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강기경 농촌진흥청 기후변화생태과장

 

앞날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이런 두려움에서 벗어나고자 종교에 의지하기도 하고, 과학기술의 힘이 우리를 자유롭게 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기도 한다. 앞날을 미리 내다 볼 수 있는 예지력을 가졌다면 이런 두려움조차 없겠지만, 불행히도 우리는 미래를 정확히 가늠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 따라서 우리는 과거의 흐름에 비추어 미래를 예측하거나 미래에 대한 꿈을 그리며 자연스레 미래의 상황에 대비해보곤 하는 것이다. 
 
최근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이상기후 현상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도 그러하다.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이상기후를 미래에 대입시켜봤더니 이로 인해 벌어질 일들이 어마어마하다. 이에 이상기상에 대응하기 위해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만들고,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라 사회 모든 분야에 걸쳐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특히 기상에 가장 민감한 농업이 받게 되는 타격이 큰 만큼 식량생산에 위기가 생기는 것 또한 예외일 수 없다. 
 
인류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충분한 식량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식량을 비롯해 그 밖의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전쟁도 서슴지 않았다. 한편으론 충분한 식량을 확보하기 위한 자연과의 싸움이었다. 인간은 자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더러는 순응하고 더러는 미리 준비함으로써 다가올 위기를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한 의식의 발로에서 우리는 미래의 기후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기상청이 발표한 새로운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온상승은 이전에 예측한 것보다 더 가파르게 상승해 2050년 3.2℃, 2100년엔 6.0℃까지 상승하며, 강수량도 2050년 약 15.6%, 2100년엔 20.4%가 증가한다고 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우리가 겪은 이상기후 현상으로 인한 각종 기상재해만 보더라도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갖기에 충분하다. 특히 인구에 비해 농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70% 이상의 식량을 수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에 비춰 봤을 때, 이상기후로 인한 식량생산이 위축된다고 가정한다면 우리에게 다가올 식량위기는 먼 미래의 일만이 아니다. 
 
이러한 걱정과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미래의 기후변화와 그것이 우리에게 가져올 변화에 주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농업부문에서도 기후변화가 가져올 변화에 대해 주목하고 이를 정확히 예측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미래의 상황 변화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야말로 최소의 비용으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방법이며, 지금 우리가 가장 시급히 해야 할 일이다. 기후변화와 관련된 다양한 R&D를 시도하고, 정부 역시 점차적으로 투자를 확대하면서 기후변화 대응 시스템 구축에 힘쓰고 있다. 
 
지속가능한 인류의 발전과 번영을 위해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원인,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노력은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절대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더불어 미래 기후변화와 이것이 가져올 변화에 대한 이해는 우리의 미래세대를 구하는 길임을 인식해야 한다. 인간의 지혜로 자연재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더해져 지금의 인류가 크게 번영을 누리고 있듯이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미래 농업발전을 이끌어 농업이 미래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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