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소비시장에도 '힐링(Healing·치유)' 바람이 거세다.
 
코트라(사장 오영호)가 주요 15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해 5일 발표한 '불황을 뚫은 세계시장 대박상품' 보고서에 따르면, 스포츠·레저용품, 친환경·웰빙 제품, 미용 제품에 대한 소비가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런닝화 등 생활스포츠 용품 인기
 
요즘 특수를 누리고 있는 품목은 생활스포츠 용품.
고가 스포츠용품 대신 부담 없는 생활스포츠 용품인 런닝화나 자전거 판매량이 많아지고 있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20대를 중심으로 건강관리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조깅을 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런닝화 판매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아디다스(Adidas)의 런닝장비 연매출액은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9%, 13%가 늘었고 아식스(Asics)는 경제위기를 맞은 유럽에서만 올해 1분기 매출액이 6%나 성장했다.
 
◇유기농 식품·건강음료 절찬리 판매
 
힐링 바람을 타고 친환경·웰빙 제품 소비도 증가세다. 경기 불황 초기 친환경·웰빙 제품 소비가 주춤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미국과 프랑스에서는 지난해 유기농 식품 시장이 10% 가까이 성장했고, 네덜란드에서는 고가 유기농 식품을 직접 재배할 수 있는 홈가드닝 세트가 인기다. 일본에서는 칼로리가 제로(zero)면서 지방흡수를 억제하는 건강음료 기린(Kirin)의 메츠콜라가 발매 2주 만에 연간 판매 목표인 100만 케이스를 돌파했다. 
 
한국산 친환경·웰빙 제품도 덩달아 인기몰이 중이다.
 
OKF사(社)는 유기농 알로에 음료수에 대해 미(美) 농무부(USDA)의 유기농 인증을 획득, 홀푸드(Whole Foods), 트레이드조(Trader Joe's) 등의 유기농 식품 전문판매점에서 월그린(Walgreen), 수퍼밸류(Supervalu), 씨브이에스(CVS) 등 대형유통망으로 공급처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OKF사 관계자는 "1년 전 처음 납품을 시작한 Supervalue에는 납품량이 계속 증가해 올해에는 약 200 컨테이너가 납품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는 일부 품목만 한정해 납품하고 있으나 점차 품목수를 늘릴 예정으로 앞으로 더 큰 판매 신장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산 원액기도 중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식품관련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웰빙 열풍이 불면서 과일과 야채를 원액으로 짜내는 원액기에 수요가 몰린 것이다.
 
휴롬 원액기는 중국 최대 가전제품 온라인 마켓 360buy에서만 7월 한 달 매출액이 100만 위안(약 1억8천만원)을 기록하며, 주서기·믹서기 부문 판매 2위를 차지했다. 
 
◇립스틱 효과로 화장품 불티
 
화장품, 미용기기 등 미용관련 제품도 소비가 늘고 있다. 특히 '립스틱 효과(싼 값으로 사치욕구를 충족하려는 심리)'로 인해 화장품과 네일아트 제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소비재 시장 규모가 3.4% 감소한 가운데서도 화장품 시장은 4.4% 성장했고, 폴란드에서는 올해 네일 아트샵 매출액이 전년 대비 50% 증가할 전망이다. 
 
덕분에 국내 화장품 업계의 수출도 늘었다. 지난해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은 불황 가운데서도 전년 대비 34.8% 증가한 8억5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방 천연성분 기능성 화장품을 수출하는 아마르떼는 천연성분을 사용했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한류스타 비스트를 광고모델로 기용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일본에 138만 달러를 수출한데 이어 올해 1천500만 달러까지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배창헌 코트라 글로벌정보본부 본부장은 "불황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있기 마련인 틈새시장을 찾는다면, 불황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우리 기업들도 면밀한 해외시장 모니터링을 통해 상품개발 단계부터 발 빠르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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