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TV 예능프로그램 '강심장'12일 제163회를 끝으로 작동을 멈췄다. 35개월여 만이다.

'강심장'KBS 2TV '해피선데이-12'의 콤비 강호동(43)·이승기(26)MC로 내세워 2009106일 첫 방송됐다. 스무 명 남짓한 게스트들이 스튜디오에서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토크 배틀을 벌였다. 그중 가장 강한 이야기로 감동과 웃음을 선사한 최후의 1명을 선정하는 형식이다.

'강한 이야기만 살아 남는다'는 프로그램 특성을 시청자들에게 알리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25), '소녀시대'의 윤아(23), '에픽하이' 등 눈길을 끄는 스타들을 첫회에 모았다. 방송 1회 만에 시청률 16.6%(닐슨코리아)를 올리며 동시간대 1위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강한' 이야기로 스타의 비밀스러운 부분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10, 20대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또 한 번에 다양한 스타들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인기요인이었다.

새로운 콘텐츠를 홍보해야 하는 가수와 배우도 자연스럽게 '강심장'을 찾았다. TV화면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푯말에 몇 글자만 적어도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상혁 PD"다양한 게스트를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제국의 아이들'의 광희만 하더라도 다른 멤버들의 사진을 놓고 소개하며 스스로를 홍보했다. 제작진의 섭외 목적이 있듯이 스타들도 이미지 변신, 홍보 등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그 사이를 조율하는 것은 프로그램의 힘"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한 회에 담는 토크가 다른 토크쇼보다 2~3배 많다. 또 내가 얘기하는 동안에는 다른 사람이 끼어들지 않는다. 그렇게 하니 목소리를 내기 좋아서 스타들도 좋아한다. 특히 신인의 경우는 더욱 큰 기회로 느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영화 개봉을 앞둔 배우들은 촬영 중 에피소드를 풀어놓는다. 매주 패널로 참여하는 MC (31), 박경림(34), 정주리(28), 양세형(28) 등이 추임새로 토크를 돕는다. 제작진, 게스트, 패널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며 수요일이면 '강심장'의 토크 주제들이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 자리 잡았다.

20%를 넘어서는 시청률로 황금기를 맛본 '강심장''서세원의 토크박스' '야심만만' 등 이후로 시들해졌던 집단 토크쇼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종합편성채널 MBN '황금알' 등과 같은 집단 토크쇼의 보기를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집단토크쇼의 형식과 자극적인 이야기로 '토크쇼'의 본질을 넘어섰다는 비난도 샀다.

성형수술과 과거 이성친구에 대한 이야기 정도로는 주목받지 못했다. "백지수표를 받아봤다" "스폰서 제의가 있었다" "남편과 이혼을 고려했다" "자살을 생각해봤다" 등 충격적인 발언들이 잇따랐다. '좀 더 자극적이게'를 지향, 거짓 사연을 들고나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201110월 강호동이 세금 과소 납부 의혹으로 하차하면서 이승기가 단독으로 진행하며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4월부터는 신동엽(42)과 이동욱(32)이 이끌었지만 시청률은 10%대에 머물렀다.

한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3일 방송된 '강심장' 마지막회는 전국 기준 10.3%, 수도권 기준 11.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동욱은 "배우 생활만 할 때는 예능프로그램에 나가면 가만히 앉아 무게를 잡고 있어야 멋있는 줄 알았다. 예능을 하니 그게 아니라 새로운 세상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19일부터는 신동엽(42), 윤종신(44), 김희선(36)이 진행하는 '화신-마음을 지배하는 자'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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