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소아 ‘홍키통키’ 당 17%지만 3~5세 섭취 땐 49%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어린이 홍삼음료의 상당수가 어린이들이 섭취하기에는 당 함량이 지나치게 높아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력 강화와 건강 유지·개선에 대한 소비자 욕구가 커지면서 홍삼을 사용한 어린이 건강기능식품도 다양하게 출시·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몰과 시중 마트 등을 통해 접할 수 있는 국내 14개 제조사의 14개 어린이 홍삼 제품을 대상으로 당 함량 실태를 조사한 결과 홍삼음료 14개 제품 중 6개 제품이 한 번 먹을 때마다 10g 이상의 당류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준치가 성인을 기준으로 표시돼 있어, 3~5세, 6~8세 어린이로 환산하면, 각각 당류 섭취 적정량의 29%와 2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삼음료 한 번을 마시면 1일 어린이 당류 적정량의 3분의 1에서 4분의 1을 섭취하는 것이다. 

조사제품 중 함소아 ‘홍키통키 키득키득 배도라지’가 당 함량 17g으로 가장 높았다. 3~5세 남자 어린이로 환산했을 때 당류 적정 섭취량의 49%를 차지할 정도다.

상아제약 ‘키즈홍삼정베이비타임’은 13g으로 37%(3~5세 기준), 하이디노 ‘딸기홍삼’과 롯데칠성음료 ‘브레드이발소 키즈홍삼 배․도라지’는 12g으로 34%(3~5세 기준)나 됐다.

보건복지부·한국영양학회의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 따르면, 식품의 조리 및 가공 시 첨가되는 첨가당을 총 에너지 섭취량의 10% 이내로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3~5세 남자 어린이를 기준으로 했을 때, 에너지 필요 추정량은 1400kcal로 당류 적정 섭취량은 140kcal, 즉 35g 정도가 된다.

가장 큰 문제는 앞서 언급했듯이 어린이 홍삼음료 상당수가 영양소 기준 설정값을 ‘어린이 적정 섭취량’이 아닌 성인 기준의 ‘1일 영양성분 기준치’로 표시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오인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홍삼음료의 당 함량이 17g이면 정보 표시면에 17%로 기재되지만, 실제 3~5세 남자 어린이가 섭취할 경우 당 적정 섭취량의 49%를 충족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여기에 일반적인 식사를 통해 섭취하는 영양성분까지 생각한다면 당 과다 섭취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제조사들은 현행법상 영양소 기준치 비율 방법이 ‘1일 영양성분 기준’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라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정부는 당 저감화 정책을 펼치고 ‘제1차 당류 저감 종합 계획(2016∼2020)’을 발표해 현재에 이르고 있지만, 시대에 맞지 않는 정책을 개선할 의지를 보여야 한다. 소비자들이 어린이가 마시는 홍삼음료의 적절한 섭취량을 판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조속히 제도개선에 나서야 한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1일 영양성분 기준을 연령별로 세분화 등 시급한 사안을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 제조사들도 법 핑계만 댈 것이 아니라, 법 개정 전이라도 어린이 홍삼음료를 포함한 모든 어린이 식품에 대한 영양소 함량 표시를 해당 연령층의 1일 섭취량을 단위로 표시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영양성분 과잉섭취에 대한 주의도 함께 표기되어야 한다. 어린이 먹거리 안전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조속히 반영되기를 거듭 촉구한다”고 말했다. 

우먼컨슈머 = 임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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