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O연구소, 33개 그룹 총수 올해 1월 초 대비 6월 말 기준 상반기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올 상반기에만 국내 33개 주요 그룹 총수 주식재산이 13조 원 넘게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33명의 그룹 총수 중 90% 정도는 올 초 대비 6월 말 기준 주식가치가 하락했는데, 이중에서도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는 4조 7000억 원 이상 가장 많이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OCI 이우현 부회장은 올 상반기에만 주식재산이 40% 정도 불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또 6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 10조 클럽에 가입한 총수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만 나홀로 남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5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2년 상반기(1월 초 대비 6월 말 기준)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대기업집단 중 올해 6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0억 원 넘는 그룹 총수(總帥) 33명이다. 주식재산은 총수가 해당 상장사 주식종목 지분을 직접 보유한 경우와 함께 비(非) 상장사를 통해서 해당 그룹 상장 계열사 주식을 갖고 있는 현황까지 포함했다. 비상장사의 경우 해당 회사 지분을 50% 이상 보유한 경우로 제한해 조사가 이뤄졌다. 주식평가액은 올 초(1월 3일)와 6월 말(6월 30일) 종가(終價)를 기준이고, 보유 주식은 6월 25일까지 보유 현황으로 해당 금액을 산출했다. 우선주도 조사 범위에 포함됐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33개 그룹 총수의 올해 1월 초와 3월 말 주식평가액은 각각 64조 6325억 원, 59조 7626억 원이었다. 6월 말에는 51조 4463억 원으로 3월 말보다 주식가치가 더 내려앉았다. 올 초 대비 6월 말 기준으로 보면 최근 6개월 새 33곳 그룹 총수 주식재산은 13조 1862억 원이나 크게 감소했다. 이는 20.4%나 하락한 것으로, 올 초 때 파악된 총수 주식재산의 5분의 1 정도가 사라져 버린 셈이다.

◆ 올 상반기 주식재산 10% 상승한 총수는 4명…OCI 이우현 부회장, 40% 육박 주식가치 늘어나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된 33명의 그룹 총수 중에는 29명이나 올 상반기 주식재산이 쪼그라들었다. 열에 아홉에 해당하는 87.9%가 주식평가액 하락으로 울상이었다. 반면 4명의 그룹 총수는 주식가치가 상승해 미소를 지었다.

올 상반기(1월 초 대비 6월 말) 주식평가액 증가율 1위 그룹 총수는 OCI 이우현 부회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부회장은 OCI 종목에서만 주식을 보유 중이다. OCI 주식종목 주가가 40% 가까이 크게 오르면서 이우현 부회장의 주식평가액도 올 초 1244억 원에서 6월 말 1725억 원으로 480억 원 이상 주식가치가 껑충 뛰었다. OCI 주가가 크게 오른 배경에는 국내 유일의 폴리실리콘 생산업체라는 프리미엄도 한 몫 거들었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패널과 반도체 웨이퍼에 사용되는 핵심 원료 중 하나이다.

이외 세아 이순형 회장과 롯데 신동빈 회장도 올 상반기 주식재산이 20% 넘게 껑충 뛰었다. 이순형 회장은 1113억 원에서 1388억 원으로 최근 6개월 새 주식평가액이 275억 원(24.7%) 증가했다. 이 회장은 세아제강지주와 세아제강 주식종목 등에서 주가가 오른 영향이 컸다. 신동빈 회장은 6943억 원에서 8485억 원으로 1541억 원(22.2%)이나 주식재산이 불어났다. 신 회장의 경우 롯데쇼핑과 롯데지주 등의 주식종목에서 주가가 20% 이상 오르면서 신 회장의 주식재산도 1000억 원 넘게 증가했다.

6월 말 기준 주식재산 1조 클럽 중에서는 현대중공업 그룹 총수인 정몽준 아산재산 이사장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정몽준 이사장의 주식가치는 올 초 1조 1262억 원에서 6월 말 1조 2481억 원으로 최근 6개월 새 1219억 원(10.8%) 넘게 주식재산이 늘었다. HD현대 주식종목의 주가가 올 초 5만 3600원에서 6월 30일에 5만 9400원으로 오르면서 정 이사장의 주식가치도 최근 6개월 새 10% 이상 많아졌다.

◆ 넷마블 방준혁, 반토막 수준 주식재산↓…조(兆) 단위 주식재산 감소한 그룹 총수도 4명 나와

33개 그룹 총수 중 20명은 올 상반기에만 10% 넘게 주식가치가 떨어졌다. 올 1분기(1월 초 대비 3월 말)에 주식평가액이 10% 이상 떨어진 총수가 7명이던 것에 비하면 갑절 이상 늘어난 숫자다. 그만큼 3월 말 때보다 6월 말에 국내 주식 성적이 더 나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룹 총수 주식재산 하락률로 보면 불명예 1위는 넷마블 방준혁 이사회 의장에게 돌아갔다. 방 의장은 넷마블 종목에서만 주식을 갖고 있다. 넷마블의 종가는 올 초 12만 7500원이었는데 지난 6월 30일에는 6만 8900원으로 46%나 고꾸라졌다. 넷마블 주식이 큰 폭으로 하락하다 보니 방 의장이 보유한 주식가치도 2조 6430억 원에서 1조 4283억 원으로 내려앉았다.

