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공단, 5년간 건강보험 빅데이터 분석
여성, 남성보다 1.6배↑…남녀 50대 환자 '최다'
"과로·스트레스 피하고 50대 이상은 예방접종을"

[우먼컨슈머= 박우선 기자] 대상포진 환자가 5년 사이 8만명 가까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72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50대 이상에서 나타난 가운데 스트레스 등으로 최근 30~40대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로 최근 5년간 '대상포진(B02)' 환자를 분석한 결과 2014년 64만5624명이었던 환자 수는 지난해 72만5511명으로 7만9887명(12.4%) 증가했다. 2015년 66만3150명, 2016년 68만8767명, 2017년 70만5024명 등 5년간 연평균 3.0%씩 환자가 증가했다.

대상포진은 피부 한 곳에 통증과 함께 발진, 수포 등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수두를 유발하는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2~10세 소아기 때 수두나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몸 안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진 시기 신경을 타고 올라와  띠모양 물집이 무리지어 발생한다. 과거 수두를 앓았거나 수두 예방접종을 한 사람에게서 나타난다.

성별로 보면 지난해 여성 환자가 44만1152명으로 전체의 61%를 차지해 28만4359명으로 39% 정도인 남성보다 1.6배 많았다.

이처럼 여성 환자가 많은 데 대해 건강보험 일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조정구 교수는 "여성의 면역력이 남성에 비해 약하거나 아플 때 병원을 찾는 비율이 여성들이 높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확실하지 않은 것으로 문헌에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연령대별 진료현황에 따르면 50대 환자가 17만7571명(24.5%)으로 가장 많이 진료를 받았고 60대(15만3265명, 21.1%), 40대(11만3983명, 15.7%), 70대(9만857명, 12.5%), 30대(8만4451명, 11.6%) 순이었다. 20대(4만3622명)와 30대(8만4451명) 등 20~30대 젊은 층은 전체 환자의 18% 정도를 차지했다. 여성과 남성 모두 50대, 60대, 40대 순으로 환자가 발생했다.

조정구 교수는 "확실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체력 저하를 일으키고 암이나 당뇨병 같은 면역력 저하를 일으키는 만성질환 환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대상포진 환자도 같이 증가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다만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이 늘어난 추이를 보면 30대가 4.0%로 가장 높았고 40대가 3.6%로 뒤를 이었다. 최근 대상포진 위험성이 널리 알려져 심하지 않은 통증에도 병원을 찾는 경우가 늘어난데다 면역력 저하 주범인 스트레스가 커진 것으로 조 교수는 추정했다.

월별로는 매년 7~8월 환자 수가 다른 때보다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지난해에도 7월 8만9576명에 이어 8월 9만714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무더위에 따른 체력 저하가 면역력 저하를 일으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환자 증가에 따라 건강보험 진료비도 2014년 1260억원에서 지난해 1574억원으로 314억원이 늘었다. 연평균 5.7% 증가폭이다. 입원진료비는 2014년 322억원에서 2018년 474억원으로 연평균 10.1% 증가했고 외래는 369억원에서 459억원으로 연평균 5.6%, 약국은 569억원에서 642억원으로 연평균 3.0% 증가했다.

조정구 교수는 "우리 몸의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과로와 스트레스를 피하고 적당한 운동을 통해 체력을 유지해야 한다"며 "대상포진 예방백신은 50세 이상 혹은 면역력 저하가 있는 경우 접종 대상이 되는데 예방 효과가 있고 발생하더라도 증상이 경미하게 되며 신경통 진행 가능성을 감소시킨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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