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소 전망...소비성향 높은 저소득층 구매력 커질 것

[우먼컨슈머 장은재 기자] 2018년 국내경제전망은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정책으로 새해 경기의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며, 사드사태에 따른 중국과의 긴장이 완화되면서 소비재 수출과 해외관광객의 국내소비가 늘어날 여지가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LG경제연구소는 새해 국내경제전망에서 세계경기가 내년에도 3%대 중반 수준의 호조를 지속하면서 수출도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음은 LG경제연구소가 예측한 2018년 국내경제전망 요지이다.

투자둔화로 내년 경제성장세 다소 둔화
 
2017년 우리 경기는 뚜렷한 회복세를 보인 바 있다. 경제성장은 반도체 산업이 주도하고 있는데 이는 공급구조조정과 4차산업혁명 기대라는 세계경기 회복 요인이 국내에 서는 반도체 산업을 통해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신산업 도래에 대한 기대로 저장매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반도체 산업 구조조정으로 공급이 제한된 점이 반도체 가격을 급등시켰고 설비확장 필요성을 높인 것이다. 설비확장을 통해 늘어난 공급능력을 바탕으로 2018년에 생산물량이 늘어나면서 반도체 부문이 상반기까지는 국내경기상승을 이끌어가는 주요인이 될 것이다.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정책도 경기의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 효과에 대해 논란이 있지만 정부가 재정확장에 나서는 데다 늘어난 복지수혜의 상당 부분이 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에게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고용이 개선되 고, 최저임금 상승, 복지지출 확대 등에 따른 정부지원이 늘어나면서 민간소비는 경제성장률과 비슷한 수준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세계경기가 3%대 중반 수준의 호조를 지속하면서 수출도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가저하로 수출금액 증가율은 낮아질 것이지만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수출물 량은 견조한 증가세가 예상된다. 사드사태에 따른 중국과의 긴장이 완화되면서 소비재 수출과 해외관광객의 국내소비가 늘어날 여지가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측면이다.

그러나 건설투자와 설비투자 증가세는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수년간 분양되었던 건설물량들이 준공 되는 반면 신규 수주물량은 줄어들면서 건설투자 증가율을 떨어뜨릴 것이다. 정부의 SOC 예산 감소로 토목건설 부진까지 겹치면서 건설투자는 연간 제로성장에 머물 전망이다. 설비투자가 내년에도 대규모로 집행되겠지만 올해 워낙 큰 폭으로 늘어난 점을 감안할 때 2018년 성장에 기여할 부분은 크지 않다. 지난해 투자의 성장기여율이 70%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할때 투자둔화에 따른 성장세 저하는 불가피할 것이다. 특히 하반기 이후 반도체 산업의 공급증가가 가격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실질국민소득 증가세가 낮아지고 투자 둔화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2018년 경제는 상고하저 흐름을 나타낼 전망이다. 경제성 장률은 2.8%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 정책효과에 힘입어 점진적 회복 예상
 
2017년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과 북핵리스크, 사드사태 등이 소비심리 개선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소비는 다른 수요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진한 성장에 머물렀다. 다만 불확실성들이 점차 완화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소비지표들의 상승세가 높아지는 등 긍정적 신호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향후 소비활력은 점차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수익 개선이 내년 임금상승으로 이어질 것인데다 고용도 꾸준히 늘면서 가계의 실질구매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것이다. 유가상승이 멈추면서 교역조건이 개선되어 성장률보다 실질국민소득 증가율이 더 높을 것으로 보이는 점도 구매력 확대 요인이다.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정책 역시 수요부문 중 소비에 높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최저 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지만 정부가 소기업과 자영업의 임금보전을 위해 3조원 가량을 투입할 것으로 계획하고 있어 전체 근로소득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다. 전반적인 복지지출이 늘어나고 소득형평성이 강조되면서 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의 구매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시중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신 DTI, DSR 도입 등 금융규제가 확대되면서 가계가 신용을 늘리기 어려워진 점은 소비증가의 제약요인이다. 주택 등자산가격의 상승흐름도 멈추면서 자산효과에 의한 소비도 기대하기 어렵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2.8%에 달해 10 여년만에 경제성장률과 비슷한 수준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건설투자: 내년 하반기 감소세 전환
 
