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차 동력상실 민원 올해만 34건에 달해

현대·기아차의 일부 전기차가 주행 중 동력상실 증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민원이 증가하자 현대·기아차는 지난 6일, 동력상실·감소 증상이 발생한 전기차종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한 무상수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2월부터 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에 최근까지 접수된 현대차·기아 전기차의 주행 중 동력상실 민원은 약 34건에 이른다.
 
지난달 18일 미국 연방교통부 산하 도로교통안전국(이하 NHTSA)에 따르면, 2022년형 현대차 아이오닉5 차량에서 동력상실이 발생했다는 소비자 불만이 총 30여건 접수됐다. 

운전자들은 주행 중에 ‘펑’하는 큰 소음과 함께 대시보드에 경고 표시가 뜬 뒤 곧바로 차량의 동력이 완전히 상실되거나 일부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NHTSA의 차량결함조사국은 차주들의 증언을 통해 동력 손실 범위, 경고 메시지와 동력상실 사이의 시간 간격을 확인했다. 해당 문제는 차량의 고전압 배터리와 보조배터리 모두 충전이 가능하도록 새롭게 개발된 통합제어충전장치(ICCU)와 관련 있다고 파악한 상황이다. 

문제 발생 가능성이 있는 2022년형 아이오닉5의 경우 미국에서 약 4만대의 차량이 운행 중이다.
 
국내에서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현대·기아 일부 전기차 라인업에서 주행 중 동력상실 문제가 발생한다는 결함 의심 신고가 계속해서 접수되고 있다. 

올해 2월부터 6월까지 국토교통부에 접수된 결함 의심 차종은 2022~2023년 생산된 △기아 EV6(26건) △제네시스 GV60(6건) △제네시스GV70(1건) △현대 아이오닉5(1건) 등이다.

‘주행 중 동력 상실’ 결함 의심 신고 건수
‘주행 중 동력 상실’ 결함 의심 신고 건수

현대·기아차도 저전압 12V 배터리에 전원을 공급하는 통합충전제어장치 내 일시적 과전류로 전력 공급용 LDC 기판에 이상이 발생한 것으로 원인을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문제 차종에 대해 과전류 유입을 사전에 감지해 이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시행하고, 관련 경고등이 점등된 경우 점검 후 아예 통합충전제어장치를 교체하기로 했다.
 
지난 2021년 독일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도 타이칸 모델에서 동력상실 문제가 발견돼 전량 리콜한 바 있다. 

당시 800볼트 전압 시스템이 탑재된 2020년-2021년형 포르쉐 타이칸에서 12V 보조용 배터리의 전력 손실로 전체 전기 시스템이 비활성화되면서 차량 작동이 멈출 수 있다는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에 포르쉐는 관련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리콜을 진행했다. 신속한 선제적 조치로 동력상실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전기차 보급이 증가하고 제조사들의 기술력 또한 발전하는 과정에서 차량에서 문제점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 그만큼 소비자 불안도 커지고 있다. 이번 결함에 대해 현대·기아자동차는 철저한 원인 규명 및 대책 마련을 통해 소비자가 안심하고 운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추후 반복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차량 동력상실이 주행 중에 발생하면 인명피해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안전에 매우 민감한 사항이다”라며 “전기차 동력상실 문제에 대해 현대·기아차는 철저한 원인 규명과 문제해결을 통해 소비자가 안전한 환경에서 차량을 운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우먼컨슈머 = 임기준 기자 

저작권자 © 우먼컨슈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