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3총사, 호실적 vs '한 방 부족한' 현대차 3인방 시총 하락

▲ (왼쪽)최태원 SK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 회장

 

[우먼컨슈머 노영조 기자] “어떤 사람들은 뛰고/ 어떤 사람들은 기어가네/ 앞으로 향한 길이 있는가하면 뒤로 가는 길도 있다네...“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나오는 요즈음, 새삼 1960년말 유행했던 팝 가수겸 영화배우 글렌 캠벨의 ‘타임(Time)'이란 노래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특히 SK그룹과 현대자동차 그룹의 대조적인 경영실적과 행보와 관련해서다. 그의 노래는 유행하던 때로부터 50여년 후 우리나라 업계의 판세를 예견한 듯 보인다.

음악의 템포로 치면 SK가 빠른 속도로 가는 ‘알레그로’라면 현대차는 걷는다는 이탈리아어 ‘안다레’에서 유래한 ‘안단테’ 속도로 움직인다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와 함께 우리나라 반도체업체를 대표하는 SK하이닉스는 1분기 영업이익이 2조4676억원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비수기에 이 정도 이익을 냈으니 올 연간 이익이 10조원 시대를 열 것이라는 예측이 나올만하다.

종전 최대치였던 2014년 4분기(1조6671억원)보다 80000억원이 많다.물론 10조원에 육박하는 흑자실적을 낸 삼성전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기록적인 성과다. 삼성도 반도체만 따진다면 6조3000여억원이다.

SK는 최태원 그룹 회장이 도시바 반도체 사업을 인수하기 위해 일본 현지로 출장을 가 진두지휘하고 있지만 취약하다는 낸드 플래시 부문 경쟁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낸드 시장 5위에서 2위로 도약하기위해 도시바를 M&A하겠다는 의지를 볼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 중 10나노 D램과 함께 4세대 72단 낸드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파운드리 사업을 분사해 비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청주 M8라인과 합친다는 것이다.

파운드리는 특성상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를 갖춰야하기 때문에 의사결정이 빨라야 하기때문이다.

SK그룹의 종가 격인 SK텔레콤도 국내 이통시장의 포화상태임에도 1분기 중 91만명이 늘어 가입자는 2983명에 달해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특히 LTE 가입자가 전체의 70%이상을 차지한다. 1분기영업이익과 매출도 소폭이지만 증가했다.

SK텔레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도 IPTV부문 매출이 20% 이상 늘어나면서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SKT는 자체개발 인공지능(AI)을 자율주행차에 탑재해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자율주행차는 신호를 빠르게 송수신하는 게 필수적인데 이런 점에서 5G가 제공하는 빠른 반응 속도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축적한만큼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을 상당수준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SK케미칼이 다국적제약사 CSL과 함께 개발한 바이오신약(혈우병질환) ‘앱스틸라’가 미국 시장에 이어 최근 호주시장에서도 판매허가를 받는등 바이오제약도 결실을 맺고 있다.

SK이노베이션도 1분기 실적 호전에 힘입어 주가가 27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SK 3총사 격인 텔레콤, 하이닉스, 이노베이션의 1분기 영업이익은 4조원에 육박해 시가총액도 현대차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계열 상장사 11곳의 시총이 2015년 말 108조1400억원에서 지난 21일 기준 96조23억원으로 11%(11조9100억원) 줄면서 3위로 밀렸다.

그룹을 지탱하는 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기아자동차의 시총이 모두 하락한 탓이다.

현대차는 1분기 매출이 23조36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8%감소한 1조2508억원에 그쳤다. 역대 최저수준이다. 국내시장에서는 선방했지만 중국에서 판매가 반토막났기 때문이다.

중국의 사드보복에 대한 마땅한 대책이 없어 올 실적도 어두운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내다본다.

여기에 최근 세타2 엔진의 대규모 리콜도 악재다.글로벌 시장에서 150여만대를 리콜하기로 해 2000억원의 비용 발생에도 이미지도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보면 차세대 친화경차에 대한 비전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젠 디자인과 성능만을 가지고는 글로벌 시장을 리드하기는 커녕 지키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현대차도 2021년까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을 완료하고 차세대 전기차에 적용한다는 계획이 있다.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를 28종 이상 출시할 예정이다.

플랫폼은 파워트레인, 차체, 서스펜션 등 자동차 핵심 요소의 조합을 말한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까지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를 28종 이상 출시할 예정이다. 이들 대부분은 내연기관 자동차나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 다른 친환경차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개발된다.

친환경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아이오닉’을 통해 친환경차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올렸지만 글로벌 메이커들과 비교하면 아직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 우먼컨슈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