지난 5년간 평균 20% 내외의 높은 증가세를 보였던 주택건설투자는 크게 둔화될 전망이다. 이미 수주된 물량의 기성진척이 이루어지겠지만 신규 수주가 둔화되면서 완공되는 물량이 착공물량을 넘어서고 있다. 2018년과 2019년까지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주택 실수요가 상당부분 충족될 것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수요확 대가 빠르지 않을 것이다. 대출금리가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신DTI 적용 등 금융규제가 강화되면서 투자 목적의 수요 역시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공급확대와 수요둔화로 가격상승 기대가 낮아지면서 부동산 경기는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며 거래량 감소 추세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투자: 기저효과로 증가세 둔화
 
세계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반도체 경기 역시 당분간 상승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어 양호한 설비투자 흐름이 예상된다. 다만 지난해 투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 만큼 기저효과로 증가율은 크게 낮아질 것이다. 설비투자계획조사에 따르면 반도체업의 투자 계획은 예년에 비해 서는 높은 수준이지만 2017년 대비로는 감소할 것으로 집계되는 상황이다.

반도체 이외의 부문에서도 설비투자가 늘어날 여지가 크지 않다. 세계경기의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 되지만 2019년 이후의 전망은 밝지 않다. 기업실적 개선으로 투자 여력은 확대되었으나 금리인상 기조에 따라 기업 들의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되는 점도 투자를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소규모 기업을 중심으로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고 근로시간 단축 등정책불확실성이 투자 확대에 장애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내수소비 확대가 예상되지만 서비스 중심 성장으로 설비확장 필요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설비투자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자동차, 석유화학 부문을 제외하면 전체적인 가동률 저하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4.4%로 둔화될 전망이다.
 
수출: 회복세 이어지나 단가 상승 효과 사라져
 
WTO, IMF 등 국제기관들은 세계교역 물량 증가율을 2017년과 비슷한 4%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개도국 경제의 회복에 힘입어 교역증가세가 세계경제 성장률보다는 높겠지만 유럽 및 일본 성장세 둔화로 선진국의 수입수요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2018년 우리 수출의 물량증가세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설비가 크게 늘어난 반도체 부문에서 생산물량 확대가 본격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 등 통상 리스크가 다소 완화되면서 대중 최종재 수출도 호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지난해 4분기 들어 크게 상승한 원화가치는 수출경쟁력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원화절상은 1~2분기 정도의 시차를 두고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에 따라 올해 초에 가격경쟁력 저하효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FTA 재협상, 세탁기 등 주요 수출품목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등 미국 보호주의 강화는 우리 수출의 리스크 요인이다.

수출물량 증가가 완만하게 이루어지는 가운데 수출단가 상승세는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반도체의 생산물량 확대가 가격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해 하반기 이후부터는 수출단가가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유가상승 추세가 멈추면서 정유, 석유화학 부문에서도 단가상승 효과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관기준 수출증 가율은 6.8% 수준으로 올해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상품별로 보면 반도체가 수출증가를 주도하는 가운데 디스플레이의 경우 LCD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단가 하락추세가 지속되면서 수출증가세가 꺾일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 흑자는 올해와 비슷한 70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증가세 둔화로 상품수지 규모가 다소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나 중국과의 관계 개선으로 여행수지 적자가 줄어들 여지는 있다.
 
고용: 꾸준한 증가추세 유지
 
우리나라는 지난해  생산가능인구 감소시기에 접어들었지만 실물경기가 회복되면서 취업자 증가수가 2016년 수준을 넘어선 32만명에 달했다. 주택경기 호조로 건설업과 부동 산업 취업자수가 크게 늘었으며 수출확대로 제조업 취업 자수도 증가세를 보였다.

