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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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씨가 마약류를 처음 접한 건 2020년 초였다. 중학교 때부터 해오던 운동을 부상으로 중단하고,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등 힘든 일이 겹치자 다 잊고 싶은 마음에 친구에게 대마초를 받은 것이 시작이었다. 호기심 반, 우울감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 반으로 시작한 대마가 합성 대마와 케타민으로 다양해졌다.
                                                                      – 한국 다르크(DARC) 입소자

#2. “마약 중독은 뇌 질환입니다. 법적 처벌을 받으면 마약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중독자에게 기적을 바라는 것과 같습니다. 마약 중독자가 치료되지 않으면 대부분 다시 마약상이 되죠. 그래서 이들을 치료하는 것은 결국 가장 강력한 예방책이기도 합니다”.       – 최진묵 마약류 중독치료센터장

서울시는 마약류 중독치료체계를 강화하고 시민의 마약류 치료를 확대하기 위해 정신의학 관련 학회·의사회(한국중독정신의학회,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서울중앙지방검찰청과 6.29. 협약을 체결한다.

최근 마약류 사용이 일부 계층뿐 아니라 일반 시민까지 발생하고 있어 기존 재범 이상 만성중독자 등 범죄취약집단 대상의 격리 위주 마약류 치료체계를, 보편적 인구집단을 주요대상으로 하는 체계로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2021년 마약류 사용자 실태조사(540명 대상,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에 따르면 마약류 사용자들이 경제적·직업적으로 불안정한 취약계층만 있는 것이 아니라, 비교적 안정적인 직장과 수입을 가진 계층도 다수 포함(월수입 200만원 이상 사례수 34.1%)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마약류 사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복수의 마약류 사용 가능성이 커지므로, 마약류 사용자 대상 조기 치료 개입이 중요한 만큼 마약류 중독치료의 문턱을 낮추고 일상을 유지하며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외래진료체계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강남 학원가 필로폰 음료수 사건, 여중생 필로폰 투약 사건 등 저연령층까지 모든 시민에 대한 마약류 위협이 일상화되고 있으나, 치료를 위해 방문할 의료기관이 없다는 것이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어 왔다.

서울시는 호기심이나 마약범죄 피해 등으로 마약을 접하게 된 시민을 위해 의료계, 검찰과 업무협약을 맺고, 민간 정신의료기관이 참여하는 지역 기반 ‘마약류 중독 외래치료체계’ 구축에 협력을 강화한다.

마약류 단약 의지가 강하고 단순 투약 시민 등은 검찰의 치료의뢰를 통해 동네 정신건강의원에서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하고, 동네 의원의 안전하고 전문적인 진료를 지원하기 위해 시와 검찰, 의료계가 협력하는 '서울형 사법-치료 연계 모델'을 시범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한국중독정신의학회와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민간 정신의료기관의 마약류 중독치료 전문성 제고를 위한 교육과 진료지침 등의 개발에 협력한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소속 의료인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시 공모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독려한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한 단순투약자·초범 등에 대한 치료 의뢰를 확대하고 치료 의뢰한 대상자에 대한 성실한 치료 참여를 보장한다.

서울시는 마약류 중독치료를 위한 행정적·제도적 지원체계를 마련하여, 민간 정신의료기관이 마약류 중독치료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한다.

시는 올해 하반기부터 의료계와 협력해 민간 정신의료기관 10개소를 공모·선정해 단순투약자·초범 등을 대상으로 마약류 사용자 외래진료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외래진료 가능한 서울시 소재 민간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하며, 지역별 안배를 통해 10개소를 선정할 예정이다.

호기심 및 상황적 요인으로 마약류에 접촉하게 된 시민들은 집에서 가까운 의원에서 중독 및 정신과적 제반 문제에 대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이번 협약으로 마약류 중독치료를 원하는 시민을 위해 동네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의 조기 치료개입이 가능한 마약류 중독 외래치료체계 기반을 마련했다. 앞으로 의료계, 검찰과 협력을 강화해 더욱 촘촘한 서울형 마약류 중독치료 체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우먼컨슈머= 박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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