다우키움 그룹 김익래 회장도 올 초 2116억 원에서 6월 말에는 1262억 원으로 주식평가액이 85억 원 넘게 깎였다. 올 상반기에만 김 회장의 주식가치만 해도 40.3%나 감소했다.

올 초 대비 6월 말 기준으로 주식재산이 30%대로 증발한 그룹 총수도 4명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는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 39% ↓(1월 초 12조 2269억 원→6월 말 7조 4578억 원), 네이버 이해진 36.2%↓(2조 3048억 원→1조 4711억 원), 코오롱 이웅열 명예회장 30.7%↓(3068억 원→2128억 원), 에이치디씨(HDC) 정몽규 회장 30.5%↓(2838억 원→1972억 원) 등으로 나타났다.

주식평가액 기준으로 올 상반기에만 1조 원 넘게 하락한 그룹 총수도 4명이나 됐다. 여기에는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가 가장 먼저 꼽혔다. 김 창업자는 최근 6개월 새 4조 7690억 원이나 주식평가액이 가장 많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김 창업자는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에서 주식을 보유 중인데, 1월 초 대비 6월 말 기준 카카오 39%, 카카오게임즈 47.2% 수준으로 주가가 떨어진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이외 삼성 이재용 부회장(2조 1530억 원↓), 넷마블 방준혁 의장(1조 2147억 원↓), 셀트리온 서정진 명예회장(1조 1069억 원↓) 세 명도 올 초 대비 6월 말 기준 주식재산이 1조 원 넘게 크게 줄었다.

◆ 2022년 6월 말 기준 주식재산 1조 클럽 가입한 총수는 11명…올 초 대비 1명 줄어

올해 6월 말 기준 조사 대상 33개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1조 클럽에는 11명이 이름을 올렸다. 올 1월 초와 비교하면 1명 줄어든 인원이다.

1위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12조 335억 원)이 차지했다. TOP 3에는 각각 2위 셀트리온 서정진 명예회장(9조 795억 원), 3위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7조 4578억 원)이 꿰찼다. 특히 올 초 때와 비교하면 6월 말 기준 2~3위 주식부자는 순위 자리가 바꿔졌다. 주식평가액 1~3위에 해당하는 그룹 총수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주식재산 10조 클럽에 포함됐지만, 6월 말에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만 나홀로 남게 됐다.

4~6위권에는 각각 △4위 현대차 정의선 회장(3조 2207억 원) △5위 SK 최태원 회장(2조 7918억 원) △6위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2조 5164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7~10위는 주식재산 1조 원대였다. △7위 LG 구광모 회장(1조 9550억 원) △8위 네이버 이해진 GIO(1조 4711억 원) △9위 넷마블 방준혁 의장(1조 4283억 원) △10위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1조 2481억 원) 순이었다. 이외 1조 클럽에는 CJ 이재현 회장(1조 209억 원)도 포함됐다. 올 초 주식재산이 1조 1521억 원이었던 효성 조현준 회장은 6월 말에는 8215억 원으로 1조 클럽에서 탈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서 33개 그룹 총수가 보유하고 있는 개별 주식종목은 105개 정도였다. 이중 15곳 정도만 올 상반기에 주가가 오름세로 돌아섰다. 주가가 오른 종목 중에서도 올해 1월 3일 대비 6월 30일 기준 주가가 가장 크게 상승한 곳은 ‘세아제강’ 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아 이순형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세아제강 주식종목은 올 초만 하더라도 9만 5900원이던 주가가 6월 말에는 15만 1000원으로 상반기 주가상승률만 해도 57.5%로 그룹 총수가 보유한 주식종목 중 가장 높았다.

이외 최근 6개월 새 주가가 20% 이상 주가가 뛴 곳은 6곳 더 있었다. △CJ프레시웨이 40.5%↑(2만 9400원→4만 1300원) △OCI 38.6%↑(10만 3500원→14만 3500원) △세아제강지주 38.5%↑(10만 원→13만 8500원) △롯데칠성음료’ 33.6%↑(13만 1000원→17만 5000원) △롯데지주 25%↑(2만 9850원→3만 7300원) △롯데쇼핑 20.4%↑(8만 6400원→10만 4000원) 등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번 조사와 관련해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연구소장은 “그룹 총수의 주식재산 증감 여부에 따라 해당 주식종목을 보유한 일반 소액 투자자들의 주식가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문제는 6월말 이후에도 주가가 반등하지 않고 점점 내리막길로 가고 있어 외국 투자자는 지속적으로 국내 주식 시장을 떠나고 일반 국내 개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에 따른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점점 심각한 상황으로까지 치닫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 소장은 “침체된 국내 주식시장 분위기 전환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절실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먼컨슈머 = 박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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