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조등 눈 쌓임 현상으로 운전자 전방 시야 확보 어려워

토레스 전조등에 눈이 쌓인 모습
토레스 전조등에 눈이 쌓인 모습

쌍용자동차(이하 쌍용차)의 중형 SUV ‘토레스’(코드명 J100)의 전조등 눈 쌓임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국적으로 많은 눈이 내린 가운데 “눈이 쌓여서 전조등이 보이지 않는다”는 민원이 빗발쳤다. 아울러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리콜센터에도 같은 내용의 신고가 다수 접수됐다.

안으로 움푹 들어간 전조등 디자인의 구조적 문제로 주행 중 전조등에 눈이 쌓여 빛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일부 운전자들은 “5분만 운전해도 전조등에 눈이 쌓여 야간에 위험 운전을 해야 한다”며 “겨울철 운전하기 두렵다”는 불만들을 토로하고 있다. 

눈이 전조등의 빛을 막으면 운전자의 전방 시야가 어두워져 야간에는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해당 차량은 쌍용차에서 올해 7월 출시한 SUV 차량으로 지난달에만 3677대가 팔린 인기 차종이다. 이번 달 기준 차량의 납기일정은 약 8개월로 대기 인원마저 상당하다. 그러나 차량이 시판되고 맞이한 첫 겨울부터 차량의 구조적 문제로 인한 운전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토레스 전조등에 눈이 쌓이는 가장 큰 이유는 디자인 때문이다. 일반 차량과 달리 토레스의 경우 전조등이 안쪽으로 깊숙하게 패어 있다. 패어 있는 부분에 눈이 쌓여 전조등에서 나오는 빛을 막는 것이다. 

설계 시 전조등을 안쪽에 넣어 개성 있는 디자인을 연출하려 했지만, 폭설 등의 특수 환경에서 전조등이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는지는 고려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해당 차량은 열량을 많이 배출하는 할로겐램프와는 달리 열량이 적은 LED 램프를 장착해 빨리 눈을 녹일 수도 없다.
 
전조등에 눈이 쌓이면 운전자 안전 문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폭설이 내리는 환경에서는 전조등이 정상으로 작동한다고 하더라도 많은 양의 눈으로 인해 운전자 전방 시야가 제한된다. 여기에 전조등까지 눈에 가려져 빛이 나오지 않는다면 위험성은 배가 될 수밖에 없다. 이는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도로교통법 제37조(차의 등화)에 따르면 ▲운전자는 밤에 도로에서 차를 운행하거나 고장이나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도로에서 차를 정차 또는 주차하는 경우, ▲안개가 끼거나 비 또는 눈이 올 때 도로에서 차를 운행하거나 고장이나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도로에서 차를 정차 또는 주차하는 경우, ▲터널을 운행하거나 고장 또는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터널 안 도로에서 차를 정차 또는 주차하는 경우 반드시 전조등을 켜야 한다. 그만큼 전조등은 운전자와 보행자 안전에 중요한 장치라는 것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한국은 사계절이 뚜렷한 국가로 눈이 오는 환경에 맞춘 차량설계는 필수적이다. 차량 디자인으로 인해 전조등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제조사 측의 명백한 설계 결함이다"라며 “쌍용자동차는 시급히 안전대책을 강구해 운전자가 안전한 환경에서 주행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조치에 나서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우먼컨슈머 = 김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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