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속 깊이 들어간다는 것은 미지의 세계에 들어서는 설렘, 생명의 원천으로 회귀하는 감격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행복한 도전이다.

그러나 인간은 아가미를 가진 어류도 아니고, 고래들처럼 수중에서 살게끔 진화되지도, 파충류나 양서류처럼 수륙양생 동물도 아니다. 결국 뛰어난 수영 실력과 첨단 장비의 도움 없이는 들어갈 수는 있어도 자유롭게 누빌 수는 없다. 결국 일부의 특권이자 전유물이 돼버렸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 많은 사람들이 수중 세계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아예 물을 건물 안으로 끌어들이기 시작했고, 아쿠아리움이 탄생하게 됐다.

직접 만져볼 수도 없고, 느낄 수도 없지만 수조 속으로 들어온 작은 수중 세계에 사람들이 열광하고 행복해 하는 이유는 바로 그런 설렘, 감격 때문일 것이다.

싱가포르 남부 휴양지 센토사 섬에 터를 잡은 이 나라 최대 리조트인 리조트 월드 센토사(RWS)가 핵심 어트랙션 중 하나인 머린 라이프 파크를 오랜 준비 끝에 지난해 1217일 그랜드 오픈한 이유도 그것이다.

머린 라이프 파크는 기존의 아쿠아리움들과 비교해 확연히 다른 점이 있다. 두 가지 해양 어트랙션을 갖췄다는 사실이다. 하나는 ‘SEA 아쿠아리움이고, 다른 하나는 어드벤처 코브 워터파크. 한 마디로 경기 용인 에버랜드의 캐리비안 베이와 머린 라이프 파크 내 SEA 아쿠아리움 오픈 전까지 아시아 최대 아쿠아리움이었던 한화 아쿠아 플라넷 제주를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먼저 SEA 아쿠아리움을 둘러 보자. 태평양에 서식하는 초대형 상어에서 아프리카의 희귀 민물고기까지 세계 각지의 바다와 강, 호수 등지에서 공수된 800종 이상의 수생 생물 10만여 마리가 전체 6만여t의 물을 품은 세계 최대 규모의 아쿠아리움에서 관람객을 맞는다.

이곳은 총 10개 테마존으로 나눠 수중 세계를 소개하고 있다.

첫 번째 존은 카리마타 해협과 자바 해(Strait of Karimata and Java Sea)’. 동남아 카리마타 해협과 자바해를 소개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난파선이다. 바닷속에 가라 앉는 배가 인공 산호초인양 각종 해수어, 불가사리 등의 서식지로 변신한 모습을 보여준다. 단순히 수족관에 물고기만 풀어놓은 여타 아쿠아리움과 다른 시도로 볼거리와 교육적 효과를 모두 준다.

두 번째 존은 말라카 해협과 안다만해(Strait of Malacca and Andaman Sea)’. 동남아 말라카 해협과 안다만해에 있는 산호초와 맹그로브 나무 같은 다양한 서식지에 사는 수생생물들을 플로어 아쿠아리움에서는 좀 더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게 했다. 또 렌즈 아쿠아리움에서는 렌즈를 통해 교미 중인 해마 등 초소형 해양동물들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디스커버리 터치 풀에서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불가사리, 해삼 등 수생생물 들을 직접 만져보면서 생태에 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 영어로 진행된다.

서남아 벵갈만과 라카디브해 주변의 맹그로브 생태계에 있는 다양한 수생생물들을 보여주면서 환경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세 번째 존인 벵갈만과 라카디브해(Bay of Bengal and Laccadive Sea)’를 지나면 다섯 번째 존인 열린 바다(Open Sea)’가 나온다.

180에 달하는 물 속에서 수생생물 5만여종이 살고 있는 세계 최대 수족관을 싱가포르에서 가장 크다는 극장 스크린의 2배 크기인 36×8.3m, 무게 250t의 초대형 투명 아크릴 패널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오션 갤러리. 초대형 상어와 가오리가 유유히 오가고, 작은 해수어들은 이에 질세라 군무를 통해 세를 과시한다. 특히 가오리들이 군집하는 모습은 다른 어느 아쿠아리움에서도 볼 수 없었던 장관이다. 곳곳에 푹신한 의자까지 갖춰 놓은 덕에 그곳에 앉아 해수어들을 바라보고 있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가운데 어머니 뱃속 양수 속에 도로 들어가 있는 것처럼 저절로 힐링이 될 정도다.

이곳을 나오면 산호초와 맹그로브 숲으로 이뤄진 서남아 해안선을 꾸며놓은 여섯 번째 존인 아라비아만과 아라비안 해(Arabian Gulf and Arabian Sea)’, 형형색색 산호초로 가득한 트로피컬 바다색의 아프리카 대륙과 아라비아 반도 사이 홍해를 재현한 일곱 번째 존인 홍해(Red Sea)’, 바다는 아니지만 민물 호수라는 색다른 물속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여덟 번째 존인 동아프리카(East Africa)’, 맹그로브숲, 해초숲, 산호초 등으로 이뤄진 남중국해를 옮겨 놓은 아홉 번째 존인 남중국해(South China Sea)’ 등으로 이어진다. 특히 남중국해 존에서는 곰치 수조를 통해 곰치들이 바닷속 굴 속에서 어떻게 사는지를 지켜본 뒤 옆에 마련해놓은 인공 곰치 굴을 통해 체험해볼 수 있게 해 더욱 실감나는 관람을 할 수 있게 했다.

열 번 째 존은 상어 바다(Shark Seas)’. 12200여마리의 상어를 관찰할 수 있는 곳으로 올해 오픈될 예정이다.