2018년에는 소비활력이 높아지고 한중간 사드 갈등이 완화 되면서 올해 부진했던 숙박, 음식 등 여가문화 관련 서비스 고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공무원 증원방침에 따라 공공부문 고용이 꾸준히 늘어나고 고령화로 보건 복지 부문의 인력수요 증가세도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부동산 경기가 둔화되고 건설투자가 제로성장에 머물면서 관련 부문의 고용수요는 크게 낮아질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 축소 정책이 근로조건 등 고용의 질을 개선시키겠지만 사업체의 비용 부담을 확대시켜 고용의 양적 측면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15세 이상 인구 감소추세가 올해보다 좀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당장 노동공급 축소에 따른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다. 노후대비가 부족한 베이비붐 은퇴연령층, 가계소득 부족으로 맞벌이에 나서는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상승여지가 높기 때문이다. 취업자 증가수는 27만명 수준을 기록해 고용증가세가 소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15세 이상 인구증가율이 낮아지는 점을 감안할 때 전체 고용률은 상승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다만 고용증가가 여성층과 은퇴연령층을 중심으로 이어지면서 고용률 상승에도 불구하고 청년실업 문제는 완화되기 어려울 것이다.
 
물가: 1%대 중반으로 인플레 진정
 
물가상승 요인은 내년 중 올해보다 소폭 높아질 것이다. 그동안 미진했던 소비증가세가 높아지면서 서비스 물가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저임금의 큰 폭 상승과 기업수익성 개선으로 임금상승률이 높아지면서 제품 및 서비스가격에 반영될 것이다. 다만 전반적인 경제성장세가 다소 둔화되는 데다 부동산 경기 둔화로 자산가격 및 전월세, 임대료 상승세가 낮아지는 점은 물가안정 요인이다. 국제유가가 50달러대 중반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원화도 평균적으로 절상되면서 수입물가 역시 상승하기 어려울 것이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내년에 다소 높아질 여지가 있지만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효과로 인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금리: 가계대출 환경 악화되는 가운데 상승세
 
한국은행은 1~2차례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경기 흐름, 특히 내수소비의 회복 강도와 건설투자의 위축 정도가 추가 금리 인상의 시기와 폭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상반기 경기 회복세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추가 금리 인상 시기가 하반기 이후로 늦추어질 가능성도 있다.

2017년 11월, 한국은행이 6년 반 만에 금리를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12월 미국이 금리를 추가 인상하면서 한국 기준금리(1.5%)와 미국 기준금리 범위(1.25~1.5%)의 상단이 같아졌다. 향후 예상되는 양국간 금리 인상 속도 차이를 감안할 경우 국내외금리 역전이 예상되지만 경상수지 흑자 및 외환보유고 규모 등을 감안하면 투자자금의 대규모 해외 이탈에 따른 자금시장 및 외환시장 위기 발생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글로벌 통화 긴축 움직임 속에서 일부 취약 신흥국의 금융위기가 현실화 되거나, 국내외 금리 역전으로 인한 자금 이탈 불안감이 북핵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맞물릴 경우,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일시적으로 시중금리가 상승하고 원화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신DTI, DSR 등 추가적인 대출 규제책들로 인해 가계부채 증가 세는 점차 둔화되겠지만, 가계가 직면하는 대출금리 수준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이 늦추어진다고 하더라도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지속, 금융기관들의 대출 태도 보수화 등으로 인해 가계의 대출 환경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AA- 등급 기준 회사채 수익률(3년물)은 2.9%로 높아질 전망이다.
 
국내환율 : 달러 약세 및 기준금리 인상으로 원화강세 예상
 
2018년에도 미달러화의 약세로 인해 원화 강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경기 호전과 금리상승을 배경으로 외국인 주식 및 채권투자자금이 순유입되면서 원화강세 기조를 유지시킬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환율은 평균 1,080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간 단기금리 역전이 예상되지만 금리차가 0.25~ 0.5%p로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자본유출이 대규모로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 또한 현재 우리나라 중장기 금리는 미국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어 향후 미국의 단기금리 인상 폭이 더 크더라도 금리차 역전이 중장기금리로까지 확산되지는 않을 수도 있다. 과거 2000년대 중반에도 미국의 정책금리가 우리나라 정책금리보다 높아진 시기가 있었으나 원화는 강세를 보였으며 중장기 금리는 우리나라가 더 높게 유지되었다.

2018년에도 북한리스크가 원화환율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북한리스크가 불거지는 시점에 일시적으로 원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나 그간의 학습효 과를 감안하면 원화 약세 폭이 커지거나 기간이 길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저작권자 © 우먼컨슈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