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O연구소, 2001년~2021년 국내 1000大 상장사 영업이익·당기순익 경영 내실 분석

2001~2021년 매출 1000대 상장사 영업손익 현황 (자료제공= 한국CXO연구소)
2001~2021년 매출 1000대 상장사 영업손익 현황 (자료제공= 한국CXO연구소)

국내 매출 1000대 상장사의 작년 영업이익(영업益)과 당기순이익(순익)이 200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1000대 기업은 2020년 대비 2021년 기준 영업益은 50% 이상 증가했고, 순익은 배(倍) 가까이 높아지며 경영 내실 성적표가 모두 크게 개선됐다. 작년 한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한 곳은 28곳으로 1년 새 10곳 많아졌다. 반면 2020년에 영업益과 순익 TOP 3에 이름을 올렸던 한국전력공사(한전)는 작년에 두 항목 모두 꼴찌를 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01년~2021년 국내 매출 1000대 상장사 영업손익 및 당기손익 현황 분석’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 1000대 상장사는 각 년도 매출 기준이고 개별(별도) 재무제표 기준이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2021년 국내 매출 1000대 기업의 영업이익 규모는 145조 5249억 원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93조 9149억 원보다 51조 원 넘게 증가한 금액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국내 1000대 기업 영업益 규모가 최근 1년 새 55%나 껑충 뛰었다. 1000대 기업 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중을 의미하는 영업이익률도 2019년 5.2%, 2020년 6.3%에서 작년에는 8.4%로 상승했다. 2001년 이후 역대 최고 영업이익률은 2018년 기록한 10.7%가 최고치였다.

2001~2021년 매출 1000대 상장사 영업손익률 및 당시손익률 현황 (자료제공= 한국CXO연구소)
2001~2021년 매출 1000대 상장사 영업손익률 및 당시손익률 현황 (자료제공= 한국CXO연구소)

1000대 기업 전체 영업이익은 2001년 당시만 해도 36조 원 정도에 불과했다. 2004년에는 70조 원대로 높아지고, 2010년에는 100조 원에 근접했다. 이후 2017년(129조 원)과 2018년(138조 원)에는 100조 원대에 안착했다. 그러다 2019년(78조 원)과 2020년(93조 원)에는 다시 100조 원 미만으로 내려앉았다. 이런 상황에서 작년에는 150조 원에 근접하며 역대 최고 수준의 영업익을 올렸다. 일반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이 코로나19로 경영이 악화될 때 국내 1000대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장사를 잘했다는 의미다.

여기에 영업이익 덩치가 1조가 넘는 기업도 확 늘었다. 2020년 기준 영업이익이 1조 원 넘는 회사는 18곳이었다. 그러던 것이 작년에는 10곳 더 많아진 28곳으로 조사됐다. 영업益 1조 클럽에 가입한 곳 중에서도 2020년 대비 2021년에 영업이익 증가액이 1조 원 넘게 많아진 기업만 해도 8곳으로 확인됐다.

2001~2021년 매출 1000대 상장사 매출 및 영업이익 중 삼성전자 영향력 비중 (자료제공= 한국CXO연구소)
2001~2021년 매출 1000대 상장사 매출 및 영업이익 중 삼성전자 영향력 비중 (자료제공= 한국CXO연구소)

이중에는 삼성전자가 가장 먼저 이름을 올렸다. 2021년 기준 삼성전자 영업이익 규모는 31조 9931억 원(연결기준 51조 6338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2020년 20조 5189억 원보다 1년 새 11조 원 넘게 상승했다. 영업익 증가율만 해도 55.9%나 됐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달성한 30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 규모는 같은 기간 1000대 기업 전체 금액 중 22%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1000대 기업 내 삼성전자의 매출 비중 11.5%보다 10% 이상 높은 수치다. 2001년~2021년 사이 1000대 기업 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비중은 2008년 5.7%로 가장 낮았고, 2018년 31.6%로 영향력이 가장 컸다.

삼성전자 다음으로 SK하이닉스 7조 6374억 원(20년 4조 5458억 원→21년 12조 1833억 원), HMM 6조 4008억 원(9559억 원→7조 3568억 원), 포스코홀딩스 5조 5144억 원(1조 1351억 원→6조 6495억 원), 현대제철 2조 2581억 원(416억 원→2조 2997억 원), LG화학 1조 9047억 원(1조 1144억 원→3조 191억 원), 기아 1조 6500억 원(1조 1691억 원→2조 8192억 원), 대한항공 1조 2261억 원(2383억 원→1조 4644억 원) 순으로 영업이익 덩치가 최근 1년 새 1조 원 넘게 증가했다.

이중 현대제철의 2020년 대비 2021년 영업이익 증가율은 무려 5420.5%나 됐다. 1000억 원 미만이던 영업내실이 1년 새 2조 원 이상으로 퀀텀점프했다. HMM도 669.6%로 1조 미만에서 단숨에 영업이익 7조 원대로 수직상승했다. 대한항공(514.4%), 포스코홀딩스(485.8%), LG화학(170.9%), SK하이닉스(168%), 기아(141.1%) 역시 최근 1년 새 영업이익 증가율이 100%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2001~2021년 매출 1000대 상장사 당기손익 현황 (자료제공= 한국CXO연구소)
2001~2021년 매출 1000대 상장사 당기손익 현황 (자료제공= 한국CXO연구소)

영업이익이 좋아지면서 지난해 1000대 기업의 당기순이익 성적표도 크게 향상됐다. 조사 대상 1000곳의 작년 한해 순익 규모는 127조 1461억 원을 상회했다. 전년도 기록한 63조 6871억 원과 비교하면 1년 새 99.6%로 배(倍) 가까이 급증했다. 1000대 기업 당기순익률도 2020년 4.3%에서 작년에는 7.3%로 3%포인트 높아졌다. 지난 2001년 당시만 해도 1000대 기업 전체 순익은 10조 원에 못 미쳤었다. 이후 2004년에 60조 원을 돌파했고, 2010년에 70조 원대로 진입했다. 2017년에는 106조 원으로 순익 100조 원대에 처음 진입했다.

이번 조사 대상 1000대 기업 중 경영 내실 성적표를 받아들고 가장 우울해진 곳은 한전이었다. 이 회사는 지난 2020년 당시만 해도 영업이익 2조 7851억 원, 당기순익 1조 9514억 원으로 두 항목 금액 기준으로 모두 1000대 기업 중 랭킹 TOP 3를 꿰찼다. 하지만 1년 새 영업손실 규모액은 7조 4255억 원, 당기적자액은 5조 6077억 원으로 1000대 기업 중 가장 낮아 최하위로 순식간에 곤두박질쳤다. 특히 작년에 기록한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금액은 지난 2001년 이후 가장 컸다.

그렇다고 한전의 경영 체력 성적표가 저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1년부터 2021년 사이 중 1조 원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한 횟수는 7번이나 됐다. 특히 2008년부터 2012년까지는 5년 연속으로 영업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한 적도 있었다. 2008년부터 5년 간 손실 본 누적 영업적자만 해도 11조 5000억 원을 넘었다.

한편 이번 조사와 관련해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통상적으로 국내 1000대 기업은 평균적으로 2년 이상 순익이 오르면 그 다음해에는 내리막길로 가는 스마트폰 교체주기 패턴과 다소 비슷하다”며 “올해는 특히 유가를 비롯해 각종 원재료 비용 등이 상승해 이를 상품과 서비스 가격에 반영한 경우가 많아 매출 규모 자체는 증가하지만 실제 기업 곳간에 남는 내실 규모는 작년보다 다소 줄어들 공산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먼컨슈머=박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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