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프티카드' 핀번호 탈취 가능성 ↑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엄마 나 핸드폰 고장나서 서비스 맡기고 문자나라 접해서(접속해서) 문자하는거야 문자보면 답줘!", "부탁이 있어 그러는데 엄마 지금 잠간(잠깐) 편의점 갓다올 수 있어(갔다올 수 있어)?"

2월 3일 보이스피싱 사기범에게 문자를 받은 제보자 A씨 (우먼컨슈머, A씨 제공)
2월 3일 보이스피싱 사기범에게 문자를 받은 제보자 A씨 (우먼컨슈머, A씨 제공)

자녀가 보낸 문자처럼 보이지만 스미싱이다. 이 문자는 자녀가 있던 없던 무작위로 전송된다. 문자에 속아 피해입는 소비자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에 거주하는 A씨(61)도 지난 3일 이 문자를 받았다. 핸드폰이 고장났다는 말에 "철수(가명)니?"라고 보냈더니 편의점에 갈 수 있냐는 답이 왔다. 

A씨는 본보에 "집 앞에 편의점이 있어 보이스피싱인줄 몰랐다"고 전하면서도 평소 자식이 신신당부한 게 있어 알고있던 번호로 전화를 걸고 보이스피싱(스미싱)임을 알았다고 전했다. 사기범은 A씨가 대화를 이어가자 "엄마 돈 좋아해?ㅋㅋ", "...엄마 돈 벌게 해줄게" 등의 문자도 보냈다. 

사기범이 A씨를 편의점으로 유도한 이유는 구글 기프티카드 구매 때문으로 보인다. 계좌이체 등의 방식으로는 추적 가능성이 있어 구글 기프티카드 구매 유도 후 핀번호를 보내는 방식으로 법망을 피하려는 것이다. 

편의점에서 구글 기프티카드를 타인에게 제공하지 말라는 주의 메시지가 부착돼있다. (사진= 김아름내)
편의점에서 구글 기프티카드를 타인에게 제공하지 말라는 주의 메시지가 부착돼있다. (사진= 김아름내)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9월 중 메신저 피싱 총 피해건수 및 피해금액은 각각 6,799건, 297억 원에 달한다. 2019년(5,931건, 237억 원)대비 각각 14.6%, 25.3% 증가했다. 

메신저 형태로는 카카오톡이 보이스피싱에 가장 많이 이용됐다. 문자(SMS)를 통해 자녀를 사칭한 피해사례도 늘고 있다. 

금감원 측은 "가족 및 지인 등 문자, 메신저로 금전이나 개인신용정보를 요구하는 경우 가족 및 지인 여부를 유선통화 등을 통해 확인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만약 '핸드폰 고장', '분실 등 사유로 연락이 어렵다'고 한 경우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므로 더욱 주의하고 메시지 대화를 중단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자녀 등 지인을 사칭해 앱 설치 등을 요구할 경우 무조건 거절해야한다.

악성앱을 설치했다면 스마트폰 보안 상태 검사를 통해 악성앱 설치 여부를 확인하고 앱을 삭제하거나 핸드폰을 포맷 및 초기화해야한다. 

만약 보이스피싱에 걸려들어 송금 또는 입금을 했을 경우 금융회사 콜센터나 금융감독원 콜센터(☎1332)에 전화해 입금 계좌에 대한 지급정지 요청 및 피해구제신청을 접수해야한다.

딸, 아들 또는 직장동료를 사칭해 온라인 소액 결제, 회원 인증, 편의점 구글 기프티콘 등을 구매해달라는 문자가 올 경우 주의해야한다. 사기범들은 휴대폰 고장을 이유로 전화가 안된다고 하는 전형적인 특징을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8일 본보에 "물품 피해의 경우 경찰 수사를 통해서만 범인을 잡을 수 있고, 계좌이체(송금)의 경우 계좌정지 등을 통해 피해금액을 돌려받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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