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명부터 창립자 이름, 제품 강점까지

[우먼컨슈머 김정수 기자] 맥주는 맛, 로고, 병 모양, 고유 컬러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제품 특징을 소개한다.

맥주 이름에 얽힌 비밀을 안다면 마실 때 더욱 색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왼쪽부터) 독일 밀맥주 에딩거, 시카고 로컬 수제맥주 구스아일랜드, 네덜란드 맥주 하이네켄, 일본 맥주 산토리, 한국 맥주 카스, 클라우드

지역 이름을 브랜드명으로 그대로 가져온 로컬 맥주들은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지역색 짙은 특별한 맛을 전달한다.

독일 정통 밀맥주 에딩거(Erdinger)는 독일 에딩(Erding)의 지역명과 ‘~로부터’라는 뜻의 독일어 ‘er’의 합성어다. 물이 좋기로 유명한 에딩 지역의 최대 규모 밀맥주 양조장에서 독접 제조하는 지역 대표맥주로 세계 최대 홉 생산지 할러타우 지역의 홉만을 사용해 130년째 최상의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매년 에딩 지역 대표 맥주 축제인 ‘헙스트페스트(Herbstfest)’를 열면서 지역의 맛과 문화를 동시에 소개하고 있다.
 
시카고 로컬 수제맥주인 구스아일랜드는 시카고강 위의 ‘거위섬’에 위치한 양조장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구스아일랜드’란 이름을 갖게됐다. 클래식 5종이라고 불리는 구스아일랜드의 대표 맥주 5개 중 하나인 ‘312 어반위트에일’은 시카고의 지역번호 ‘312’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모든 제품의 양조에 가장 중요한 원료인 물 역시 시카고 내에서 정수처리를 거친 물만 사용하고 있다.

창립자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맥주도 있다.

네덜란드 맥주 하이네켄은 창립자 ‘헤라흐트 아드리안 하이네켄’의 이름에서 제품명을 따왔다.

하이네켄이 제품을 첫 생산할 당시 개발한 ‘하이네켄-아(Heineken-A)’ 효모를 제조 공정에 사용하는 등 제품 곳곳에 창립자의 초심이 묻어 있다.

하이네켄이 최초로 맥주를 만들기 시작한 네덜란드의 양조장은 현재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일본 맥주 산토리도 제품명에 창립자의 이름과 브랜드 역사가 녹아있다.
창립자 ‘토리 신지로’가 일본 최초의 싱글몰트 위스키를 출시하며 기존 제품인 포트와인의 색을 태양에 비유해 선(Sun)이라 하고 여기에 자신의 성 ‘토리’를 붙여 판매했다. 성장 이후, 그는 회사명을 산토리를 변경하고 맥주 분야로 진출했다. 회사 이름이 곧 제품인 셈이다.
 
국내 맥주 브랜드들은 제품의 강점과 소비자들이 친근하게 느낄만한 단어로 제품명을 만들었다.

카스는 생기 넘치고 톡 쏘는 특유의 맛을 표현하면서 제품의 기술력과 강점을 담았다. 빙점여과(Cold filtering), 최첨단 기술(Advanced technology), 부드러운 맛(Smooth taste), 소비자 만족(Satisfying feeling)에서 앞 글자를 따왓다. ‘작은 폭포’를 뜻하는 ‘캐스케이드(Cascade)’에서 영감을 받아 폭포가 주는 시원한 느낌과, 음료를 마실 때 나오는 감탄사 및 역동적인 느낌을 강조해 제품이 강조하는 맛과 뜻을 이름에 담았다.

클라우드는 100% 몰트로부터 비롯되는 밀도 있고 풍성한 거품이 뭉게구름(Cloud)을 연상케 한다는 뜻에서 지어졌다. 숙성 원액에 물을 타지 않고 그대로 발효 원액을 담아내는 오리지널 그래비티(Original Gravity) 공법을 국내 최초로 적용해 우리나라 대표 맥주가 되겠다는 브랜드의 일념을 나타내기 위해 클라우드(Cloud)의 첫 자이 알파벳 ‘C’ 대신 ‘KOREA’의 ‘K’를 사용했다.

에딩거의 공식 수입·유통사인 ㈜비어케이 관계자는 “각 맥주 브랜드 별로 특색 있는 맛과 추구하는 철학 등은 제품명에 모두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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