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O연구소 2020년 5월 기준, 55개 그룹 총수 현황 조사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55개 그룹 총수 4%만이 여성이다. 신세계 이명희 회장과 애경 장영신 회장이다. 

신세계 이명희 회장, 애경 장영신 회장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는 2020년 5월 기준, 국내 55개 그룹 총수 현황을 조사하고 이를 29일 발표했다. 

대기업 집단 중 '대표이사 회장' 타이틀을 보유한 총수는 25곳으로 절반도 미치지 못했다. 55개 총수 친인척이 해당 그룹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경우는 600명에 달했다.

CXO연구소에 따르면 55개 그룹 총수 중 남성은 53명으로 96.4%에 달한다 여성 총수는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장영신 애경 회장 뿐이다.

국내 그룹에서 장자와 아들을 중심으로 경영 승계가 이뤄져 여성이 그룹 수장까지 오르는 환경은 녹록치 않다. 

(한국CXO연구소)
국내 55개 그룹 총수 연령대 (한국CXO연구소)

총수 55명의 평균 연령은 67.9세로 파악됐다. 60대는 21명, 70대 13명, 50대 10명, 80대 9명이다. 이중 조원태 한진회장과 구광모 LG회장은 각각 47세, 44세로 젊은 편에 속했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43세)이 새롭게 동일인으로 지정될 경우 우리나라 최초의 외국인이자 최연소 그룹 총수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단일 출생년도 중 1953년생 69세 총수는 6명으로 가장 많았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박성수 이랜드 회장, 우오현 SM(삼라마이다스) 회장 등이다. 

1968년생 54세 총수는 4명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정주 넥슨 대표이사,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 이우현 OCI 부회장이다. 

현재 효성그룹은 조석래 명예회장에서 조현준 회장으로 동일인 변경을 신청한 상태로, 조 회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될 경우 68년생 총수는 5명이 된다. 

회장 타이틀을 유지한 이는 39명이다. 명예회장(7명), 부회장(2명), 이사회 의장(2명) 등의 직함을 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는 글로벌투자책임자(GIO)라는 명칭을 공식적으로 사용한다.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는 관련 계열사 임원을 따로 맡고 있지 않고, 아산재단 이사장 직함을 별도 보유하고 있다. 

그룹 계열사 중 한 곳에서라도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총수는 27명이다. 55명 기준 49%에 그쳤다. 대표이사이면서 회장 직위를 동시에 쓰는 그룹 총수는 25명(45.5%)으로 파악됐다. 각종 권한과 지위를 행사하면서도 법적 책임을 피해가려는 총수는 평균 두 명중 한 명꼴이다. 

(한국CXO연구소)
55개 그룹 총수 창업 세대별 현황 (한국CXO연구소)

55명 총수를 경영 세대별로 분류하면 창업 2세 경영자가 22명으로 가장 많았고, 창업 1세대 총수도 20명이나 된다. 3세 및 4세 경영자는 각각 11명, 2명으로 파악됐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명예회장, 신동빈롯데 회장,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 등은 대표적인 창업 2세 총수들이다. 조석래 명예회장과 조양래 회장은 형제지간이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이해진 네이버 GIO, 김정주 넥슨 대표이사, 방준혁 넷마블 의장 등은 창업 1세대다.

LG 구광모 회장과 두산 박정원 회장은 창업 4세 총수다.

(한국CXO연구소)
총수 친인척 주식보유자 상위그룹 (한국CXO연구소)

55개 그룹 집단 중 6촌 이내 혈족과 4촌 이내 인척을 포함한 총수의 친족 등이 해당하는 그룹 계열사에서 주식을 보유한 인원은 580명으로 집계됐다. 한 개 그룹 당 평균 10명 정도의 친족들이 그룹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의 친족 중 52명이 그룹 계열사에서 주식을 갖고 있었다. 그룹 총수 친인척 588명의 9%에 해당한다. 

GS(41명), 두산(31명), LS(27명), 삼양(26명), KCC(23명) 그룹도 20명 이상 되는 친족들이 계열사 주식을 보유 중으로 나타났다.

반면 19개 그룹은 5명 미만으로 확인됐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의 친인척 중 그 누구도 해당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회장의 친족 중에서도 주식 보유자가 한 명도 없다.

이랜드·장금장선(각 1명), 현대중공업·신세계·아모레퍼시픽·현대백화점·IMM인베스트먼트(각 2명) 그룹 등도 주식을 보유한 친족이 1~2명 정도에 불과했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넷마블을 비롯해 카카오·네이버·넥슨 등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IT 그룹들은 친족들이 유의미한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가 적고,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을 맡는 경우도 다른 그룹에 비해 현저히 낮아 다른 전통 그룹들처럼 일률적으로 동일한 법을 적용하는 것이 시대 흐름에 부합되는 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 맞게 대기업 집단을 관리하는 기준들은 새롭게 재정비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심도 깊게 할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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