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O연구소, 주요 300대 기업 대상 2022년 상반기 VS 2023년 상반기 고용 변동 분석
-2022년 상반기 대비 올 동기간, 직원수 2% 남짓 증가…최근 6개월 간 고용은 720명 감소
-최근 1년 새 男보다 女직원 고용 증가율 倍 높아…업종별 고용 희비, 운송 웃고 VS 석화 울고

국내 주요 300대 기업의 작년 상반기 대비 올 동기간 기준 직원수는 1만8000명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작년 연말 대비 올 상반기 기준 최근 6개 월 간 직원수는 700명 정도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작년 상반기 대비 올해 동기간에 남성보다 여성 직원 증가세가 배(倍) 이상 높았다. 고용 1위 기업 삼성전자는 최근 1년 새 6000개 이상 일자리를 가장 많이 창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내 주요 300대 기업 대상 2022년 및  2023년 각 상반기(1~6월) 고용 변동 현황’ 분석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 기업은 주요 10개 업종별 매출 상위 30개 기업씩 총 300곳이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내 주요 300개 대기업의 작년 상반기 고용 인원은 106만7237명으로 집계됐다. 1년이 지난 올 상반기에는 108만5399명으로 대기업 직원이 1년 새 1만8162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증가율로 보면 1.7% 수준으로 직원 책상이 많아진 셈이다.

하지만 작년 연말 대비 올 상반기 기준 고용 변동 현황을 살펴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번 조사 대상 300대 기업의 작년 연말 기준 전체 고용 인원은 108만6119명이었다. 이후 6개월이 지난 올 상반기 인원과 비교하면 720명 줄어드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올 하반기에 경영 실적이 반등하지 않을 경우 고용 여건은 더 나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특히 일부 기업은 임원 인사 시즌에 맞춰 직원수를 올 상반기 때보다 더 많이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조사 대상 300대 기업 중 185곳(61.7%)은 작년 반기 대비 올 동기간에 고용이 증가했다. 반면 115곳(38.3%)는 직원수가 감소했다. 300대 기업 중 최근 1년 새 직원이 100명 이상 증원된 곳은 57곳이었다. 이 중에서도 삼성전자가 6166명으로 가장 많은 고용을 창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의 작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직원수는 11만7904명인데 올 동기간에는 12만4070명으로 1년 새 6166명(5.2%)이나 직원이 많아졌다. 

합병 등 특수한 상황으로 고용이 증가한 곳을 제외하면 SK하이닉스도 3만595명에서 3만2217명으로 1년 새 1622명이나 직원을 더 많이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현대자동차(847명↑)  ▲CJ프레시웨이(801명↑)   ▲현대오토에버(630명↑)  ▲티웨이항공(541명↑)  ▲삼성물산(525명↑)  ▲LG화학(502명↑) 등도 최근 1년 새 고용 인원이 500명 이상 증가한 기업군에 속했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작년 반기 보고서에 2만9445명이던 직원수가 올해 보고서에는 2만8380명으로 1년 새 1065명 줄었다. 같은 기간 ▲이마트(952명↓) ▲KT(746명↓) ▲LG전자(594명↓) ▲네이버(567명↓) ▲롯데쇼핑(556명↓) 등도 500명 이상 고용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상반기 대비 올해 동기간 기준 고용 변동과 관련해 눈에 띄는 점은 여성 직원의 고용 증가율이 남성보다 배(倍) 이상 증가했다는 점이다. 300대 기업의 작년 상반기 기준 남성 직원은 79만1849명인데, 올해 동기간에는 80만1921명으로 1만 72명 늘었다. 남직원의 고용 증가율은 1.3%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여직원 인원은 27만5388명에서 28만 3478명으로 1년 새 8090명 증가했다. 여직원의 고용 증가율은 2.9%로 남성보다 배(倍) 이상 고용 증가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300대 기업 전체 직원 중 여직원이 차지하는 비율도 2022년 상반기 25.8%에서 올해 동기간에는 26.1%로 소폭 상승했다. 최근 국내 기업에 ESG경영이 확산되면서 다양성(Diversity)을 중시하는 차원에서 여성 인력을 더 많이 영입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300대 기업 중 작년 상반기 대비 올 동기간에 가장 많은 여직원을 채용한 곳도 삼성전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는 작년 반기 때 3만638명이던 여성 인력이 올해는 3만2648명으로 1년 새 2010명 많아졌다. 고용 증가율로 보면 6.6% 수준이다. 이는 같은 기간 남성 직원이 8만7266명에서 9만1422명으로 4.8% 늘어난 증가율보다 더 컸다. 삼성전자도 여성 인력 채용에 팔을 걷고 있는 흐름이 강했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해당 기업의 전체 고용 인원 중 여직원 비중이 50%를 넘긴 곳도 28곳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 대상 300대 기업 중에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여직원 비중이 76.3%로 가장 높았다. 올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전체 직원 수는 1234명인데 여직원 인원만 해도 941명이나 됐다. 이 회사의 경우 여성 직원의 30% 정도는 판매직이어서 여직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CJ프레시웨이(70.9%) ▲영원무역(69.1%) ▲신세계(68.2%) ▲롯데쇼핑(67.1%) ▲오뚜기(65.8%) ▲아모레퍼시픽(64.9%) 등도 올 상반기 기준 여성 인력 비율이 60%를 상회한 대표적인 기업군에 속했다. 

