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XO연구소, 82개 그룹 총수 대상 주요 13개 항목별 경영 성적 분석
- 삼성 이재용, 매출 등 4개 종목 1위…4대 그룹 중 현대차 정의선, 순익 증가율 최고
- 영업이익 증가율 1위 HD현대 정몽준…매출·고용 증가율 2개 항목 1위 KG 곽재선

국내 그룹 총수(總帥)의 작년 한 해 경영 성적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그룹 전체 매출을 비롯해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순익), 고용 규모 4개 항목에서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이끄는 삼성이 최고 자리를 지켰다. 그룹 전체 영업이익 증가율 항목에서는 HD현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최고 성적을 거뒀고, 순익 증가율은 아이에스지주 권혁운 회장, 그룹 전체 영업이익률은 두나무 송치형 회장, 순익률은 장금상선 정태순 회장이 각각 종목별 1위에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매출 및 고용 증가율에선 KG 곽재선 회장이 2곳에서 최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 그룹 총수 중 한진 조원태 회장을 포함해 8명은 최근 1년 새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익 3개 항목에서 증가율 30%를 넘긴 90클럽에 가입하며 A학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2년도 그룹 총수 경영 성적 분석’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 그룹 총수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올해 발표한 공정자산 규모가 5조원이 넘는 82개 대기업 집단(그룹)이다. 경영 평가는 매출(별도 재무제표 기준) 규모를 비롯해 총 13개 항목이다. 조사는 각 그룹이 공정위에 보고한 계열사 전체 경영 실적과 고용 규모 등을 참고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삼성 이재용 회장은 그룹 전체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익, 고용 규모 4개 항목에서 1위를 지켰다. 이 회장이 총수로 있는 삼성의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 규모는 418조 7712억원으로 그룹 매출이 400조원을 공식적으로 처음 돌파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은 지난 2012년에 312조원을 넘기며 처음으로 그룹 매출 외형이 300조원대에 진입했다. 이후 10년이 흐른 작년에 이르서야 400조원대 매출을 올리는 그룹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삼성 그룹이 기록한 매출 규모는 82개 그룹 전체 매출 2247조 2497억원의 18.6%에 해당됐다. 82개 그룹에서 올린 작년 전체 매출의 5분의 1 정도는 이재용 회장이 지배하는 삼성이 책임을 진 셈이다. 

영업이익과 순익 항목에서 삼성이 차지하는 영향력은 매출 비중보다 더 컸다. 지난해 삼성 그룹에서 기록한 영업이익과 순익은 각각 37조 8015억원, 37조 3050억원 수준이었다. 이는 82개 그룹 전체 영업이익 156조 7386억원의 24.1%, 전체 순익 128조 1001억원의 29.1%다. 작년 한 해 삼성이 책임진 고용 인원은 27만 4002명으로, 82개 그룹 전체 직원 176만 2391명의 15.5% 수준이다. 

삼성 이재용 회장에 이어 현대차 정의선 회장은 매출과 순익 규모 2개 항목에서 넘버2를 꿰찼다. 작년 기준 현대차 그룹의 매출은 248조 8970억원. 이는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SK 그룹의 224조 465억원보다 24조원 이상 매출 체격이 컸다. 같은 기간 순익 항목에서도 현대차(11조 6712억원)가 SK(11조 385억원)보다 100대(對) 94.6 수준으로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지난 2021년 순익에서 SK(18조 4059억원)가 현대차(8조 4999억원)보다 배(倍) 이상 차이나며 거뜬히 2위를 했던 것을 감안하면 1년 새 그룹 순익 2~3위 자리가 확 바뀌어졌다. 

SK 최태원 회장은 영업이익 항목에서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2위 자리를 지켜냈다. 작년 기준 SK(18조 8282억원)와 현대차(12조 5832억원)의 영업이익은 100대(對) 66.8 정도로 차이가 컸다. 그룹 영업이익 규모에서 아직까지는 SK가 현대차를 여유있게 누르고 삼성 다음으로 넘버2의 위상을 과시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82개 그룹 전체 고용 2~3위에는 현대차 정의선 회장과 LG 구광모 회장이 각각 2~3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 정 회장은 18만 8891명, LG 구 회장은 15만 6775명을 고용해 82개 그룹 총수 중 고용 TOP 3에 포함됐다. 82개 그룹에서 고용한 직원 중 현대차는 10.7%, LG는 8.9% 비중을 보였다. 

