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2030세대에서 당뇨병 유병률이 급증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의 당뇨병에 대한 인식과 관리 수준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당뇨병학회가 11월 14일 ‘세계당뇨병의 날’을 맞아 노보 노디스크와 공동으로 실시한 ‘당뇨병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30세대 전체 응답자(344명)의 59.9%(206명)는 자신의 공복이나 식후혈당 수치를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복혈당 및 식후혈당 수치와 함께 당뇨병의 중요한 진단기준 중 하나인 ‘당화혈색소’에 대해서는 2030세대 중 ’73.6%(253명)’가 모른다고 응답했다. 당뇨병 고위험군인 ‘당뇨병전단계’를 모르는 사람도 ‘54.2%(186명)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30대 당뇨병 환자는 12만1568명으로 4년 전보다 25.5% 늘었다. 같은 기간 20대 당뇨병 환자는 2016년 2만3798명에서 2020년 3만5005명으로 약 47% 증가했다. 20대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인 연령대는 52.5%가 증가한 80대 이상이 유일했다.
당뇨병 인식 조사에서 2030세대 응답자의 89.5%는 당뇨병을 ‘심각한 질환’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특히 당뇨병 비진단자(325명) 2명 중 1명은 자신이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고혈압이나 당뇨병에 대해 걱정해 본 비율도 66.7%로 나타났다.
올해 2030세대의 당뇨병 심각성 인지율은 지난해(82.8%)보다 6.75% 상승했다. 당뇨병 고위험군 ’당뇨병전단계’ 인지율은 작년보다 9.5% 올랐고, 30대의 인지율은 51.4%로 12.8%나 증가했다. 반면, 당화혈색소 인지율(26.5%)과 자신의 공복혈당이나 식후혈당 수치를 아는 사람의 비율(40.1%)은 지난해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
당뇨병 관리수칙 중 적정 체중 유지와 규칙적 식사는 10명 중 3명꼴로, 규칙적 운동은 10명 중 2명꼴로 실천하고 있어 지난해 대비 큰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
2030세대 당뇨병 비진단자 중 당뇨병을 ‘심각한 질환’이라고 인식한 사람조차 자신의 공복혈당이나 식후혈당 수치를 아는 사람은 10명 중 4명에 그쳤다. 당화혈색소 인지율은 이보다 낮았다.
당뇨병은 우리나라에서 질병부담이 1위인 질환이다. 고혈압, 신장질환, 심근경색증 및 뇌졸증 등과 같은 만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적극적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2030세대의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과 함께 췌장의 베타세포 기능이 빠르게 악화된다는 특징이 있다. 늦은 나이에 발병하는 당뇨병에 비해 이른 나이에 미세혈관합병증과 대혈관합병증 등이 발생할 수 있고 조기 사망의 위험 역시 증가한다.
원규장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은 “이번 조사에서 2030세대의 당뇨병 심각성에 대한 인식은 높았으나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에 대한 인지율이나 관리 수칙 실천율은 낮게 나타났다”면서 “젊은 당뇨병의 조기 발견과 관리를 위해 대한당뇨병학회는 대국민 캠페인과 교육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30세대는 질병 위험도가 낮을 것으로 생각해 당뇨병을 간과하기 쉬운 연령대로, 숨어 있는 당뇨병 환자와 당뇨병 고위험군을 발견하기 위한 국가적 개입이 필수적”이라며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대한당뇨병학회는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당화혈색소’를 추가하고 남녀 모두 35세부터 당뇨병 선별 검사를 받을 것 등을 제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당뇨병 인식 조사는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3일부터 30일까지 온라인 조사로 마크로밀엠브레인을 통해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에서 ±3.1%이다.
우먼컨슈머 김승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