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 캠페인 개최....대선후보 4명도 참석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등 25개 시민사회단체가 "국민이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 달라"며 '국민 안전 우선 캠페인'을 진행했다.

25개 시민사회단체는 5월 9일 치러질 대선을 앞두고 4월 13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캠페인을 통해 대선 후보자들에게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행사에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민중연합당 김선동 대선후보가 참석 "안전한 나라 만들것"이라며 약속문에 서명했다. 

(대선후보 행사 발언 관련기사
http://www.womanc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482)

▲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 가족 모임 등 25개 시민,사회 단체가 13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는 내용의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들은 안전 우선 과제 10개를 선정해 대선후보들에게 전달하고 각 후보들의 안전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로 폐를 이식한 안은주 씨가 마이크를 잡고 발언하는 모습 <사진= 김아름내>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경우, 올해 2월말 5,463명에 이르는 피해가 접수됐다.

잠재적 피해규모만해도 수십만에서 수백만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구제는 더디고 제한적인 상황이다.

가해기업에 대한 처벌은 과실치사상, 표시광고위반 등 징역 7년에 그쳤다.

이에 가습기살균제피해자모임은 “강력한 기업 규제가 없는 한 제2, 제3의 참사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강력한 징벌제를 통해 재발방지 효과를 가져야한다”며 “집단적인 소비자 피해 발생 시 대표 소송으로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는 집단소송법 제도도 마련돼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중대재해 원인제공자가 정부, 기업일 경우 피해자가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독립적인 조사기관 신설도 요청했으며 모든 정보가 피해자에게 제공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사업장에서 취급하는 화학물질은 노동자와 주민에게 공개하고 화학제품의 성분, 안전에 대한 정보 또한 소비자에게도 공개돼야한다는 입장이다.

가습기살균체 참사를 일으킨 기업들은 제품에 어떤 독성물질이 사용됐는지 확인하지 않았다.

가피모에 따르면 2013년 정부는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을 제정하면서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을 것처럼 했으나 그렇지는 않았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화평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가피모는 “제품으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은 독성을 확인하지 않는 성분을 함부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살생물질이나 생활화학제품은 물론 모든 산업용제품까지 이 원칙을 적용해 노동자와 주민과 소비자 모두 안전한 나라가 돼야한다”고 밝혔다.

한편 25개 시민사회 단체는 △안전사고 피해자 구제 권리 강화 △화학물질 알권리 보장과 독성 평가 없는 화학물질 사용과 유통 금지외에도 △시민·노동자의 생명·안전 기본권 보장 △생명·안전관리 국가 조직체계 개혁 및 시민·노동자 참여구조 마련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 △안전규제 완화 중단 및 적폐청산 △생명·안전 관리 감독강화 및 안정된 일자리 확보 △위험의 외주화 금지 및 원청 책임강화 △지진위험 지역 원전중단 및 탈핵 에너지 전환 △대중교통 안전성 강화 등 10 과제를 대선 후보에 전달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모임 강찬호 대표는 “가습기살균제는 안방의 세월호 사건이다. 아이들이 엄마 품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런 일들이 더 이상 발생되지 않도록 후보님께서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로 폐를 이식한 안은주 씨는 “다시는 대한민국에서 화학물질로 인해서 가정파괴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저는 다행히 남편과 애들이 저를 지키고 있지만 가습기살균제피해자 중에 이혼하신 분이 20%이상 된다. 우리나라에서 화학물질로 가정파탄이 일어나지 않게 꼭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4.16가족협의회 홍영미 씨(재욱 엄마)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8반 재욱엄마다. 피해자 목소리, 시민들의 목소리, 광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4.16가족협의회 최순화(창현 엄마)씨는 “단원고 희생자 2학년 5반 이창현군의 엄마다. 피해자들이 나오지 않도록 참사에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재발방지를 우선하는 정책을 펼쳐달라”고 했다.

삼성반도체공장 산재희생자 고 황유미씨 아버지 황상기씨는 “제 딸은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가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저는 유미가 죽고 절망적인 시간을 보냈다. 저뿐만 아니라 투병하는 모든 분들이 생계비와 치료비로 고통받고 있다. 삼성은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노동자의 안전에 대한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면 죽음의 행렬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황상기 씨는 “책임 안지는 삼성을 바꿔야하고 정부도 삼성이 노동법을 잘 지키고 있는지 감독해야한다”고 덧붙였다.

▲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 가족 모임 등 25개 시민,사회 단체가 13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는 내용의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들은 안전 우선 과제 10개를 선정해 대선후보들에게 전달하고 각 후보들의 안전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김운성, 김서경 작가가제작한 생명안전의 눈 앞에 높인 국민안전 약속 서약서 <사진= 김아름내>

 

소녀상을 제작한 김운성·김서경 작가는 ‘생명존중의 안전사회’염원을 담아 ‘생명안전의 눈’을 만들었다. 

이날 캠페인 주최는 가습기 피해자와 가족모임, 함께 하는 시민행동, 안전사회 시민네트워크(준)며, 416가족협의회, 416연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및 가족 모임, 공공교통네트워크, 노동건강연대, 두레 생협, 민주노총,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반올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아이쿱 생협, 안전사회 시민연대, 안전사회 시민네트워크, 일과 건강,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중대재해기업처법법 제정연대, 참여연대,  한국 YMCA 전국연맹, 함께하는 시민행동, 핵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 화학물질 감시네트워크, 환경보건시민센터, 환경운동연합이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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