◆삼천리 이만득·장금상선 정태순·두나무 송치형, 3개 부문에서 TOP 3 이름 올려

매출과 영업이익 등 4개 항목과 달리 각종 증가율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총수는 따로 있었다. 2021년 대비 2022년 기준 그룹 전체 매출 증가율에서는 KG 그룹 곽재선 회장이 1위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곽 회장은 2021년 4조 9833 원이던 그룹 매출을 작년에는 9조 1384억원으로 1년 새 83.4%나 크게 성장시켰다. KG모빌리티로 새롭게 거듭난 쌍용자동차를 인수하면서 1년 새 그룹 전체 매출 증가율을 가장 많이 끌어올린 총수로 등극했다. KG 곽재선 회장의 경우 2023년에 그룹 매출을 10조 원대 반열에 끌어 올릴 수 있을지도 큰 관심사다. 이외 곽재선 회장은 그룹 고용 증가율에서도 66.4%(21년 6706명→22년 1만 1156명)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며 2개 항목에서 금메달을 따는 영광을 안았다.

매출 증가율 2~3위는 삼천리 이만득 명예회장(57%)과 GS 허창수 명예회장(52.1%) 순으로 나타났다. 삼천리 이 명예회장은 2021년 4조 6088억원에서 2022년 7조 2356억원으로 그룹 매출을 높였다. GS 허 명예회장은 61조 8483억원에서 94조 704억원으로 그룹 외형을 성장시켰다. 특히 GS 그룹의 경우 2023년 올해 그룹 매출 100조원 반열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고용 증가율에서는 2위 중앙 그룹 홍석현 회장(53.2%)과 3위 두나무 그룹 송치형 회장(45.2%)이 톱3에 포함됐다. 

그룹 전체 영업이익 증가율 1위 자리는 HD현대 그룹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에게 돌아갔다. HD현대 그룹의 2021년 영업이익은 2951억원으로 5000억원도 달성하지 못했었다. 그러던 것이 작년에는 3조 3374억원으로 1년 새 1030.6%나 퀀텀점프하며 그룹 총수 중에는 영업이익 증가율 부문서 최고 자리에 우뚝섰다. 그 뒤를 이어 이랜드 그룹 박성수 회장(339.3%)과 삼천리 이만득 명예회장(232.3%)이 각각 영업이익 증가율 2~3위에 입성했다. 이랜드 박 회장은 2021년 741억원이던 영업이익을 작년에는 3257억원으로, 삼천리 이 명예회장은 551억원에서 1834억원으로 영업내실을 한껏 끌어올렸다. 

그룹 순익 증가율에서는 아이에스지주 그룹 권혁운 회장이 319.7%로 가장 먼저 이름을 올렸다. 권혁운 회장이 총수로 있는 아이에스지주의 2021년 대비 2022년 순익은 759억원에서 3188억원으로 1년 새 순익 곳간이 크게 두둑해졌다. 이어 삼천리 이만득 명예회장(281.3%), 한진 그룹 조원태 회장(261.6%) 순으로 최근 1년 새 순익 증가율 상위 3명의 그룹 총수에 포함됐다. 

작년 한 해 그룹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인 영업이익률에서는 송치형 회장이 수장으로 있는 두나무 그룹이 65.4%로 가장 높았다. 두나무는 작년 그룹 매출은 1조 2713억원인데, 영업이익은 8320억원으로 영업이익률만 60%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장병규 회장과 박정석 회장이 이끄는 크래프톤 그룹(40.5%)과 고려에이치씨 그룹(38.2%) 영업이익률도 톱3에 들었다.

그룹 전체 순이익률(순익률)에서는 장금상선 정태순 회장이 42.3%로 그룹 총수 중 가장 높은 순익률을 올렸다. 장금상선 그룹의 작년 매출은 7조 470억원인데 순익만 2조 9795억원이나 됐다. 한마디로 알짜 그룹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지난 2021년에도 35.2%의 수치를 기록하며 그룹 총수 중 순익률 2위를 했는데, 작년에는 1위로 한 계단 더 전진했다. 고려에이치씨 그룹 박정석 회장(38.7%)과 넥슨 그룹 유정현 이사(29.5%)는 작년 기준 그룹 전체 순익률 2~3위에 각각 포함됐다. 

