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XO연구소, 1970년 이후 출생한 젊은 오너家 임원 300명 입체 분석
- 70년생 이후 출생한 회장(총수 포함)급만 25명…1972~1975년생 출생자만 100명
- 80년 이후 태어난 MZ세대 오너가 임원도 90명…여성 오너가 임원은 50명 내외

1970년 이후에 태어난 주요 오너가 300명 중 회장(총수 포함)과 부회장급에 해당하는 젊은 임원만 60명을 훌쩍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25명은 회장(會長) 혹은 대기업 집단의 총수(總帥)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980년 이후에 출생한 MZ세대 오너 임원도 90명에 달했고, 여성 임원도 50명 정도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사 대상 300명 중 2세 경영자는 55%로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家 임원 현황 분석’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올해 지정한 82개 대기업 집단(그룹)을 포함한 국내 주요 200대 그룹과 중견·중소기업 중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가(家) 임원이다. 조사는 정기보고서 및 올해 8월 1일 이전에 임원으로 승진한 현황을 기초로 분석이 이뤄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에 파악된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가 중 임원 타이틀을 보유한 인원은 모두 300명이다. 이 중 공식적으로 명함에 ‘회장(會長)’ 직위를 기재하고 있는 오너 경영자는 24명이었다. 회장 타이틀을 따로 쓰고 있지는 않지만 공정위 지정 대기업 집단의 동일인(총수)에 해당하는 경영자까지 합치면 25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회장 타이틀을 따로 쓰지는 않지만 그룹 총수에 해당하는 젊은 경영자에는 재계 순위 68위에 해당하는 크래프톤 장병규 이사회 의장이 이름을 올렸다. 장병규 의장은 1973년생으로 올해 50세다. 장 의장을 포함해 1970년 이후 출생한 젊은 오너가 중 공정위가 지정한 대기업 집단의 동일인에 해당하는 총수(總帥)만 해도 5명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1970년 이후 출생한 그룹 총수를 재계 서열 순위로 살펴보면 현대자동차 정의선(53세) 회장이 가장 먼저 꼽혔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기준 재계 서열 3위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2020년 10월에 현대차 그룹 회장으로 공식 등극했다. 재계 서열 4위 LG그룹 총수인 구광모(45세) 회장도 1970년대생으로 그룹 총수이면서 회장 직위를 쓰고 있는 젊은 경영자 그룹군에 포함됐다. 구광모 회장은 2018년 6월에 고(故) 구본무 회장에 이어 LG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이외 재계 14위 한진 그룹 조원태(47세) 회장과 재계 21위 현대백화점 그룹 정지선(51세) 회장도 1970년 이후 출생한 젊은 총수 그룹군에 속했다. 조원태 회장은 2019년 4월에, 정지선 회장은 2007년 12월에 회장으로 올라섰다. 

공정위가 공식적으로 지정한 그룹 총수는 아니지만 82개 대기업 집단에 속하면서 회장(會長) 타이틀을 쓰고 있는 젊은 오너가도 2명 있었다. 한국타이어 그룹 조현범(51세) 회장과 DB 그룹 김남호(48세) 회장이 여기에 포함됐다. 조현범 회장은 2022년 1월에 한국앤컴퍼니 회장으로, 김남호 회장은 2020년 7월에 DB 그룹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주요 중견기업 중에서는 창업 1세대 회장급이 2명으로 나타났다. 아스콘(아스팔트 콘크리트)과 레미콘 사업 등을 영위하는 SG 박창호(51세) 회장과 시스템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하는 이스트소프트 설립자 김장중(51세) 회장이 여기에 포함됐다. 두 회장은 1972년생으로 동갑내기 창업가라는 공통분모를 가졌다.

4세 경영자 중에서는 미래엔 그룹 김영진(49세) 총괄 회장과 CS홀딩스 장원영(48세) 회장 2명이 포함됐다. 미래엔은 국내 최초 교과서 발행기업인 대한교과서(現 미래엔) 김기오 창업자를 필두로 2세 경영자인 김광수 회장과 3세 경영자 김필식 사장을 거쳐 현(現) 김영진 회장이 4세 경영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장원영 회장은 동국제강그룹 장경호 창업가→2세 장상준 회장→3세 장세명 사장의 계보를 이어가는 4세 경영자로 확인됐다. CS홀딩스는 조선선재 등의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3세 오너家 젊은 회장에는 ▲대림비앤코 이해영(52세) 회장 ▲삼아제약 허준(52세) 회장 ▲시알홀딩스 이인옥(52세) 회장 ▲성신양회 김태현(49세) 회장 ▲고려아연 최윤범(48세) 회장 ▲삼일제약 허승범(42세) 회장이 포함됐다. 

2세 경영자는 8명으로 가장 많았다. ▲에이치와이(hy) 윤호중(52세) 회장 ▲송원산업 박종호(50세) 회장 ▲삼목에스폼 김준년(49세) 회장 ▲계룡건설산업 이승찬(47세) 회장 ▲핸즈코퍼레이션 승현창(46세) 회장 ▲이지홀딩스 지현욱(45세) 회장 ▲동양고속 최성원(44세) 회장 ▲티케이지휴켐스 박주환(40세) 회장은 창업자에 이은 대표적인 2세 오너 경영자로 파악됐다. 

