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컨슈머= 김정수 기자] 화려한 영화제 뒤에는 공짜야근은 기본이고 소모품처럼 사용되다가 반복된 해고를 당한다는 스태프 노동자의 읊조림이 있었다.

청년유니온은 이용득 국회의원실과 함께 영화제 스태프 노동 실태조사에 나섰다.

청년유니온은 9월 1일~10월 18일까지 영화제 스태프 노동 실태 제보센터를 운영하며 온라인 설문, 전화 및 대면 인터뷰를 통해 제보 34건을 받았다. 

이용득 국회의원실은 2018년 전국에서 열린 영화제의 스태프 근로계약292개를 입수, 분석했다.

조사 결과 영화제 스태프 평균 연령은 28.1세였다. 평균 경력기간 2년 간 4.4개월 단위로 3개의 영화제와 관련한 일을 했다.

영화제 스태프들은 잦은 실업상태에도 불구하고 영화제 고용기간이 짧아 제대로 된 실업급여를 받지 못했다. 제보자 34명이 영화제에서 맺은 근로계약 97건 중 87.6%는 실업급여를 받기 위한 최소한의 기간인 풀타임 기준 7.5개월에 못미쳤다. 경력기간 내내 7.5개월 미만의 근로계약만 맺은 제보자는 16명이다.

영화제에서는 ‘공짜야근’관행이 만연했다.
영화제 개최 전 한 달 간 하루평균 노동시간은 13.5시간으로 이에 따라 발생하는 시간 외 수당을 전부 또는 일부 지급받지 못했다는 제보는 30건이나 됐다.

올해, 6대 국제영화제에 근무했던 스태프조차도 DMZ다큐멘터리 영화제를 제외하고는 시간 외 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10월 둘 째주 폐막한 부산국제영화제 개최기간 열흘동안 시간외 근로에서 발생한 기본급 및 시간 외 수당 체불임금 추산액은 1억 2천 4백여만원이다. 같은 기간 영화제 내부 VIP를 위한 리셉션에 편성된 예산은 1억 8천 7백만원이다.

이번 실태조사로 제기된 영화제 스태프의 단기고용 및 불안전노동으로 인한 사회안전망으로부터의 배제, 규모있는 6대 국제영화제에 만연한 공짜야근 문제는 영화제를 만들어 온 스태프들의 당연한 희생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었다. 영화제의 화려함 뒤에 영화제, 영화제를 유치하는 지자체의 잘못된 관행에서 비롯됐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이용득 의원은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번 임금체불에 대해 "‘야근수당 없다는 거 듣고 일하겠다 하지 않았냐’, ‘예산이 없다’, ‘자유로운 조직문화’같은 변명과 침묵을 늘어놓길 멈춰야한다"면서 "영화제 스태프에게 체불임금을 지급하고 관행처럼 존재했던 공짜야근을 근절시켜야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영화제 스태프들에게 정당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을 때, 영화제의 화려한 외관은 영화제를 만들어 온 스태프들과 영화제를 찾은 관객, 제작자 모두에 대한 기만이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영화제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실시 및 영화제 스태프들의 권리구제 조치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