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에릭슨·삼성전자 각축 예상...트럼프 화웨이 봉쇄 여파

[우먼컨슈머= 노영조 기자] 트럼프 미 행정부의 중국 화웨이에 대한 거래 제한 등 무역봉쇄조치로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이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스페인바로셀로나에서 열린 MWC19에서 고객사들에게 자사 장비-네크워크 사업을 설명하고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스페인바로셀로나에서 열린 MWC19에서 고객사들에게 자사 장비-네크워크 사업을 설명하고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우리나라는 화웨이에 대한 수출이 줄어드는 반면 5G 장비를 중심으로 한 통신장비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글로벌 통신장비시장에서 한자리수 점유율로 5위권에 턱걸이하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절호의 찬스인 셈이다.

물론 기존 화웨이 몫을 삼성전자가 다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유럽국가들은 전통적으로 통신강국인 노키아, 에릭손 장비를 구매할 확률이 높다. 그들은 유럽 안마당에 한국 통신장비업체가 뛰어드는 것을 달가와하지 않는다. 이것은 이미 90년대부터 옛 LG정보통신이 장비 세일즈에서 애를 먹으며 경험한 바다.

화웨이 봉쇄는 단기간에 끝날 것같지 않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이 지난 26일 “우리는 단기 돌격전이 아닌 장기 지구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듯 장기전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런 회장은 화웨이의 반도체 자회사 하이실리콘을 매각하지 않은 것을 천만다행이라고 털어놓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화웨이에 대한 수출은 2017년 기준 51억 달러였다. 전체 대중국 수출은 연간 1500억달러 규모다. 미중 무역분쟁과 화웨에 대한 제재로 대중국 수출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지만 통신장비업체인 삼성전자는 최고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글로벌 장비시장 점유율은 조사기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이통장비시장 분석업체 델오로에 따르면 삼성전자 점유율은 지난해 6.6%에 그쳤다.

화웨이가 31%로 1위였고 이어 스웨덴의 에릭슨(29.2%), 핀란드 노키아(23.3%), 중국의 중싱통신(ZTE, 7.4%), 삼성전자 순이었다.

올들어 이런 순위에 변동이 일어나기시작했다.

미국이 이른바 안보동맹국인 ‘파이브아이즈’에 화웨이 제품 구매 배제를 촉구하면서다. 호주 뉴질랜드가 이미 화웨이 장비를 사용금지시켰고 일본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화웨이와 ZTE 장비를 배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소프트뱅크도 5월 하순 5G망 협력업체로 화웨이를 제외하고 노키아와 에릭손을 협력업체로 선정했다.

국내에서도 SKT과 KT가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를 장비업체로 정해놓은 상태다.

독일과 영국도 저울질을 하며 구매를 망설이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국내 이동통신 3사를 비롯해 미국 4대 전국 통신사업자 중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 3개 통신사와 5G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일본 주요 통신사업자와도 오는 9월 5G 시범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가 2020년까지 5G 장비 점유율 20%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 앞당겨질 이루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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