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실적에 따른 할인 기준 더 낮출 필요 있어

2019년 11월 금융권 최초로 알뜰폰 서비스를 선보인 KB국민은행 ‘Liiv M’(리브모바일)은 출범 3년 만에 40만 가입자를 보유, 알뜰폰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가입 조건이 까다로워 서비스 이용이 불편하다고 소비자들이 지적하고 있다. 

국내 대형 은행들이 알뜰폰 사업에 뛰어들면서 통신 시장 특히 알뜰폰 시장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알뜰폰 시장 사용자는 2023년 1윌 기준 1306만에 육박했으며 알뜰폰의 통신 시장 점유율은 17.1%를 차지하고 있다. 

금융기업의 특성상 연계 금융 상품의 일부 판매는 이해되지만 타 금융사(농협, 토스, 등)와 비교해 가입 조건이 까다로워 서비스 이용이 불편하다고 소비자들은 지적한다. 현재 국민은행 리브모바일은 ▲ 국민은행 계좌 개설 ▲ KB인증서 또는 카드 인증·발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국민은행 리브 모바일 가입 시 ▲가입 조건 완화 ▲요금 할인을 위한 카드 실적 기준 완화 등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알뜰폰은 기존 이동 통신사업자인 SKT, KT, LG U+와 이동통신망 임대 계약을 맺고, 가입자에게 자체브랜드로 통신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재판매하는 서비스 방식을 말한다. 알뜰폰은 ▲저렴한 통신비 ▲불편한 약정 문제 해소 ▲다양한 요금제 존재 등의 장점을 갖고 있지만, ▲결합상품 부족 ▲멤버십 혜택 부족 ▲불편한 고객 상담 ▲부가서비스 부족 등이 단점으로 꼽혀왔다.

KB국민은행의 경우 ‘금융과 통신의 새로운 만남’이라는 목표와 함께 혁신 금융서비스를 내세워 지난 2019년 11월 금융권 최초로 알뜰폰 서비스 리브 모바일을 선보였다. 이후 출시 3년 만에 40만 가입자를 돌파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다. 이후 신한, 농협 등 대형 은행들의 알뜰폰 사업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기존 알뜰폰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경우가 드물어 통신 3사(SKT, KT, LG U+)와의 경쟁에서 가격 차별성 외에 내세울 수 있는 부분이 적었다. 하지만 리브 모바일은 기존 알뜰폰 서비스가 갖고 있는 한계를 일정 부분 극복(비교적 원활한 고객센터 이용, 멤버십 혜택 제공 등)함으로써 알뜰폰 시장에서 주목받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은행 리브 모바일 가입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은행 계좌 개설까지는 타 은행권 알뜰폰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해도 KB 국민인증서로 본인인증을 하거나 아니면 본인 명의 카드 인증을 필요로 하는 것은 국민은행뿐이다. 

카드 역시 법인카드, 체크카드, 가족카드, 선불카드는 안되고 오직 신용카드만 인정하는 것은 소비자에게는 충분히 제한적이다. 이벤트(프로모션) 때에도 이런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국민인증서 발급(신용카드 인증)과 계좌 개설을 의무적으로 요구하는 국민은행이 지나칠 정도로 실적(고객 확보)에 알뜰폰 사업을 이용하는 것으로 보일 여지도 충분하다.

또한 최대 할인을 받기 위해서는 실적에 따른 KB 든든 할인(고객 등급제도 : KB든든할인 – 최대 3300원, MVP스타, 로얄스타 고객 : 4400원 할인)과 제휴카드 혜택을 받아야만 한다. 제휴카드 할인을 위해선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 최소 30만원을 사용해야 한다.

반면 농협은행에서 출시한 NH콕 요금제의 경우 국민은행과 유사한 요금제를 선보이면서도 저렴하다(1년 기준-제휴카드 할인 미적용 시). 가입은 앱을 통해서 이뤄지지만, 국민은행처럼 인증서나 카드 발급도 요구하지 않는다. 월 카드 실적도 필요로 하지 않아 국민은행 리브 모바일에 비해 단순, 소비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위와 같은 내용을 근거로 국민은행에 리브 모바일 관련 다음과 같은 사항을 요구했다.

첫째, 리브 모바일 가입 절차를 완화해야 한다. 통장 개설은 실적을 위해서라도 그렇다 하더라도 KB인증서나 카드 인증까지(신용카드만) 요구한다는 것은 타 은행 알뜰폰 가입 조건과 비교해 봐도 지나치다. 소비자들이 좀 더 쉽게 가입·이용할 수 있도록 통장 개설까지로만 가입 요건을 낮춰야 할 필요가 있다.

둘째, 요금 할인 혜택을 위한 카드 실적을 완화해야 한다. 현재 국민은행 리브 모바일의 경우 30만원을 쓰는 경우 1.2만원의 할인을 제공하는 것은 기준이 너무 높다. 10만원 실적과 1만원의 할인으로 더 낮추어야 한다. 그리고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간 실적에 대한 할인 혜택 차이가 2배 이상은 너무 과도하다. 적어도 신용카드의 반 수준으로 체크카드 할인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이통 3사 알뜰폰 자회사를 제외하고 알뜰폰 사업에서 대표 기업이자 가장 성공적으로 안착한 국민은행 리브 모바일의 알뜰폰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작지 않다. 특히 금융기업 알뜰폰 사업자에 미치는 영향력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국민은행은 지금처럼 까다롭고 복잡한 가입 조건 대신 보다 수월한 가입 조건을 마련하고 소비자가 더 나은 혜택을 받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빠른 개선 조치만이 국민은행 리브모바일을 애용해 온 소비자를 위한 배려이자 상호 신뢰를 더 공고히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우먼컨슈머 = 임기준 기자 

저작권자 © 우먼컨슈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