시멘트에서 검출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발암물질과 독성물질이 함유된 시멘트를 사용해 전국의 아파트 단지가 건설됐고, 입주민들은 이러한 아파트에서 장기간 거주하면서 다양한 질병을 호소해 왔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런 입주민들에 대한 정밀 건강 실태조사를 한 번도 실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경부와 시멘트사, 보건복지부는 이제라도 1999년 이후 신축된 아파트 등 건축물에 장기간 살고 있는 입주민들에 대한 건강 실태와 관련해 시민단체, 학계, 정부, 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종합적인 정밀 건강 실태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이후 그 결과를 명확하게 공개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우먼컨슈머 = 임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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