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 군림하던 시절 지나갔다...화이자도 셀트리온 약 판매

[우먼컨슈머 노영조 기자] 스위스계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는 콘택트 렌즈 등 안과 관련 제품에서 높은 기술력을 갖춘 제약사 알콘을 40조원 이상에 인수하면서 화이자를 제치고 글로벌 1위 제약사 반열에 올랐다.
 

▲ 일양약품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

 

노바티스는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한 품목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4조원의 매출을 올린다. 국내에도 3개 다국적사 치료제가 들어왔지만 글리벡이 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했다.

독과점을 즐기던 노바티스가 중견 제약사 일양약품의 일격을 받아 국내시장에서 힘이 빠졌다.일양약품이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 개발에 성공, 2012년 2차 치료제허가를 받은 데 이어 2015년 1차 치료제 허가까지 획득해 2016년 초부터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하자 노바티스는 타격을 입었다. 슈펙트가 강력한 대체약제로 떠오른 것이다.

글리벡은 약값이 너무 비싸 건강보험재정을 축낸다는 원성을 들어왔으나 노바티스는 요지부동이었다. 그동안 매년 850억원 이상을 약값으로 건보재정에서 받아갔다.

 

 

독과점의 호시절이 지난 노바티스는 26억원 규모의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 조사를 받고 처분을 기다리는 중이다. 세계1위의 다국적제약사가 불법 리베이트로 물의를 일으키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매출과 수익이 줄자 국내 제약사들도 꺼려하는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등 불법행위를 마다하지 않은 것이다.

이처럼 국내 제약시장이 더 이상 다국적 제약사들의 뒷마당 놀이터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여러 가지 증표들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가 이제 그들이 수십년간 특허와 독점판매권을 무기로 쥐락펴락해온 제약 식민지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셀트리온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미국 상품명 인플렉트라)의 미국 판매는 화이자가 맡아 미국에서 출시했다.

우리나라는 이제 다국적 제약사의 의약품을 들여다 팔아 매출을 올리던 제약산업의 변방이 아닌 것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공격적인 투자로 이미 5개의 항체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브렌시스’는 지난 1월 유럽 EMA 승인을 얻었으며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도 임상3상을 끝내고 작년 3월 유럽 EMA에 허가 신청을 해 놓은 상황이다.

다국적사들이 국내에만 들어오면 법규를 가볍게 여겨 쉽게 위반하기 일쑤다.

바이엘코리아, UCB제약, 한국와이어스, 한국입센, 옥시레킷벤키저, 노보노디스크 등 6개 다국적 제약사들은 변질된 제품을 수입하거나 보건당국이 공고하지 않은 제조공장에서 만든 원료의약품을 사용하는 등 법규 위반으로 판매업무 또는 수입업무 정지처분을 받기도 했다.

바이엘은 세계 150여개국에 300여개 이상의 자회사와 100여곳의 제조시설을 갖추고있는 대표적 다국적 제약사다. 바이엘은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도 독일 최고의 화학-제약사로 평가받았으며 지속가능한 최우수 기업으로 꼽힌 터라 오만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기술적으로 법망을 피해가는 다국적사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야한다는 소리도 나온다. 또 특허를 보유한 다국적사들의 방해행위를 철저히 감시해야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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