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365일 24시간 의무영업하는 편의점주 대상 근무환경실태 조사
시민 60% ‘(편의점)명절 자율휴무제 찬성’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서울 지역 내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 951명 중 80%가 명절 자율영업을 원했다. 시민 1000명 중 60%는 편의점 명절 자율휴무제를 찬성했다.

하지만 편의점주가 본사에 명절당일 휴업을 요청해도 '휴업 시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답변에 선뜻 쉴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시 소재 △이마트24 △세븐일레븐 △GS25 △미니스톱 △CU 등 5대 편의점 총 951명의 편의점주를 대상으로 근무시간, 휴식일 등 근무환경 실태를 조사하고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편의점 365일 24시간 의무영업에 대한 인식조사를 진행했다.

시민 모니터링요원은 편의점을 방문해 설문조사를 기본으로 추가 방문·전화 조사와 계약서 분석, 심층 인터뷰 등을 통해 구체적인 실태를 확인했다. 명절 자율영업제 시행 시 시민 불편이 야기될 수 있어 외부기관을 통해 시민인식에 대한 온라인 조사도 병행했다.

조사 결과 365일 24시간 점포를 운영하는 편의점주의 주당 노동시간은 65.7시간으로 일반 자영업자에 비해 주당 평균 17.4시간 이상 더 근무했다. 근무 중 식사시간은 평균 15.6분으로 나타났으며 월 평균 쉬는 날은 평균 2.4일로 2주당 1일 꼴이었다. 조사 대상의 37.9%는 “쉬는 날이 아예 없다”고 했다.

편의점주 10명 중 7명은 장시간 근무로 소화기질환, 디스크질환, 불면증 등의 건강이상을 보였다. 이들 10명 중 8명은 명절 자율영업을 원했다. 편의점 중 이마트24만 자율 영업시간제도를 시행하고 있었다.

편의점주의 가장 큰 부담 중 하나는 365일 24시간 의무영업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2.3%는 지난해 추석 영업을 했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중 93.1%는 심야영업을 하고 있었고 이중 62%는 심야영업을 중단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가맹사업법은 가맹점주에 대한 영업지역 침해를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편의점주는 영업지역 낸 본사가 신규 편의점 출점을 위해 동의서를 요구하면 이를 거부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시에서 진행한 시민 1,000명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시민 10명 중 7명이 심야 자율영업제에 찬성했으며 6명은 명절 자율휴무제에 찬성했다.

명절 자율휴무제 시행 시 불편할 것이라 답한 비율은 39.5%, 심야시간 자율휴무제 시행 시 불편할 것이라 답한 비율은 27.7%이다.

“자율휴무제 시행시 불편할 것”이라고 답한 시민들은 ‘명절당일·심야시간 순번제 영업’(72.7%), ‘편의점 영업시간 정보제공 앱 개발’(52.4%), ‘편의점 외부 ATM·자동판매기 설치’(35.4%)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편의점의 휴일·심야영업은 소비자에게 편의성을 제공하지만, 심야근무 인력 확보의 어려움, 점원과 점주의 건강권 침해 및 범죄 노출 등의 단점이 있다.

서울시는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를 통해 실태조사 결과 확인된 편의점주 근로환경 실태와 문제점에 대한 모범거래기준 수립·배포, 법령개정 건의 등을 통해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 밝혔다.

강태웅 서울시 경제진흥본부장은 “휴일, 심야영업은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주지만 영세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영업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편의점뿐만 아니라 자영업자 및 근로자의 휴식권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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