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연속 1%대를 유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천되면서 외식물가 상승폭은 0%대에 그쳤다. 다만 가정 내 음식 섭취가 늘면서 가공식품과 축산물 물가는 상승했다. 

(사진= 김아름내)

2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54(2015=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했을 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월 0.8%을 시작으로 1년 내내 0%선을 유지했다. 그러다 9월 -0.4%로 1965년 통계 작성 이래 0%를 밑돌았다. 

지난 1월(1.5%) 농수산물 및 석유류 가격 상승과 저(低)물가에 따른 기저효과로 13개월 만에 1%대로 올라섰다. 2월 1.1%에 이어 세달 연속 1%를 유지하고 있다. 농축산물은 1년 전보다 3.2% 올랐다. 농산물은 지난해보다 0.1% 상승했다. 배추(96.9%), 양파(70.6%), 호박(58.1%) 등은 상승했지만 마늘(-22.7%), 귤(-10.0%) 등은 내려갔다.

축산물은 지난해보다 6.7% 오르며 물가를 0.15%포인트(p) 끌어올렸다. 돼지고기는 지난해보다 9.9%, 달걀은 20.3%, 쇠고기는 5.0% 올랐다. 수산물은 어획량 감소 등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상승했다. 공업제품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3% 상승했다. 휘발유(8.8%), 경유(3.0%) 등 석유류는 6.6% 올랐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 유류세 인하 정책에 따른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 하락세로 인해 오름폭은 둔화됐다. 가공식품 가격은 지난해보다 1.7% 올랐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심의관은 “감염 예방을 위한 소비패턴 변화로 외출을 자제하다 보니 가정 내 음식 재료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공식품 물가가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가공식품, 축산물 가격이 많이 오르며 물가 기여도는 0.3% 정도”라며 “복합적인 작용이 전체 물가를 1%대로 유지시켰다”고 했다. 

서비스물가는 지난해보다 0.5% 상승했다. 월세, 전세 각각 0.1% 하락하고 집세 물가도 0.1% 내려갔다. 공공서비스 물가는 0.6% 하락했다. 시내버스료(4.9%), 외래진료비(2.4%), 택시료(6.4%) 등에서 올랐지만 고등학교 납입금(-34.5%), 휴대전화료(-1.9%) 등은 하락했다.

외식 물가도 0.9% 상승에 그치며 3개월째 지난해 같은 달 기준 0%대 머물렀다. 콘도이용료 물가는 1년 전보다 3.1% 내려갔다.

지출목적별로 오락 및 문화 물가는 1.3% 하락했다. 2009년(-3.6%)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및 해외단체 여행이 줄고, 2~3월 열리던 입학·졸업식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생화(꽃) 가격이 하락하며 물가를 끌어내렸다.

구입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8% 상승했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3.8% 올랐다.

장기적인 추세 파악을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는 지난해보다 0.7% 상승했다. 지난해 7월 1.0%를 보인 후 8개월 연속 0%대에 머물렀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0.4% 올랐다. 13개월째 1%대를 밑돌았다. 코로나19로 품귀현상을 빚던 마스크의 경우 오프라인에서 1800원대로 판매되고 있었다. 온라인에서는 5000원대까지 가격이 치솟았으나 3월 넷째 주들어 4000원 초반대로 유지되고 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심의관은 코로나19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지난해 물가가 낮았던 기저효과가 있어 크게 마이너스(-)를 보이기는 어렵다”면서도 “무상교육이나 고교납입금, 급식비 등이 3월에 반영되지 않았고 국제 유가 하락이 추가로 반영 시 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안 심의관은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안 좋아지면 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하는데 지켜봐야하는 문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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