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는 사용금지…국내는 알레르기 유발 표시만

‘2022 소비자가 뽑은 가장 신뢰하는 브랜드’ 대상을 받은 쿤달의 제품인 ‘네이처샴푸’에서 향료 릴리알(lilial)이 검출돼 안전성에 논란이 일고 있다. 

향료 릴리알(공식명 부틸페닐메틸프로피오날)은 생식독성과 체내 축적 및 중독, 내분비계 교란 등과 관련된 연구가 이어지면서 안정성 문제가 제기된 성분이다. 특히, 생식기능이나 태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생식독성 우려 물질로 알려졌다.  

유럽에서는 이미 사용이 금지됐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알레르기 유발성분으로만 규정된 채 전성분(全成分)과 함께 표시될 뿐 별다른 규제가 없다. 

향을 배합하는 목적으로 샴푸처럼 씻어내는 제품에 사용하는 경우, 전체 내용량에서 차지하는 함량 비율이 0.01%를 초과하면 전성분과 함께 기재하기만 하면 된다. 

최근 소비자주권시민회는 다양한 향료를 사용하는 샴푸 제품을 조사한 결과 쿤달 ‘네이처샴푸’ 향기 27종 중 블랑, 블랙베리베이, 웨딩부케, 클린솝, 트로피컬망고, 퓨어플라워 등 6개 향기 제품에서 릴리알이 사용됐다고 밝혔다. 

퍼스널케어(개인관리) 제품 중 쿤달 ‘네이처샴푸’는 27종의 향기를 선택할 수 있는 제품으로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은 제품이다. 하지만 이들 제품 모두 향료 릴리알의 안정성에 대한 표시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릴리알은 화장품 성분 유해 가능성 EWG 7등급으로 높은 위험도를 나타내지만, 소비자 안전을 위한 표시사항이나 주의사항에도 기재되지 않으며 함량에 대한 규제도 없다. 소비자 안전을 외면한 채 아무런 규제도 없이 릴리알을 사용하는 것은 소비자 피해만 키울 뿐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백합 향을 내서 주로 릴리알이라고 불리는 향료 부틸페닐메틸프로피오날은 샴푸, 세제, 방향제 등 다양한 생활 화학제품에 두루 쓰인다”라며 “소비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만큼 이제는 안전에도 신경 써야 한다. 정부는 향료 릴리알에 대한 사용금지 등 안전을 강화하고, 제조사는 릴리알을 대체할 수 있는 천연향료나 안전한 인공 향료 개발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우먼컨슈머 = 임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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