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에 애태우는 정부...LG 1만명 채용 화답

[우먼컨슈머 노영조 기자] LG는 매우 보수적인 그룹이다. 또 재계 서열 1위도 아니어서 재계를 대표해 선봉에 서는 일이 좀처럼 없었다.

기업 경영도 마찬가지다. 묵묵히 해온 일을 성실히 해나간다. 그래서 새로운 사업에 뛰어드는 일도 없다.

90년대 초 통신업 신규사업자 선정때 참여해 삼성과 현대를 견제해야한다는 분위기 속에서 이동통신 사업권(LG유플러스)을 따낸 것이 20여년내 유일하다. 이후 신규 사업진출이 없다고 할 정도다.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2015년 제정된 LG 의인상을 시상하고있는 것처럼 드러내지 않고 제 역할을 하자는 게 전통인 듯 싶다.

LG스마폰 10분기 연속 적자라든가 LG유플러스의 만년 3등을 그런 그룹의 컬러와 연결짓는 해석하는 시각이 있다.

자중하던 LG가 문재인 정부들어 정부 정책에 적극 호응하는 듯한 행보를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LG는 현재 그룹 사업과 관련 현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오너 일가가 형사사건에 연루돼있는 것도 아니다. 정부와 어쩌면 무해무득한 관계라고 할 수 있다.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까지 갖다놓고 청년 취업에 관심을 쏟지만 청년 실업률은 오히려 놓아가는 현실이 안타까워서 그러는 것은 아닐 것이다.

연합뉴스TV 캡처
김동연 부총리(왼쪽)와 구본준 LG부회장 (연합뉴스TV 캡처)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첫 대기업 방문 회사로 LG를 찾은 것을 놓고도 말들이 나온다.

김 부총리는 “협력업체 상생에서 모범이 되는 기업”이라며 첫 대기업 방문지로 12일 서울 여의도 LG그룹 본사를 방문했다.

김 부총리를 맞은 LG그룹은 내년 국내에 19조원을 신규 투자하고 1만명을 고용하겠다고 화답했다. 일자리 확대와 대·중소기업 상생, 혁신성장을 주요 경제정책 기조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와 LG가 호흡을 맞추는 움직임이다.

부총리와 대기업 간의 첫 소통인 이번 간담회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한다. 김 부총리는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민관 협력,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눌 생각”이라며 “정부가 중점 추진하고 있는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은 공정경제 기반 위에서 실현가능하다”고 말했다.

LG그룹은 내년 중 미래 먹거리 발굴과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보다 8.0% 늘어난 19조원을 국내에 신규 투자키로 했다. 이 가운데 LG가 새로운 먹거리로 공을 들이는 전기차 부품, 자율주행 센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의 혁신성장 분야에 50% 이상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내년에 올해보다 10%가량 늘어난 1만명 규모의 인력을 신규 채용하고, LG그룹 협력사를 대상으로 8581억원의 무이자·저금리 직간접 대출을 운용하기로 했다.

청년 일자리 창출에 목을 매다시피한 문 정부에게는 가뭄에 단비와 같은 말이다.

간담회에서 LG 측은 2·3차 협력사로의 상생협력 확산 노력이 1차 협력사에 부당한 경영 간섭으로 비치지 않도록 정부에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긍정적으로 검토키로 했다.

또 미국의 세탁기 및 태양전지 긴급수입제한 조치(세이프가드)와 관련해 국내 기업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정부와 관련 기업이 긴밀히 공동대응키로 했다.

정부와 LG, 손발이 척척 맞았다.

구본준 LG 부회장은 “LG는 혁신성장에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려 한다”며 “협력사들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기술과 인프라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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