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O연구소, 국내 4대 기업이 미국 현지 설립한 핵심 해외법인 경영 실적 분석
-국내 자동차 기업 미국 시장서 질주했고…반도체 등 IT업체 실적은 뒷걸음질쳐 울상
-2차전지 관련 주요 기업도 미국에서 1년 새 순익 흑자 전환에 성공

국내 주요 4대 기업이 미국 현지에 세운 해외 법인들의 경영 실적을 살펴본 결과 현대차만 질주했을뿐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등 IT기업들은 성장세가 주춤하는 등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차 핵심 美법인의 2021년 대비 2022년 당기순익은 배(倍) 이상 껑충뛰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탄 반면 삼성전자 美법인은 70% 넘게 줄어들며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LG전자와 SK하이닉스도 10~20%대로 순익이 감소해 미국 시장에서 우리나라 자동차 기업은 위세를 떨쳤으나 IT기업들은 다소 맥을 못 추는 양상을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27일 한미 정상회담에 즈음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내 주요 4대 기업이 미국 현지에 설립한 핵심 법인의 최근 5년 간 경영 실적 분석’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 기업은 국내 4대 그룹의 간판급 기업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LG전자가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며 미국 현지에 세운 핵심 해외법인 4곳이다. 이들 해외법인들은 국내 해당 대기업이 미국 현지에 세운 법인 중 매출 외형이 가장 큰 곳들로, 연결재무제표 작성 시 실적 등이 포함되는 종속기업들이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Samsung Electronics America, Inc.(SEA), SK하이닉스는 SK hynix America Inc.(hynix America), 현대차는 Hyundai Motor America(HMA), LG전자는 LG Electronics U.S.A., Inc.(LGEUS)가 이번 조사 대상 법인들이다. 
 
조사 결과 국내 주요 4대 기업이 미국에 세운 핵심 법인의 작년 총 매출 규모는 115조7266억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년도 96조 6482억원보다 1년 새 19조 7084억원 늘어나며 증가율 19.7% 수준을 보였다. 조사 대상 4곳의 지난 2018년 매출 규모는 70조 3909억원이었고, 이후 2019년(73조 4814억원)과 2020년(81조 1612억원)에도 미국 내 매출 외형이 좋아졌다.

특히 현대차 美법인 HMA의 지난 2021년 대비 2022년 매출 증가율이 47.2%로 가장 높았다. HMA의 2021년 대비 2022년 매출은 22조 8831억원에서 33조 6840억원으로 1년 새 10조원 이상 덩치가 커졌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13.8%)와 삼성전자(10.4%) 美법인은 10%대 매출 성장을 이뤘다. hynix America는  17조 2114억 원에서 19조 5914억원으로 2조 3800억원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SEA는 42조 3255억원에서 46조 7389억원으로 우상향했다. LG전자 美법인 LGEUS 역시 14조 2282억원에서 15조 7123억원으로 미국 시장에서 10.4% 수준으로 매출 체격을 키웠다. 

이번 조사 대상 4개 국내 대기업이 미국에 세운 주요 해외 법인 4곳의 2021년 대비 2022년 매출 외형은 모두 증가세를 나타냈지만, 당기순익에서는 희비가 크게 갈렸다. 자동차 업체인 현대차는 만면에 미소를 띤 반면 전자 반도체 등 IT업체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등은 울상을 지었다. 

현대차 美법인 HMA의 지난 2021년 당기순익은 1조 284억 원이었는데, 작년에는 2조 5494억원으로 1년 새 순이익이 1조 5209억원 이상 늘었다. 순익 상승률만해도 147.9%로 퀀텀점프했다. 회사 곳간이 1년 새 배(倍) 이상 늘어난 셈이다. 무엇보다 HMA가 지난 2018년(-3301억원)과 2019년(-609억원)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2021년과 2022년에 조(兆) 단위 순익을 올리는 반전을 이뤄냈다. 

현대차와 달리 삼성전자 미국법인 SEA는 2021년 대비 2022년 순익이 70% 넘게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2021년 8239억원이던 순익 규모가 작년에는 2196억원으로 1년 새 73.3%나 순익이 급감했다. 특히 지난 2020년에 SEA의 순익이 1조 6235억원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미국 내 회사 곳간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모양새다. 2020년 대비 2021년에도 순익이 49.3%나 떨어졌었다. 

SEA 법인을 포함해 미국에 설립한 삼성전자의 주요 종속기업인 ▲Samsung Semiconductor, Inc.(SSI) ▲Samsung Austin Semiconductor LLC.(SAS) ▲Samsung Eletronica da Amazonia Ltda.(SEDA)의 합산 순익도 2조 1478억원(2021년)에서 4785억원(2022년)으로 77.7%나 추락했다. 

LG전자 美법인 LGEUS도 2021년 대비 2022년 순익이 20% 이상 하강했다. 2523억원 수준에서 1916억원으로 24.1% 수준으로 순익이 쪼그라든 것. 2019년(1897억원)과 2020년(1656억원)에 1000억원대 순익에서 2021년에 2000억원대로 올라섰는데, 작년에 다시 1000억원대 순익으로 회귀했다. 

SK하이닉스 美법인 hynix America는 672억원에서 581억 원으로 1년 새 13.5% 정도 순익이 줄었다. 이 법인의 경우 2018년(308억원)→2019년(479억원)→2020년(534억 원)→2021년(672억원)까지는 순익이 지속적으로 늘다가 작년에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 대상 4대 기업과는 별도로 2차 전지 관련 업체인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법인이 현지에서 올린 순익 성적표도 모두 좋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SDI가 미국에 세운 법인 중 한 곳인 Samsung SDI America Inc.(SDIA)의 2021년 순익은 11억 원 정도 손실을 봤지만, 작년에는 274억원 이상 순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LG에너지솔루션 美법인 중 한 곳인 ‘LG Energy Solution Michigan Inc.’의 순익도 486억원 적자에서 278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미국 시장에서 활약하는 2차전지 업체들의 순익 성적표도 크게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판매량 등이 늘면서 2차전지 관련 업체들의 회사 곳간도 두둑해진 셈이다. 

한편 이번 조사와 관련해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미국 시장에 진출한 대한민국 기업 중 전기차 등을 생산하는 현대차는 최근 경영 성적표가 크게 호전되고 있는 반면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하는 IT 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금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대한민국 IT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투자하는 만큼의 성과를 올리지 못해 나름의 해법찾기에 고심하는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우먼컨슈머 = 임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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