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과 메일로만 고객센터 운영, 소비자 갑질 심각”

말레이시아의 대표 저가항공사(LCC)인 에어아시아가 항공권 결제 시 웹 처리 수수료 이중 부과, 환불 갑질 등으로 소비자의 뭇매를 맞고 있다. 

필리핀‧태국 노선 결제 시 웹 처리 수수료가 이중 부과된다는 소비자들의 피해 호소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환불 마저 장시간 소비자를 기다리게 하는 등 무책임한 태도에 소비자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국내에 사무실조차 없는 에어아시아는 채팅, 메일로만 고객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소비자 피해를 구제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에어아시아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한국사이버결제를 통해 항공권을 구매하면 1인 웹 처리 수수료 7500원을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결제 시 웹 처리 수수료가 한 번이 아닌 두 번이 결제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소비자가 2인 왕복 항공편을 예약한 경우 이중 청구된 액수는 1만 5000원에 달한다. 

실제 필리핀과 태국 여행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에어아시아의 수수료 이중 청구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올라오고 있다. 물론 해당 금액을 환불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소비자는 회사의 귀책임에도 복잡한 환불 절차를 직접 수행해야 한다.
 
왕복 노선이기 때문에 두 번 청구됐다고 생각하거나, 이중 부과 사실을 모르고 넘어가는 소비자도 있어 피해사례는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운항을 재개한 작년 6월부터 12월까지 타이 에어아시아엑스의 탑승객은 6만 146명, 필리핀 에어아시아의 탑승객은 2만 6023명이다. 만약 이들에게 모두 수수료가 이중 부과됐다고 가정하면 그 액수는 약 6억 5000만 원에 달한다.
 
해당 사실 인지 후 사측에 환불 요청 시 절차가 복잡하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문제다. 국내에서 에어아시아는 전화가 아닌 채팅과 메일로만 고객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수수료를 환불받기 위해서는 메일 또는 라이브 채팅을 통해 요청해야 한다. 

그러나 라이브 채팅은 연결이 어렵고, 메일 답변도 느려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이에 소비자들은 “한두 푼도 아닌데 사측에서는 환불해준다고 해놓고 수개월이 지났다. 상담원 연결도 힘들고 연결된다고 하더라도 기다리라는 말만 반복한다.” 등의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도 에어아시아는 일방적으로 항공편을 취소했음에도 환불을 4개월 이상 미루고, 실제 화폐가 아닌 항공사 크레딧 환불을 유도해 논란이 된 바 있다. 크레딧의 경우 유효기간 5년이 지나면 소멸되고 해당 항공사를 이용할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 고객들은 “해당 항공사를 이용하고 싶지 않아도 크레딧을 사용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항공사를 다시 이용해야 한다. 환불 원인이 항공사에 있음에도 소비자에게 피해를 떠넘긴 것이나 다름없다.”며 질타했다.
 
수수료 환불 역시 어영부영 소비자에게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 이중 부과된 수수료를 환불받은 고객들도 있는 만큼 에어아시아도 해당 문제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홈페이지 공지, 시스템 개선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지난해 11월 에어아시아 페르난데스 회장은 노선 확대, 화물 시장 강화 등 한국 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의지를 나타냈다. 한국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도 좋지만, 그 전에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우선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에어아시아는 소비자권익 보호와 사무실 개설 등을 통한 원활한 소통창구 마련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라며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촉구했다. 

우먼컨슈머 = 임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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