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박원순 시장, 임기 내 공공주택 3만호도 공급 못해
서울시장 후보들의 '30만호, 70만호 공급' 실현 가능할까
SH 적극 반박 "행복주택 등 거주자 위해서라도 '가짜'는 적절치 않아"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무주택자가 20년, 50년 등 장기 거주할 수 있는 '진짜 공공주택'은 2020년 기준, 10곳 중 4곳에 불과하다는 경실련 주장이 나왔다.

경실련은 10일 SH공사가 공급한 공공주택 23.3만호 중 43%만이 진짜 공공주택이라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경실련)

경제정의실천연합은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SH(서울주택도시공사)가 지난해 말 기준 보유 중인 공공주택 23.3만호 중 13.2만호는 '가짜'라고 비판했다. 무주택자가 10년 이상 저렴한 임대료로 거주할 수 있는 공공주택이 '진짜'이며, 전세보증금을 지원하는 제도로 공급되는 임차형 전세임대와 장기안심주택 등은 '가짜, 짝퉁'이라는 것이다. 

경실련은 진짜 공공주택은 영구 2.3만호, 50년 거주 1.7만호, 국민 2.8만호, 장기전세 3.3만호로 봤다. 매입임대 9.5만호, 행복주택 0.6만호, 짝퉁은 임차형 3.1만호는 가짜 공공주택으로 분류했다. 

SH 장기공공주택 유형별 재고 현황 (경실련 제공)

경실련에 따르면 장기공공주택의 경우 오세훈 서울시장 재임기간 2006년~2010년 2.3만호, 박원순 시장 재임 기간 2011년~2020년까지 2.7만호가 각각 공급됐다. 오 시장 시절 2.3만호 중 81%가, 박 시장 시절 2.7만호 중 27%만이 진짜 공공주택이라는게 경실련 입장이다. 

윤은주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간사는 역대 시장들의 실제 공공주택 공급을 언급하며 "서울시장 후보가 공공주택 30만호, 70만호를 내놓겠다는데 실현가능한 공약을 내놓아야한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서울 공공주택 실적이 부풀려졌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서울시 공식자료에는 민선 6기(2014년 하반기~2018년 하반기) 4년간 공공주택 6만호의 실적 계획을 목표로 실제 8.4만호가 공급됐다고 돼있으나 이 기간 SH 재고 현황을 보면 9천호만 늘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현 국토교통부 변창흠 장관이 SH공사 사장으로 있던 기간이다. 

아울러 서울시 매입임대 9.5만호 중 71%에 달하는 6.7만호는 재개발임대였다. 윤은주 간사는 "재개발 방식은 원주민이 쫒겨나고 민간이 이익을 가져가는 문제가 있다"면서 "막대한 불로소득을 건설사, 조합, 투기세력이 가져간다"고 지적했다.

경실련 조사에 따르면 재개발 후 임대주택으로 공급되는 비율은 평균 18%, 재개발 전 세임자가 개발 후 아파트에 입주하는 비율은 14%에 불과했다. 기존 세입자 4,561가구 가운데 655가구가 해당한다. 

윤은주 간사는 "재개발·재건축 단계에서 일부 환수되는 공공주택에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서민이 필요로하는 공공주택을 늘릴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SH는 땅장사, 집장사를 중단하고 공공의 역할을 해줄 것"을 촉구했다.

안진이 더불어삶 대표는 "시민들은 SH, LH가 주거안정을 도모하고 혜택을 준다고 체감하지 못한다"며 "기존 시세 80%, 90%에 달하는 임대료는 저렴하지 않다. 4년간 비정상적으로 폭등한 시세보다 10% 저렴해 '혜택이다'라지만 다가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직장인은 10~15년 일해도 내 집 마련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25번의 부동산 대책은 실제 집값을 안정시키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에 대해서도 "업무 능력을 상실하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

한편 SH공사는 "공사가 공급한 23만호 중 5만호는 행복주택, 매입임대, 전세임대 등 수요자 맞춤형으로 공급한 것"이라며 "단순 낮은 임대료, 20년 이상 장기 임대기간이 보장되는 임대주택은 '진짜'이고 소득별, 계층별 주거사다리 역할을 하는 행복주택 등은 '가짜 임대주택'으로 분류하는 것은 현재 거주 중인 5만 세대를 위해서라도 적절하지 않은 분류"라고 반박했다. 

거주기간이 10년 미만이며 임대료가 비싸다고 지적되는 '행복주택'에 대해 SH공사는 "직장과 학교가 가까운 곳, 대중교통 사용이 편리한 곳에 짓는 임대주택으로 많은 청년, 신혼부부에게 입주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거주기간을 6~10년으로 뒀다"면서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의 100% 이하를 대상으로 공급하고 임대료는 주변 시세에 60~80%로 임대료가 비싸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전세임대가 '보증금만 빌려주는' 주택이라는 주장에는 "SH공사가 계약 당사자로 집주인과 계약해 입주자에게 재임대하는 주택으로 행정, 재정적 지원을 하는 공공임대주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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