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선택권 제한, 합리적 수준의 요금제 출시해야”
KT가 애견인의 주머니를 노린 비싼 펫 케어 요금으로 소비자의 원성을 사고 있다.
최근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펫팸족(Pet+Family 합성어)’ 인구가 점점 늘어나면서 KT도 펫 케어 서비스에 진출했다. 하지만 과도한 서비스 요금으로 이익 추구에만 열을 올리면서 반려동물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과 사랑을 돈벌이에 이용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 펫 케어 시장은 연평균 8.4% 성장했다. 2026년에는 27억 9000만달러(약 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도 2020년 말 기준 한국 반려동물 가구는 604만 가구로 전체의 29.7%를 차지하고, 반려 인구도 1448만 명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월평균 양육비는 반려견 13만원, 반려묘 10만원으로 집계됐다. 2년간 평균적으로 47만원 정도를 치료비로 지출하고 있고, 주로 피부·소화기 질환과 건강검진에 사용했다. 반려동물이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은 하루 평균 5시간 40분이며, 외출 시 걱정을 덜기 위해 자동 급식기 (39.4%)·CCTV(30.3%)·자동 장난감(26.1%) 등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T는 커지는 애견 시장에 발맞춰 비만 관리를 위한 산책·외출, 주기적 병원 방문, 자동 급식 서비스인 ‘반려견 디바이스 팩’을 5월 말부터 출시해 운영하고 있다.
주요 서비스 내용은 ▲‘펫위즈(PETWIZ)’ 자동 급식기로 반려견 활동량을 분석하는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에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정 사료량 급여, 실시간 영상음성 소통이 가능하다. ▲ ‘페보프로 웨어러블’로 KT IoT 통신 기능을 탑재해 주기적으로 산책 시간과 거리 등 반려견 활동량 기록을 업로드해 건강관리를 돕는다. ▲ ‘페보(pevo) 반려견 케어플랜’ 서비스로 월 1만원을 추가하면 반려견 의료비를 연간 최대 13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 반려견 의료비 지원 프로그램이다.
문제는 KT의 ‘반려견 디바이스 초이스 요금제’를 이용하려면 최소 월 10만원 정도의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는 점이다. 해당 요금제에 가입하면 제공되는 기기(약 27만 원)가 있지만 이마저도 일반 시장에서 구매하면 KT보다 더 저렴하다. 일반 시장에서는 앱 연동 자동 급식기의 경우 10만원~15만원, 웨어러블도 5만원~10만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 KT는 최소 2만원~최대 12만원 정도를 기깃값으로 더 받는 상황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1만원을 추가하면 ‘KT의 펫 보험’을 이용할 수 있지만, 보장은 일반 보험보다 훨씬 떨어지고 사물인터넷(loT) 웨어러블 서비스는 앱과 잘 연동되지 않고 자주 끊겨 소비자의 불만이 높다.
이에 KT 관계자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보다는 “서비스 개선을 위해서 노력하겠다”라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KT의 펫 케어 요금제는 2년 약정기준 240만원이 넘어 소비자만 ‘봉’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라며 “KT는 카드 신규발급과 무제한 모바일 요금제와 결합 시 추가 할인을 제공하지만, 고가 요금제 사용을 유도하려는 교묘한 상술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하고 “KT는 소비자들이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요금제 개편에 시급히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소비자들은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경제적인 펫 케어 요금을 원하고 있다. KT는 수익 극대화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합리적 수준의 요금제 개편에 나서야 한다. 그것이 고객 중심의 핵심 가치를 지키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우먼컨슈머 = 임기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