업종별 고용도 희비가 엇갈렸다. 크게 보면 운송 업종의 고용이 증가세를 보인 반면 석유화학은 감소세를 보여 고용 기여도가 달랐다. 운송 업종에 있는 주요 30개 기업의 경우 작년 상반기 기준 9만7712명이던 것이 올해는 10만5435명으로 1년 새 7723명이나 되는 고용을 더 많이 창출시켰다. 고용 증가율로 보면 7.9% 수준이었다. IT業도 33만471명에서 33만5962명으로 5491명(1.7%)이나 되는 직원이 많아졌다. 

이외 ▲식품 2489명↑(22년 반기 6만8214명→23년 반기 7만703명) ▲자동차 1653명↑(15만85명→15만1738명) ▲건설 1137명↑(5만8586명→5만9723명) ▲제약 955명↑(4만2258명→4만3213명) 순으로 고용 창출에 힘을 보탰다. 

이와 달리 석유화학 업종은 6만7474명에서 6만6999명으로 1년 새 직원 수가 475명 감소했다. 고용이 감소한 다른 업종군에는 ▲금속철강 391명↓(4만 7667명→4만 7276명) ▲유통상사 227명↓(9만 7026명→9만 6799명) ▲금융 193명↓(10만 7744명→10만 7551명) 등으로 나타났다. 

이번 주요 300대 기업의 올 상반기 기준 고용 1위는 삼성전자로 12만4070명으로 300대 기업 전체 직원 수의 11.4%를 차지했다. 이어 ▲2위 현대차 7만1520명(6.6%) ▲3위 기아 3만 5438명(3.3%) ▲4위 LG전자 3만4198명(3.2%) ▲5위 SK하이닉스 3만 2217명(3%) ▲6위 LG디스플레이 2만8380명(2.6%) ▲7위 이마트 2만3295명(2.1%) ▲8위 롯데쇼핑 2만122명(1.9%) ▲9위 KT 2만117명(1.9%) ▲10위 대한항공 1만7839명(1.6%) 순으로 고용 규모가 컸다. 

300대 기업 중 고용 상위 TOP 10이 차지하는 직원수는 40만7196명으로 108만명이 넘는 300대 기업 전체 직원의 37.5%나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기후변화로 백사장의 모래 해변이 점점 줄어드는 것처럼 재계 일자리도 AI와 자동화 시스템 등이 빠르게 확산되다 보니 은행을 비롯한 대기업의 전통적인 일자리도 점차 위협을 받고 있다”며 “이제는 우리나라도 대기업 의존도의 고용 정책을 과감히 탈피하고 양질의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위주의 고용 확대에 주력할 필요가 높다”고 말했다. 

우먼컨슈머 = 임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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