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직 활성화와 일자리정보 인프라 구축

[우먼컨슈머 장은재 기자]
 
메이커 운동 활성화 

 
상상력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제품을 스스로 구상하고 조립·개발 하는 사람이나 단체를 메이커 (maker) 라고 하고, 그들이 일상에서 창의적 만들기를 실천하고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나누고 공유하려는 사회적 움직임을 ‘메이커 운동 (maker movement) ’이라고 한다.

초근 시제품 제작과 창업이 용이해지면서 소규모 개인 제조 창업이 확산 되고 있으며, 각국 정부에서도 메이커들을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150여 개의 학교와 각 주 공립 도서관 등에 3D 프린터와 레이저커터 같은 디지털 제작 도구가 갖춰진 ‘메이커 스페이스’를 만들었다. 2014년 6월, 백악관에서 열린 메이커들의 축제인 메이커 페어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의 DIY’가 ‘내일의 Made in America’가 된다고 말했으며, 제조업의 기초로서 메이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메이커들이 3D 프린터와 오픈소스를 활용한 하드웨어 스타트업 붐을 이끌어냈다. 
 
창직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2016년 한국고용정보원에 의하면, 국내 직업 수는 1만1,440개인데 비해 일본과 미국의 직업은 각각 2만 5,000개와 3만여 개로 많다.

이러한 차이는 직업이 상대적으로 세분화되어 있고 국내에 없는 새로운 직업이 존재하기 때문으로, 국내에 아직 창직의 여유가 많이 있음을 유추해볼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이 산업을 이끌어내고, 새로운 직업군을 만들어낸다. 고용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직업을 만드는 창직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먼저, 미래에 나타날 수 있는 직업 수요를 발굴하고 관련 인력 양성 등을 통해 이를 직업으로 구체화해 종사자를 늘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향후 시장에서 나타날 미래 제품과 서비스 수요, 그리고 이에 따른 노동 수요를 예측하고, 이에 따른 육성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또 무엇보다 정확한 예측이 기반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예측은 매우 어려울 수 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술의 진보는 그 폭과 깊이를 가늠할 수 없으며, 직업에 대한 육성 정책을 시장에 발표함과 동시에 정보의 왜곡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위험성을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면 보다 균형적이면서 정책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미래 유망 직업에 대한 지원 및 인력 양성과 같은 포지티브한 접근과 함께 미래 직업의 출현과 고용 증가를 저해하는 제도를 개선하는 네거티브한 접근이 함께 실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네거티브 접근의 예로써, 기술 진보로 인해 직업에서 수행할 수 있는 직무의 성격에 변화가 일어났을 때, 이를 적절히 반영하여 직업과 직무에 관련된 자격·면허 등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이를 통해서 인공지능 등의 기술 혁신 결과 물이 보다 넓은 범위의 직업 종사자에게 새로운 소득 창출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만약 의료 관련 직업 면허 제도를 정비해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의 보조를 받는 간호사가 더 넓은 범위의 의료 행위를 할수 있도록 허용하거나 의사와 간호사의 중간쯤에 해당하는 의료 행위가 가능한 직업군의 발생을 허용한다면 기술 진보로 인한 양질의 일자리를 더욱 늘릴 수 있을 것이다. 

▲ <출처 미래부,'10년 후 대한민국, 미래 일자리의 길을 찾다’보고서>

 

 
통합 미래 일자리 정보 인프라 구축  

미래에는 질적인 측면에서의 정보 제공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국내외 네트 워크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연계하고, 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제공하는 인프라 재확립이 요구될 것으로 예상된다. 

질적인 정보와 보다 복합적 분석이 가능해진 정보 인프라가 글로벌 시장으로까지 확대되어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인재를 채용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한 국가에 한정되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지속적인 수요를 파악하고 그에 맞춰 채용 및 유지 전략을 조정하는 방식을 통해 조직의 인적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신뢰 기반 일자리 매칭 플랫폼 구축 
 
일자리 매칭 프로세스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플랫폼은 일자리 통합 정보 인프라의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최근 모바일 기술 및 IT 인프라를 통해 필요한 인력을 적재적소에 매칭시키는 ‘온디맨드 (on-demand) ’ 형태의 구직 플랫폼이 구직자를 위한 경력 매치 메이킹 시스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물리적·조직적 경계가 무너지면서 업무관리 방식이 유연하게 변화했고,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독립적인 전문가와 프리랜서들이 장소의 제약 없이 원거리에서 연결되어 협력하는 비즈니스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링크 드인’은 2003년 설립된 미국 기업으로, 구인·구직 서비스에 SNS 기능을 합쳐 비즈니스 인맥에 집중한 소셜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직자는 자신의 경력 및 프로파일을 링크드인을 통해 공개할 수 있고 구인자는 공개된 회원의 정보를 열람할 수 있어, 쌍방향의 커리어 매칭을 가능케 한다.