부회장(副會長) 타이틀을 달고 있는 오너家 임원은 이번 조사에서 39명으로 조사됐다. 이 중 외아들이거나 장자(長子) 혹은 지분 등을 다수 확보해 차기 회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부회장급 임원으로는 ▲넥센 강호찬(52세) 부회장 ▲금비 고기영(52세) 부회장 ▲세종공업 박정길(52세) 총괄부회장 ▲동원산업 김남정(50세) 부회장 ▲한국콜마홀딩스 윤상현(49세) 부회장 ▲대신증권 양홍석(42세) 부회장 ▲경동제약 류기성(41세) 부회장 ▲한화 김동관(40세) 부회장 등이 대표적으로 꼽혔다. 

형제(兄弟)가 모두 부회장 직위를 쓰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한세예스24그룹 김동녕 회장의 장남과 차남인 김석환(49세)·김익환(47세) 부회장은 두 살 터울로 현재 같은 부회장 타이틀을 달고 경영에 참여 중이다. 화승알앤에이 현지호(52세), 화승인더스트리 현석호(50세) 두 형제도 동일한 부회장 직위를 갖고 있는 상황이다. 

조사 대상자 중에는 여성 부회장도 6명 있었다. ▲인지컨트롤스 정혜승(51세) 부회장 ▲DB하이텍 김주원 (50세) 부회장 ▲대상홀딩스 임세령(46세) 부회장 ▲영원무역 성래은(45세) 부회장 ▲한솔케미칼 조연주(44세) 부회장 ▲동문건설 경주선(38세) 부회장이 여기에 포함됐다.

◆70년 이후 출생한 오너가 중 사장급만 154명 …80년 이후 젊은 임원 56명

이번 조사에서 대표이사를 포함해 사장급 CEO만 해도 154명(51.3%)으로 50%를 넘어섰다. 이 중 42명은 1980년 이후 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82개 대기업 집단에 속하는 대표적인 젊은 사장(社長)급에는 ▲HD현대 정기선(41세) 사장 ▲BGF 홍정국(41세) 사장 ▲휴비스 김건호(40세) 사장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이규호(39세) 사장 ▲한화생명 김동원(38세) 사장 ▲호반건설 김대헌(35세) 기획총괄 사장 등이 꼽혔다.  

여성 중에서는 호텔신라 이부진(53세) 사장을 비롯해 ▲대주전자재료 임일지(53세) 사장 ▲신세계 정유경(51세) 총괄사장 ▲한미약품 임주현(49세) 사장 ▲신성이엔지 이지선(48세) 사장 ▲콜마비앤에이치 윤여원(47세) 사장 ▲깨끗한나라 최현수(44세) 사장 ▲한글과컴퓨터 김연수(40세) 사장 ▲한진 조현민(40세) 사장등이 경영 전면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특히 이부진 사장은 오빠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작년 10월에 회장으로 승진함에 따라 가까운 시일에 부회장으로 오를 가능성도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이번에 조사된 젊은 오너가 임원 300명을 경영 세대별로 구분해보면, 2세 경영자가 165명(55%)으로 최다였다. 이어 3세 경영자는 108명(36%)으로 다음으로 많았고, 4세 기업가는 17명(5.7%)으로 조사됐다. 창업가는 10명(3.3%)으로 파악됐다. 

직위별로 보면 ‘사장급(대표이사·의장 포함)’이 154명으로 최다였다. 이어 부회장급(39명), 회장(총수 포함)급(25명), 부사장급(24명), 전무급(19명), 상무급(16명) 순으로 나타났다. 기타(이사·고문·경영리더 등) 임원도 23명으로 파악됐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1972년에서 1973년에 출생한 오너가 젊은 임원이 51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74년~75년생(49명), 76~77년생(39명), 78~79년(37명), 70~71년(35명) 순으로 30명을 상회했다. 

넓게 보면 1972년에서 1975년 사이에 태어난 젊은 오너가 임원만 해도 100명으로, 조사 대상 300명 중 3분의 1이나 차지했다. 단일 출생년도 중에서는 1974년(27명), 1973년생(26명) 순으로 많았다. 300명 되는 젊은 오너가 임원 중 1980년 이후에 태어난 MZ세대 임원은 90명(30%)으로 평균 10명 중 3명꼴로 나타났다.

1990년 이후 출생한 30대 초반 오너家 임원도 8명으로 파악됐다. ▲대유에이텍 박은진(33세) 상무 ▲CJ제일제당 이선호(33세) 경영리더 ▲나진 우기원(31세) 대표이사 ▲호반프라퍼티 김윤혜(31세) 부사장 ▲BYC 한승우(31세) 상무 ▲농심 신상열(30세) 상무 ▲호반산업 김민성(29세) 전무 ▲삼양식품 전병우(29세) 이사가 90년대생 오너가 임원 그룹군에 포함됐다. 

조사 대상 300명 중 여성 오너 임원은 51명(17%)이었고, 남성은 249명(83%)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오너가 임원 그룹 중에서도 10명 중 8명 넘게 남성으로 채워져 성비(性比) 차이는 여전히 컸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해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창업 세대에 이은 2세 경영자는 형제간 후계 경쟁이 치열해 경영 능력을 확실히 입증하지 못하면 그룹 수장으로 오르기 쉽지 않았다”면서도 “최근 3~4세 경영자는 외아들이 크게 늘다 보니 뚜렷한 경영 능력을 보여주지 않아도 그룹 후계자로 낙점받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 이러한 경영 후계 진행 방식이 향후 우리나라 기업의 경영 체질을 개선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오랜 시간을 두고 살펴볼 필요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소장은 “경영 3~4세 중에는 여러 이유로 미국 등지에서 자녀를 출산한 경우도 많아 향후 우리나라 기업들이 4~5세 경영 시대로 본격적으로 접어들 때는 국내 재계에 국적(國籍)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먼컨슈머 = 임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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