워낙 넓고 볼거리가 많아 모두 둘러보는데 한 시간도 넘게 걸리지만 흥미롭고 재미있어 다리 아픈 줄 모른다. 그래도 쉬고 싶다면 오션 레스토랑에 가자. 열린 바다존이 초대형 아쿠아리움의 정면을 바라보는 곳이라면 이곳은 측면에 위치하고 있어 수중 세상에 가득한 크고 작은 수생생물 들을 감상하면서 세계 각국의 미각이 총집결되는 싱가포르 특유의 다채롭고 맛있는 음식을 즐겨보자. 세계적인 요리사 조엘 로뷔숑이 만든 10코스 요리는 550싱가포르달러(48만원). 물론 더 저렴한 음식들도 많다.

좀 더 럭셔리한 여행을 꿈꾼다면 복층으로 구성된 오션 스위트에 묵는 것도 좋다. 열린 바다존 바로 위 11개 복층형 스위트 룸이다. 블라인드를 걷으면 어머나, 바다가 바로 내 방 앞에서 펼쳐진다. 아니, 내 방이 바닷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하다. 수족관 바로 앞으로 자쿠시도 갖춰져 있어 목욕을 하면서 바닷속 물고기들과 함께 노는 기분을 낼 수 있다. 측면에 있는 오션 레스토랑에서 아무리 용을 써도 방 안을 들여다 볼 수 없으니 전라로 돌아다녀도 내 속살을 감상하는 것은 말 못하는 수많은 물고기들 뿐이다. 1박에 2400싱가포르달러(210만원)이다.

다음은 어드벤처 코브 워터파크.

싱가포르의 유일한 워터파크인 이곳은 12가지 테마의 물놀이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

어드벤처 리버(Adventure River)’에서 열대 정글, 계곡, 동굴, 정원 등을 포함한 14개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면서 620m에 달하는 튜브 안을 헤엄쳐 나오면 이번에는 그물 등반, 물총, 워터슬라이드 등 다양하고 신나는 물놀이 액티비티가 가득한 빅 버킷 트리하우스(Big Bucket Treehouse)’를 즐길 수 있다. 잠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갔다면 원형 튜브를 타고 월풀의 짜릿한 슬라이딩을 체험할 수 있는 월풀 워시아웃(Whirlpool Washout)’이나 원형 튜브를 타고 슬라이드를 타고 점점 좁아지는 파이프 속을 내려가면서 무중력을 즐기는 스파이럴 워시아웃(Spiral Washout)’에서 짜릿한 쾌감을 만끽해 보는 것이 좋겠다.

최대 2.2m 높이의 인공파도가 15분 간격으로 작동하는 블루워터 베이(Bluwater Bay)’에서 동남아 휴양지의 바다에 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낼 수 있고, 올 여름 바다에서 도전해 볼 서핑의 기본기를 다질 수도 있다. 물론 수심이 깊지 않고, 안전요원들이 배치돼 수영을 못하는 사람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컴컴한 파이프라인을 따라 소용돌이 치는 급류를 타며 수영장으로 급전직하하는 파이프 라인 플런지(Pipeline Plunge)’, 잔잔한 물살부터 소용돌이까지 꼬여있는 튜브를 통과하며 다양한 즐거움을 즐길 수 있는 타이덜 트위스터(Tidal Twister), 2명 정원의 보트에 올라 중력법칙에 도전하는 수직 상승과 225m 아래로 단 40초만에 떨어지는 짜릿함을 만끽하는 동남아 최초 수중 자기 코스터인 립타이드 로켓(Riptide Rocket)은 머린 라이프 파크와 함께 RWS의 쌍벽을 이루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싱가포르(USS)의 롤러코스터들 못잖은 재미를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빠르게 하강하는 슬라이드 레인에서 수중 매트를 이용해 경주하는 듀얼링 레이서’(Dueling Racer), 인조 해마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원한 물줄기를 맞으며 노는 어린이 수영장 시호스 하이드어웨이(Seahorse Hideaway)’, 흔들리는 밧줄과 그물에 의지해 4m 깊이 물 위를 걷는 스플래시워크(Splashworks) 등은 가족 여행지로 이곳을 추천해야 할 이유를 납득하게 해준다.

백미는 레인보 리프(Rainbow Reef)’이머시브 프로그램(Immersive Programmes)’이다. 물놀이를 즐기며 지구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몸소 체득하게 만드는 물놀이 시설들이다.

레인보 리프는 무지갯빛 화려한 산호초와 해수어 1000여종 2만여마리와 함께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환경파괴로 인해 웬만한 동남아 휴양지에서도 이제는 배를 타고 멀리 떨어진 바다로 가지 않고는 누려보기 힘든 호사를 이곳에서는 워터파크 안에서 즐길 수 있다. 게다가 바다보다 안전하기까지하다.

이머시브 프로그램은 인도양 돌고래와 친해지기, 가오리 먹이주기, 상어 만나기 등 관람객들이 머린 라이프 파크가 보유한 수생생물들과의 스킨십과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해양 생태계를 체험해 보는 자리다. 수생생물을 직접 접하는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머린 라이프 파크는 연중무휴이며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된다. 1일 입장권은 성인 29 싱가포르 달러(25000), 어린이(4~12)20 싱가포르 달러(17000).

RWS측은 머린 라이프 파크가 개장한 만큼 이곳을 통해 300만명을 더 유치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20103월 문을 연 카지노에 이어 지난해 528일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오픈한 USSRWS가 모은 지난해 관광객은 1300만명에 달한다. 리조트 월드 센토사 한국사무소 02-752-6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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