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CXO연구소, 홍콩법인 현황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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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통과됨에 따라 국내 64개 대기업의 홍콩법인 170곳의 잔류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중국은 6월 30일 홍콩에 중국의 사법 질서를 전면 확대에 반중국 활동을 처벌한다는 내용의 ‘홍콩보안법’을 통과시켰다. 미국 또한 중국이 홍콩을 한 국가, 한 체제로 취급하기에 홍콩에 부여한 금융허브로서의 특별지위를 박탈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내 기업이 홍콩을 탈출하려는 엑소더스(Exodus)가 현실화 될 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자료를 참고해 자산 5조원이 넘는 국내 대기업 64곳의 홍콩법인을 조사했다고 3일 밝혔다. 

대기업 64개가 홍콩에 배치한 법인은 총 170곳이다. 이중 상위 10대 그룹이 83곳의 법인을 홍콩에 뒀다. 64개 대기업 집단 중 38개 그룹은 1곳 이상 홍콩에 해외계열사를 두고 있었고 현대중공업, 농협, 신세계, 부영, 대림, 현대백화점 그룹 등 26개 그룹은 홍콩법인이 따로 없었다.

홍콩에 해외계열사를 둔 38개 대기업 집단 중 3곳 이상 법인을 둔 곳은 16개로 조사됐다. 이중 10곳 이상 법인을 둔 그룹은 4개다. SK 44곳, 롯데 18곳, CJ 17곳, 삼성 13곳 순으로 나타났다. 

이어 네이버 7곳, 효성 6곳, 코오롱·이랜드·셀트리온·장금상선 그룹 등이 4곳으로 집계됐다. 한진·두산·OCI·아모레퍼시픽은 3곳을 운영하고 있었으며, LG·한화·금호아시아나·넷마블·다우키움·유진 그룹은 2곳을 지배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대기업 등이 홍콩에 둔 해외 계열사는 일반 제조 및 판매업 보다는 투자관리, SPC(특수목적법인), 기타 금융업 목적 등으로 세운 법인이 다수였다. 홍콩에 가장 많은 해외법인을 둔 SK그룹은 44곳 중 30곳 정도가 투자관리 및 SPC, 금융업이었다. 롯데는 18곳 중 절반 정도가 금융 및 관리 업종의 법인을 두고 있었다.  

삼성의 경우 하만과 연계된 법인을 홍콩에 둘 것인지 다른 국가로 이동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삼성은 삼성전자를 통해 ‘삼성전자 미국법인(Samsung Electronics America, Inc.)’을 지배하고 있고, 이 회사를 통해 같은 미국 내 ‘하만 인터내셔널 인더스트리즈(Harman International Industries, Inc.)’를 운영 중이다. 이후 독일→헝가리→네덜란드에 있는 법인 등을 거치며 홍콩에 ‘하만 홀딩 리미티드(Harman Holding Limited)’를 운영하고 있다.
앞서 홍콩 법인은 중국에 소재한 ‘하만 인터내셔널(차이나) 홀딩스(Harman International (China) Holdings Co., Ltd.)’를 지배하고, 이 회사는 다시 중국 내 법인 3곳을 운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64개 대기업 집단에 포함된 금융사 중 IMM인베스트 5곳, 미래에셋 4곳이 홍콩에 소재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미래에셋 그룹이 운영하는 홍콩 법인의 변수가 다수 높아져 박현주 회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가 주목된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영’의 지분 약 60%를 보유하고 있다. 홍콩에 특수목적법인 ‘미래에셋 글로벌 이티에프스 홀딩스(Mirae Asset Global ETFs Holdings Ltd.)’와 ‘미래에셋 글로벌 인베스트먼트(Mirae Asset Global Investments (Hong Kong) Ltd.)’ 두 회사를 지배하고 있고, 미래에셋 글로벌 인베스트먼트를 통해서는 ‘맵스 캐피탈 매니지먼트(MAPS Capital Management Ltd.)’ 투자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를 통해서는 홍콩에 ‘미래에셋 시큐리티즈(Mirae Asset Securities (HK) Ltd.)’를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홍콩을 거점으로 사업 확대를 야심차게 준비한 박현주 회장으로서는 미국의 홍콩 특별지위 박탈이 새로운 분깃점이 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올해 64개 대기업 집단에 처음 편입된 IMM인베스트도 15개 해외 법인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5곳을 홍콩에 두고 있었다.
국내 아이엠엠인베스트먼트㈜를 통해 홍콩에 ‘ICA 그룹(ICA Group Limited)’, (유)아이엠엠을 통해서는 홍콩에 ‘아이엠엠 인베스트먼트 글로벌 홀딩 컴퍼니(IMM Investment Global Holding Company Ltd.)’를 지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IMM 인베스트먼트 그룹에 최근 합류한 세계은행(WB) 산하 국제기구 IFC(International Finance Corporation) 국장 출신인 조현찬 대표도 80% 지분을 통해 홍콩에 ‘H.C.CHO Investment Ltd.’ 투자 회사를 지배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일선 소장은 “단기적으로 홍콩에 법인을 둔 국내 기업들은 상황을 예의주시 하겠지만 미국이 홍콩에 부여해온 아시아 금융 허브로서의 특별지위를 박탈한데다 이후 추가 보복 등의 제재도 이어질 수 있어 국내 기업이 지속적으로 홍콩에 법인을 둘만한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다른 국가 등으로 법인을 옮길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경우 어느 국가로 법인을 옮길 것인지 여부와 그동안 홍콩을 경유지로 해서 운영해오던 해외 법인의 지배 구조에 일대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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