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인사이트 6개월간 2만 6천여명 ‘체감 경제 심리’ 조사
소상공인 지출 계획, 무직/퇴직자 보다 낮아
경제활동 없는 학생, 소비지출 지수 높아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소비자 10명 중 4명 이상이 여행비를 비롯해 문화·오락·취미비, 외식비 지출 감소(40%대)를 전망했다. 자동차, 가전, 가구, 디지털기기 등 구입비 감소를 예상한 소비자 비중도 비슷했다.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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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이 다수인 ‘사업자’ 계층의 경우 소비심리는 최하위였다. 이들은 무직/퇴직자보다도 낮아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무 등 정부의 경제정책 한파를 피부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잇대는 젊은층 보다 60대 이상 고령층이, 성별로는 여성보다 남성의 소비심리가 낮았다. 

호남지역에 거주하는 소비자들의 소비 지출 전망은 낙관적이었으나 영남지역은 그렇지 않았다. 

소비자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 소비자동향연구소는 올해 1월~6월까지 매주 1000명, 매월 4000~50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체감경제심리를 조사했다. 6개월 간 2만 6천여명이 조사에 참여했으며 이들 중 절반은 향후 6개월 간의 소비지출에 대해 ‘비슷할 것’(평균 47.4%)으로 내다봤다. ‘줄어들 것’ 32.0%, ‘늘어날 것’ 20.6%이 뒤를 이었다.

(컨슈머인사이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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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지출 전망지수를 살펴보면 주거비는 103.2로 가장 높았고 의료/보건비가 101.4, 교통/통신비가 99.8로 1~3위를 차지했다. 모두 필수지출에 해당했다. 세 항목은 지출을 줄이기 어렵지만 크게 늘지도 않을 것으로 보인다. 

4~9위는 △교육비(88.1) △의류비(86.4) △내구재 구입비(83.8) △외식비(82.8) △문화/오락/취미비(82.7) △여행비(80.9)로 나타났다.

향후 6개월 간 위축 폭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된 부문은 여행비와 문화·오락·취미비, 외식비 등 기호성 지출이었다. 소비자들은 필수적인 지출이 아니라면 억제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내구제 구입비 또한 ‘줄어들 것’(39.2%)이 ‘늘어날 것’(19.8%)의 2배에 달했다. 의류비 지출 의향 또한 ‘줄어들 것’이 36.5%로 ‘늘어날 것’ 18.8%보다 높았다. 

직업별로 소비심리를 살펴봤을 때 소비지출 지수가 높은 집단은 소득활동과 가장 무관한 학생(100.7)으로 나타났다. 이어 정규직(93.0), 전업주부(87.2), 비정규직/일용직(87.1), 무직/퇴직(84.3) 순이었으며, 사업자는 79.3으로 가장 낮았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조사에서 사업자는 직원 수 4인 이하 소상공인이 전체의 87.8%였다”고 설명했다. 

소상공인들은 사업과 관련한 투자와 노력에 비해 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부정적인 심리가 낮은 소비지출을 내다본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무직/퇴직자보다 5p나 소비지출 전망이 낮았다. 

본업이 소득과 무관한 학생의 경우 소비지출 심리가 크면서도 지출 항목에서 의외의 특성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학생들은 본업과 관련된 △교육비 지출(97.3)은 가장 낮으면서도 교통/통신비(113.2), 주거비(109.6), 의료/보건비(102.7), 의류비(101.5), 문화/오락/취미비(101.5) 등은 컸다. 컨슈머인사이트는 “학생층의 불분명한 소득원과 지출, 소비의식에 대한 별도의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소비지출 전망 연령대별 평균은 △20대(100.7)가 가장 높았고, △30대(95.0) △40대(90.9) △50대(83.2) △ 60대 이상(77.2) 순이었다. 60대는 9개 항목 중 6개에서 초긴축 태세(지수 70 미만)를 갖고 있었다. 자녀 교육과 부모 봉양을 동시에 부담하는 ‘베이비부머’세대인 60대 이상 소비자들의 심리를 알 수 있다. 

성별에 따른 소비지출 심리 위축을 조사한 결과 남성(87.8)이 여성(92.1)보다 컸다. 물가 상승에 따른 위협보다는 소득유지, 확대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교육비를 제외한 전 항목에서 남성의 감축 의향은 여성보다 컸다. 유일하게 40대 남성의 교육비 지출 전망(101.0)은 전 계층에서 유일하게 의료/보건비(100.2)보다 높았는데 학령기 자녀를 둔 40대 남성의 교육열을 엿볼 수 있었다. 

소비지출에 가장 긍정적인 지역은 △광주/전남/전북(96.3)이었다. 타 지역 대비 5p 이상 높고, 가장 낮은 곳은 △부산/울산/경남(86.8)과 △대구/경북(87.0)이다. 호남은 영남 지역보다 긍정적으로 경기를 보고 있으며 낙관적인 소비지출 전망을 갖고 있다. △서울 90.4점 △인천/경기 90.2점 △대전/세종/충남/충북 89.8점 △강원/제주 89.6점으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경제불안과 소득감소를 예상하고 절약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을 언급했다. 

관계자는 “한-일 갈등에 따른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더해지면서 소비지출 성향은 내리막길로 치달을 수 있다”고 우려하며 여가산업에 이어 제조업계의 한파를 예상했다.

(컨슈머인사이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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