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太陽)·소양(少陽)·태음(太陰)·소음(少陰) 등 사상(四象) 체질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그런데 한의학적 지식이 없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체질을 꼭 짚는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소양인 줄 알았는데 한의원에서 태음인이라는 판정을 받는 경우 당황을 떠나 황당할 정도다.
나 자신의 사상체질을 안다는 것은 건강을 챙기는 데 필수 조건일 것이다. 나아가 남의 사상체질까지 알아차릴 수 있다면 인간 관계를 맺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런 필요에 딱 맞는 책이 나왔다. 한의사 이병삼 박사의 ‘내 체질 사용설명서’다. 동무 이제마(1837~1899) 선생이 1894년 ‘동의수세보원’을 통해 주창한 우리나라 고유의 ‘사상체질의학’을 근간으로 누구나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자신의 사상 체질을 정확히 판별하는 방법부터 체질별로 자주 오기 쉬운 병증의 예방과 치료법, 심신수양법, 각 체질에 맞는 식이요법 등을 쉽고 자세히 설명한다.
독자는 책 첫 페이지에 수록된 ‘초간단 사상체질 판별표’를 보고 대략 자신의 체질을 유추한다. 그 다음 책을 모두 읽은 뒤 부록에서 제시한 방법을 따라하면 자신의 체질을 정확히 판별할 수 있다.
한방을 다룬 책이라고 해서 어렵거나 딱딱할 것이라 생각하면 오해다. 사람의 사상체질과 대비되는 식물과 동물의 사상체 판정과 그 이용, 골격, 성품과 감정, 완실무병(심신이 완전하게 건실해 병이 없는 최상의 상태), 병증과 중병, 음식과 약물에 대한 반응 등 사람의 사상체질 판정법, 체질별 공부운동양생법, 체질별 마음 다스리는 방법, 각종 질환의 체질에 따른 원인과 치료 등 총 7장에 걸친 내용들이 쉽고 재미있게 기술됐다.
여기에 곳곳에 ‘쉬어가기’를 마련해놓았다. ‘인삼과 홍삼’, ‘녹용 이야기’, ‘재미있는 어패류 이야기’, ‘정기와 면역력’, ‘짜고 맵게 먹어야 하는 사람도 있다’, ‘물도 마시는 전략이 필요’ 등 흥미롭게 읽으면서 상식도 키울 수 있는 것들이다.
이제마는 동의수세보원을에서 “만 가구가 사는 읍에 한 사람이 그릇을 만든다면 그릇이 부족하고, 백 가구가 사는 동네에 한 사람의 의사 밖에 없다면 사람을 살리는 것이 부족하다. 반드시 의학을 널리 밝혀 집집마다 의학을 알고 사람마다 병을 안 연후에야 가히 타고난 원기를 지켜 천수를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기지피(知己知彼)면 백년건강(百年健康)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