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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마을에서 송장타는 냄새가 났다"
  • 김아름내 기자
  • 승인 2020.09.22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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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 장점마을, 담배 연초박서 나온 발암물질로 주민 암 발병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어느 날 마을에서 송장타는 냄새가 났다. KT&G에서 연초박을 공급받은 금강농산이 태우자(건조공정) 마을 주민들이 하나, 둘 엠블런스에 실려갔다" 전라북도 익산 장점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다. 국립암센터 등록기준(2017년) 주민 99명 중 22명에게 암이 발병했고 이중 14명이 사망했다. 비극은 2001년 마을 인근에 금강농산이 가동하는 비료공장이 생기면서 시작됐다. 금강농산은 2017년 공장 가동을 멈추기 전까지 10여년 간 전국 KT&G 공장에서 연초박을 공급받아 비료 원료로 사용했다.

장점마을측에 따르면 비료공장 가동으로 아침에는 하얀연기가, 밤에는 검은연기가 피어올랐다. 매연에 이어 오폐수와 지하수 오염이 심각해졌다. 공장이 세워진 9년 뒤인 2010년 마을 저수지에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고 암에 걸렸다는 주민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장점마을 집단 암발병과 관련 마을 주민 및 환경단체 등이 9월 22일 오전,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관계부처 및 기업에 책임과 배상 등을 요구했다. (사진= 김아름내) 

장점마을 주민들은 익산시에 민원을 제기했으나 시가 검찰, 전북 새만금청 등과 실시한 37건의 지도점검 모두 '기준치를 넘는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아 행정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것으로 결론났다.

2017년 12월, 민관공동협의회가 구성됐고 국립환경과학원은 2019년 5월까지 건강영향조사 등을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환경부는 그해 11월 14일 "금강농산에서 비료관리법에 의해 퇴비비료만 사용해야 할 연초박(담배찌꺼기)을 불법적으로 유기질 비료 생산 공정인 건조공정에 사용했고, 연초박 건조공정 모의시험 결과 발암물질인 다환방향족 탄환수소(PAHs)와 탐배특이 나트로사민(TSNAs)이 배출됐다"는 결과를 내놓고 연초박에 대한 유통을 금지했다. 주민들의 거센 민원과 반발, 사회 등에 해당 내용이 알려진 지 7여년 만이다.

농촌진흥청 또한 이달 8일에야 연초박을 비료 원료사용 목록에서 금지하는 고시를 예고했다. 개정안에 이의가 있을 경우 23일까지 농촌진흥청에 의견을 제출하면 된다. 

최재철 전북 익산 장점마을 주민대책위원장(왼쪽에서 세번째)은 초토화된 장점마을과 주민들을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사진= 김아름내)

최재철 전북 익산 장점마을 주민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촛불계승연대 천만행동(상임대표 송운학), 글로벌에코넷(상임회장 김선홍), 한국금연운동협의회 등은 22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무유기에 기인하는 대형 관재 참사로 긴급비상조치를 취하지 않은 농진청, 환경부, KT&G, 전북도청, 익산시청을 규탄한다"고 외쳤다. 

이들은 "환경부는 연초박이 발암물질을 배출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지 않고 퇴비비료 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식물성 잔류처리물로 분류했고, 전북도청과 익산시청은 10여년 간 발암물질을 방치하며 허술하게 지도점검했다"면서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또 KT&G 측의 '폐기물관리법 등에 따라 연초박을 자격있는 처리업체에 적법하게 처분했다'와 '개별자료 및 관리과정은 대외에 공개하지 않는다'는 답변서를 언급하며 "장점마을 환경 대참사 책임 촉구를 위해 항의방문 했으나 묵묵부답이었다"고 강조했다. 

최재철 장점마을 주민대책위원장은 "코로나19로 돌아가신 분들은 언론에 알려지는데 장점마을 사망자에 대해서는 누가와서 쳐다보지도 않는다"며 "사람들은 죽고 마을은 초토화됐다, 논밭에 발암물질이 나와 농산물을 팔려고 해도 반품된다. 정부는 뭐하고 있나.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최재철 위원장은 주민 80여명 가운데 40여명에게서 암이 발병했다고 주장했다. 파악된 연령대는 대부분 70세 이상 고령자며 최연소는 35세 주민이다. 최 위원장은 "다양한 암이 발병됐으나 특이한 점은 피부암이 생겼다는 것이다. 피부암은 희귀암으로 분류된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장점마을 주민들은 전북도와 익산시를 상대로 170억원대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다. 소송 참여자는 암 사망자 15명의 상속인, 암 투병 주민 15명, 동네주민 등 173여명이다. 

이와 관련 국회에서도 장점마을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수흥(익산갑) 의원은 22일 "환경부 역학조사 결과 인근 비료공장에서 배출된 발암물질이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의 원인이었다"며 관계당국의 부실한 폐기물 관리,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 관리책임을 비판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또 "국무총리와 환경부 장관의 사과, 발암물질 원인인 연초박을 공급한 KT&G의 책임 규명, 정부의 피해배상·보상 및 예산 지원, 재발 방지 제도 마련"등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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