다만, 한국의 경우 연고에 의한 강한 연결성이 구직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아, 미국 등과 달리 링크드인의 성공이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한국적 특성을 반영하는 대안으로 명성이나 사회적 영향력을 관리하고 신뢰할 수 있는 평판 플랫폼을 구축하고, 구직·구인과 연계하여 활용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한, 일자리 관련된 통합 정보 인프라에서 분석되는 다양한 질적 자료와 일자리 매칭 플랫폼을 연계한다면, 인재를 원하는 기업, 인재를 공급하는 교육기관, 그리고 개인이 모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교육 공급자의 입장에서는 일자리 매칭 플랫폼에서 생성되는 정보를 활용하여 기업이 요구하는 다원적·복합적인 역량을 갖춘 인력들을 길러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 예측 기능의 강화 
 
미래의 일자리 환경은 새로운 직업이 빠르게 생성되는 반면, 기존 직업이 소멸될 것이다. 또한, 개인은 경력 기간 동안 필요할 때마다 적절한 일자리를 구하여 일하게 됨에 따라 보다 자유롭게 시간 활용을 할 수 있게 되며, 이 같은 행동을 기반으로 일자리를 구하는 개인과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 개인의 역량을 키워주는 교육 훈련 공급자 등 관계자 간의 이해관계는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빠른 변화 주기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일자리에 대한 미래 예측 기능이 필수이다.

일자리에 대한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요인간의 관계를 고려해 기술 예측, 직업 변동 예측, 고용 전망의 세 영역에 대한 통합적 예측이 우선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 직업 변동, 고용 등 세 분야에 대한 지속적 모니터링을 통해 빅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분석하여 미래 변화 방향을 추정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이러한 일자리 예측 기능이 강화되면, 청소년이나 구직자들은 새롭게 부상할 직업과 직업 세계의 변화 등에 대해 빠른 파악이 가능 하게 될 것이다. 또한, 개인에게 알맞은 맞춤형 진로 설정을 통해 전문성과 역량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경력을 쌓는 하이브리드 경력 지원 활성화 
 
다양한 전문성을 지닌 노동자가 다양한 직업 활동을 병행하는 것을 ‘하이브리드 경력’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직업을 선택하는 이유는 더 많은 수입을 얻기 위해서 또는 풀타임으로 일하기 쉽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또는 경기변동 등의 요인에 따라 필요 인원을 간헐적으로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과정에서 하이브리드 경력활동이 발생할 수도 있다. 형태별로는 두 개의 조직에서 고용되어 정규직 혹은 비정규직으로 겸직하는 것일 수도 있고, 하나의 직업을 가진 상태에서 프리랜서 활동을 겸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다양한 프리랜서 활동을 동시에 수행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유형의 노동자들은 실제로 이미 많은 경제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근무시간 유동제와 겸직 등에 따른 통계가 없어 정확한 실태를 알기는 어렵지만, 해외의 사례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 전체 노동 인구의 10%에 해당하는 250 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본래의 직업 외 과외로 경제활동을 했고, 이들 중 58만 8,000여 명이 자영업자들이었으며, 과외의 활동을 한 자영업자들이 본업만 한 자영업자들에 비해 월평균 2,070유로를 더 벌었다. 프리랜서도 복수의 활동을 하는 프리랜서가 더 많은 소득을 얻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러한 하이브리드 경력이 활성화되고 정착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왜냐하면 여러 개의 직업 활동을 동시에 수행하면 낮은 소속감과 연대의식을 갖게 되고, 상시적 경쟁 상태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보장 제도에 대한 문제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근로자를 보호하는 제도는 주로 하나의 기업에 채용된 정규직 중심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관련된 행정 과정도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하이브리드 경력의 가치를 인정하고 사회적으로 이를 활용 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과 기업 모두 하이브리드 경력 및 활동을 인정하는 정책 수립과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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