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서울시가 서울대학교 인권센터와 함께 ‘위안부’ 피해자 10인의 증언과 미국, 태국 현지조사를 통해 발굴한 역사적 입증자료를 총망라한 사례집 ‘문서와 사진, 증언으로 보는 위안부 이야기’를 발간했다.

시에서 추진하는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관리 사업’의 하나다.

▲ 김소란(가명)의 심문카드(좌), 포로심문보고서(우)-美 국립문서기록관리청에서 발굴 <제공 서울시>

 

1991년 8월, 고 김학순 할머니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위안부’ 피해를 증언한 후 26년간 피해자들의 증언을 담은 서적이 몇 차례 발간된 적은 있지만 증언과 근거자료를 접목해 분석한 사례집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위안부’ 이야기는 서울시가 지난 3월 공모를 통해 선정·지원한 서울대 인권센터 일본군 ‘위안부’ 아카이브팀의 자료 발굴 및 연구 노력이 결정적 토대가 됐다.  

이들은 지난 7~8월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 National Archives and Records Administration)과 태국 현지를 방문, 방대한 자료 가운데 ‘위안부’ 관련 자료를 찾기 위한 발굴 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미·중 연합군 공문서, 포로심문자료, 스틸사진, 지도 등 가치 있는 자료를 발견하는데 성공했다.

‘위안부’ 피해 사례를 증언한 10인은 미디어 등을 통해 많이 알려진 분들 가운데 선정했다.

또 피해를 입었던 지역이 중국, 일본, 싱가포르, 버마 등 아시아・태평양 전 지역에 광범위하기 때문에 다양한 지역의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10인은 김소란(가명, 필리핀), 김순악(중국·내몽고 장가구), 박영심(중국 남경, 운남), 문옥주(중국 동안‧버마), 배봉기(일본 오키나와), 김복동(싱가포르·인도네시아), 김옥주(중국 해남도), 송신도(중국 무한), 박옥련(남태평양 라바울), 하상숙(중국 무한) 할머니다.

사례집은, ‘위안부’ 피해 여성의 생애사를 다루는 데 집중했다. 1인칭 시점의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식민지 사회에서 어떠한 생활을 하다가 끌려가게 되었는지부터 멀고 먼 귀환 여정, 그리고 귀환 후 생활까지 담았다.
 
피해자로서 50여 년 동안 침묵을 강요받았지만 세상의 편견에 앞에서 피해 사실을 알리게 된 계기, 이후 인권운동에 참여하는 등 활동가들과 치유하고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넘어 세상까지 위로하려 했던 피해 여성들의 활동을 그렸다.

사례집은 비매품이다. 서울시는 추후 국공립도서관을 중심으로 배포해 시민들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올바른 역사적 사실을 알리는 시민 대상 강연회도 열 예정이다.

서울대학교 인권센터 이정은 교수는 “이번 사례집을 통해 그 동안 미디어를 통해 알고 있는 ‘위안부’ 할머니의 이야기 보다는 생존을 위해서 모든 힘을 다해 삶을 꾸려온 여성들의 생명력 있는 이야기를 충실하게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엄규숙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그동안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일반 시민이나 국제사회의 관심은 매우 높은 데 반해 정작 위안부 백서조차 발간되지 않은 것이 현실이었다”며, “그동안은 생존해 계신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이 이를 대체했다면 이제는「문서와 사진, 증언으로 보는 ‘위안부’ 이야기」사례집과 같이 자료와 증언집으로 기록해 사료로서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구체적 증거를 통해 위안부 실태를 명확히 증명해내는 데도 기여해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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