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캠페이너들이 보고서 발행에 맞춰 자동차 기업의 탈탄소를 촉구하는 활동을 벌였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캠페이너들이 보고서 발행에 맞춰 자동차 기업의 탈탄소를 촉구하는 활동을 벌였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글로벌 자동차기업 15곳의 기후변화 대응을 평가한 결과 메르세데스 벤츠의 친환경 대응이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즈키는 업계에서 꼴찌를 차지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보다 네 단계 낮은 9위를 기록하며 중하위권으로 평가됐다. 전기차 등 무공해차 판매량이 늘었지만, 탄소배출량이 많은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 판매가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다른 기업에 비해 지난 5년간 전기차 판매 속도가 더뎌 2045년 탄소중립이라는 기업 목표와 배치됐다. 

19일 그린피스가 발표한 '2023년 글로벌 자동차기업 친환경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메르세데스 벤츠(독일, 41.1점)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어 BMW(40점)와 상하이자동차(SAIC, 35.3점)가 2, 3위를 기록했다. 스즈키(일본), 토요타(일본), 창청자동차(중국)가 하위권을 차지했다. 

그린피스는 2021년부터 매년 자동차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탈내연기관 계획 ▲공급망 탈탄소화 ▲자원 효율성 및 지속가능성 제고 등 친환경 실적과 향후 계획을 평가해 순위를 매기고 있다. 

올해는 총 판매량을 기준으로 조사 대상 기업 5개가 추가돼 중국의 주요 자동차 기업들이 평가 대상에 포함됐다. 선정된 15개의 자동차 기업들은 2022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의 74%를 차지한다. 자동차 전 생애 배출량에 따르면 주행 중 배출량이 전체 배출량의 최대 80%를 차지하기 때문에 전기차 판매량 및 탈내연기관 목표에서 가장 높은 점수가 부과된다.

(자료=그린피스 제공)
(자료=그린피스 제공)

현대기아차와 창청자동차의 SUV 판매량은 각 회사의 전체 판매량의 절반을 넘어섰다. SUV는 높은 철강 소비량과 낮은 연비로 인해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세단형 차량보다 탄소 배출량이 많다. 

홍혜란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전기차 전환을 선도한다고 말하는 현대기아차는 3년 동안 친환경 평가에서 중위권에 머물러있다. 여전히 내연기관 차량과 SUV에 집중하는 경영 전략으로는 기후위기 대응은 물론 미래차 산업의 퍼스트 리더로 도약하긴 어렵다”면서 “현대기아차는 2030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고 공급망 탈탄소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린피스는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스즈키에 대해 “지난해 전기차를 한 대도 판매하지 않았으며 구체적인 공급망 탈탄소 목표도 찾아볼 수 없었다”며 “닛산, 토요타 모두 10위권 밖에 밀려 3년 연속 하위권에 머물렀는데, 특히 토요타는 전기차 전환 미흡 및 목표가 부재한 점이 가장 큰 감점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린피스는 또 “1위를 차지한 벤츠도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유지하기에 부족하다”며 “세계 상위 15개 자동차 제조업체가 판매하는 자동차 중 무려 94%가 여전히 화석 연료로 운행되고 있어 빠르게 탄소 배출량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먼컨슈머 김승준 기자

저작권자 © 우먼컨슈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