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리오갤러리 서울, 《그림자의 눈물》 개최
제주 곶자왈 풍경 18점 전시

[우먼컨슈머= 박우선 기자] 여성 사진가이자 한국 현대 사진사와 페미니스트 운동에 주요한 역할을 한 박영숙 작가의 개인전 <그림자의 눈물>이 열린다.

박영숙, 그림자의 눈물 10 (Tears of a Shadow 10), 2019, C-Print, 180 x 240 cm ⓒ Park Youngsook and Arario Gallery

아라리오갤러리 측은 “박영숙 작가는 역사적, 사회적으로 불온한 배제의 대상으로 여겨진 여성성을 강하게 부각시키는 도발적인 인물 초상사진을 주로 작업해왔다”며 “여성의 몸과 역할을 억압해온 사회의 부조리와 성적 권력구조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번 개인전은 처음으로 인물이 아닌 자연만을 담아낸 <그림자의 눈물> 연작 18점을 선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림자의 눈물>은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첫 번째는 인물의 부재다. 여성 신체가 아닌 곶자왈이라는 제주도의 한 지역을 담았다. 사람이 살지않는 땅에서 부재의 상태를 보여주며 역설적으로 지금까지 버려져 온 여성의 흔적을 기억하는 의지를 보여준다. 

박영숙, 그림자의 눈물 10 (Tears of a Shadow 10), 2019, C-Print, 180 x 240 cm ⓒ Park Youngsook and Arario Gallery

또 하나는 인물이 부재한 자리를 채우는 오브제들이다. 박영숙 작가는 수집한 물건들을 자연 속에 배치하며 작가의 연출, 나아가 인물의 흔적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사진에 담긴 골동품 사진, 분첩, 웨딩드레스와 같은 오브제는 여성으로서 작가의 정체성을 보여주면서 작품을 바라보는 관람객의 시선, 버려진 땅 곶자왈에 살았던 한 여성의 이야기가 중첩되고 엮이도록 했다. 

개인전은 3월 26일부터 6월 6일까지 서울 종로구 북촌로 5길 84에 위치한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열린다. 일-월 휴관으로 매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아라리오갤러리 측은 "코로나19 유행으로 사전 현장 예약을 통해 1회 1인이나 1팀을 대상으로 프라이빗 전시 관림 형태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한편 박영숙 작가는 1941년 천안에서 태어나 숙명여자대학교 사학과와 동 산업대학원 사진디자인학과를 졸업했다. 1975년 UN이 제정한 ‘세계여성의 해’ 기념으로 ‘여성연합’이 주최한 《평등, 발전, 평화》 전시에 초대받아 다양한 여성 현실과 사회적 이슈를 주제로 선보인 사진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1981년부터 페미니스트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1992년부터는 민중미술계열의 페미니스트 단체인 ‘여성미술연구회’에 가입해 페미니즘 운동에 앞장섰다. 2002년 광주비엔날레 《멈춤, 止, PAUSE》에 참여하고 2006년 한국 최초의 사진전문갤러리인 트렁크갤러리를 개관해 지난해까지 운영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한미사진미술관, 경기도미술관, 성곡미술관, 국가인권위원회, 이화여자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등 다수의 기관에 소장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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