작년 기준 국내 그룹 전체 직원 1인당 영업이익과 순익 1위는 두 항목 모두 고려에이치씨 그룹 박정석 회장에게 돌아갔다. 고려해운 등 24개 계열사가 있는 고려에이치씨 그룹은 지난해 직원 1인당 영업이익은 11억 9720원, 1인당 순익은 12억 1350만원으로 이번 조사 대상 그룹 총수 중 최상위를 유지했다. 1인당 영업이익 톱3에는 두나무 송치형(10억 7510만원), 장금상선 정태순(7억 5030만원) 회장이 진입했다. 1인당 순익은 장금상선 정태순(9억 9950만원), 반도홀딩스 권홍사(4억 4950만원) 총수가 상위권에 들었다. 1인당 매출 항목에서는 대방건설 구교운 회장(34억 860만원)이 가장 높은 가운데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33억 2370만원), 고려에이치씨 박정석 회장(31억 3320만원)이 올림픽으로 치면 금·은·동메달을 각각 목에 걸었다. 

이번 조사 대상 82개 그룹 중 2021년 대비 2022년 기준 그룹 전체 매출·영업이익·순이익 증가율이 3개 항목 모두 30% 이상 증가시킨 ‘90클럽’에는 8명의 총수가 입성했다. 경영 학점으로 치면 A학점을 받은 그룹에 속하는 이들이다. 2022년에 90클럽에 가입한 그룹 총수를 올해 자산 순위로 살펴보면 GS 허창수(매출 증가율 52.1%/영업이익 증가율 75.1%/순익 증가율 33.5%), HD현대 정몽준(41.7%/1030.6%/223%), 한진 조원태(44.6%/114.4%/261.6%), 장금상선 정태순(48.4%/69.2%/78.2%), OCI 이우현(40.1%/77.4%/51.6%), 삼천리 이만득(57%/232.3%/281.3%), 아이에스지주 권혁운(30.8/44.2%/319.7%), 반도홀딩스 권홍사(30.8%/44.2%/319.7%) 회장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공정자산 순위 4개 그룹 총수만 따로 살펴보면 2021년 대비 2022년 그룹 매출 증가율을 비롯해 영업이익과 순익 증가율 3개 항목에서 현대차 정의선 회장만 모두 증가세를 보였고, LG 구광모 회장은 모두 하락세로 나타나 희비가 교차했다. 정의선 회장이 이끄는 현대차 그룹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은 각각 17.7%(211조 4062억원→248조 8970억원), 17.2%(10조 7379억원→12조 5832억원) 수준을 보였고, 순익 증가율은 37.3%(8조 4999억원→11조 6712억원)로 눈에 띄게 향상됐다. 반면 LG 구 회장은 매출 외형은 4.4%(147조 622억원→140조 5287억원) 줄고, 영업이익은 83.8%(9조 940억원→1조 4691억원)수준으로 하락해 울상을 지었다. 순익도 1년 새 50.4%(6조 9158억원→3조 4281억원)나 하락하며 반토막 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 이재용 회장과 SK 최태원 회장은 2021년 대비 2022년 그룹 매출은 상승시켰지만, 영업이익과 순익은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순익에서 삼성 이 회장이 9.2% 감소할 때 SK 최 회장은 40%나 크게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이번 조사와 관련해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2023년 올해는 수출 부진과 경기 불황 등의 여파로 주요 그룹의 영업이익과 순익 규모가 작년보다 떨어지는 곳이 많이 생길 수 있다”며 “올해 초반 실적만 놓고 보면 특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삼성과 SK, LG 그룹 계열사 전체 내실 성적이 작년보다 더 나빠져 우울한 한 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 소장은 “현대차는 실적 상승세를 타고 있어 올해 그룹 전체 영업이익이 어느 정도까지 높아질 수 있을지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고 덧붙였다. 

우먼컨슈머 = 임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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