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제일은행이 11일 '제일'이라는 이름을 떼고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은행)'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리처드 힐 SC은행장은 이날 서울 공평동 SC은행 본점에서 '브랜드 선포식'을 갖고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이 전 세계적으로 성공했지만 한국에서는 브랜드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며 "국제적인 DNA를 극대화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한국 최고의 국제적 은행이 되겠다"고 밝혔다. 
 
SC은행은 1929년 조선저축은행으로 출범해 1958년 제일은행으로 행명을 변경했다. 이후 2005년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이 제일은행을 인수하며 SC제일은행으로 바꿨다. 그러나 스탠다드차타드그룹 산하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제일'이라는 명칭을 쓰면서 브랜드 통일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지난해 행명 변경을 결의했다. 
 
이로써 조흥은행, 상업은행, 제일은행, 한일은행, 서울은행 등 1960~70년대 경제개발을 이끌었던 5대 은행의 이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스탠다드차타드는 행명 변경을 통해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동 지역에 걸쳐 있는 네트워크와 한국의 기업금융, 소매금융 고객을 연결할 계획이다.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의 선진 금융 역량도 도입된다. 
 
리처드 힐 행장은 "한국은 지난해 수출 1조 달러를 달성하고, 세계 7위 교역국이 됐다. 이런 성장 동력은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이 주로 영업하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동에 포진해 있다"며 "향후 한국과 교역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국가들과 한국 기업들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영업방식에도 변화가 이뤄진다. 향후 SC은행은 신용대출금을 신청한 당일에 계좌에 입금하는 1시간 익스프레스 서비스와 고객 대기 시간을 절약하는 8분 서비스, 20분 계좌 개설 등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날 리처드 힐 행장은 고배당 논란에 대해 "지난 6년간 런던에 있는 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은 한국 투자 비용의 2% 미만인 1000억원가량으로 아직까지는 투자하는 단계"라며 "성장을 위한 자본 계획과 전략을 충실히 이행한 뒤 남은 여력을 배당금을 지급하는 데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금융당국에서 장기적인 자본 계획을 수립하라는 지침이 나왔지만 이미 해온 방식과 다르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팀 밀러 한국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은 지난해 성과주의 연봉제 도입을 놓고 갈등을 빚은 노조 문제에 대해 "이번달 말에 새로운 노조 집행부가 들어올 것"이라며 "행명 변경과 함께 노조와 관계도 새롭게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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