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 그 어느 때보다 운동하기 좋은 계절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자신의 건강을 위한 운동을 하기로 마음을 다잡지만 실천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특히, 심혈관질환과 당뇨환자 등 만성질환자들은 어떻게 운동해야 할 지 감을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할 경우 심장을 단련하고 혈압과 혈당을 조절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봄철 건강한 운동에 대해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나승운 교수, 가정의학과 김선미 교수와 함께 알아봤다.

◇ 규칙적인 운동, 심장을 튼튼하게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관상동맥을 비롯한 혈관의 탄력과 심장근육을 발달시켜 심장기능을 강화시키는 등 우리 몸의 주요기관에 혈액공급을 원활히 해 노화방지 및 당뇨, 암 예방은 물론 우울증,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또 좋은 콜레스테롤은 증가시키고 나쁜 콜레스테롤은 감소시키며, 고혈압 등 각종 심혈관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 무리한 욕심은 오히려 화 불러

그러나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시작하면 각종 심장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급성심근경색 같은 중대한 심혈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45세 이상의 중장년이 마라톤 같은 격한 운동을 갑자기 시작할 경우 돌연사 위험이 매우 높다.

평소 건강해 보이던 중년 남성들이 갑자기 사망하는 경우 대부분이 심장질환을 인식하지 못한 채 과격한 운동으로 심장에 무리를 줬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돌연사의 연령대도 점점 낮아지고 있어 주의를 요한다.

돌연사의 원인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급성심근경색은 흔히 앞가슴에 갑자기 쥐어짜는 듯한 심한 통증이 느껴지는 증상을 보인다.

통증부위는 가슴 중앙이 대부분이지만 왼쪽 가슴이나 어깨나 목 등 상반신 각 부분에도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 통증은 쉬면 괜찮아지는 특징이 있어 자칫 무시하고 지나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경미한 운동에도 어지럽고 졸도할 것 같은 느낌, 심한 피로감 등이 느껴지면 즉시 운동을 중단하고 휴식을 취한 후 심장내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심혈관질환 관련 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는 현장에서 즉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빠른 시간 내에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 운동할 때 체온유지는 필수

운동의 적절한 강도나 시간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체온유지다.

이미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나 노약자들은 하루 중 혈압이 가장 높고, 피가 잘 엉기는 등 중풍, 심근경색증 등의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가장 높은 새벽이나 아침운동을 피하고 오후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또 운동 전후 바로 냉온욕을 하는 것은 급작스런 혈압 상승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특히, 운동과 함께 장시간 사우나를 병행할 경우 몸의 수분을 땀으로 많이 배출시켜 심장 기능이 많이 떨어져 있는 환자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심장건강을 위한 올바른 운동법

먼저 심장질환 환자는 물론이고 일반인도 심장내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본인의 건강상태에 맞는 적절한 운동 강도와 시간, 횟수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빨리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의 유산소 운동이 좋으며, 어떤 운동이던지 땀이 약간 날 정도로 약 30분정도로 1주일에 5일 이상 꾸준히 하되 운동전후 스트레칭 등으로 몸을 정상으로 천천히 적응시켜야 한다.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나승운 교수는 "굳이 시간을 내서 운동이 어렵다면 일상 생활 속에서 빨리 걷기나 계단오르기를 틈틈이 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운동전후에 충분한 수분섭취와 함께 항산화물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야채나 과일, 비타민을 섭취하면 운동으로 소실된 수분과 영양분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규칙적인 운동은 혈당 조절 도와

운동은 혈당의 조절을 돕고 인슐린의 효능을 높여 인슐린의 필요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으며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낮추고 콜레스테롤 감소, 사지 및 심근의 혈류 개선 등에 체중감량에도 효과적이다.

운동시간은 가능한 매일 같은 시각에 30분내지 1시간 씩 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자신에게 무리가 되지 않는 운동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운동 전 자신의 혈당치 측정을 통해 250 이상이면 운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운동으로 당대사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슐린주사를 맞고 있다면 주사를 맞은 후 1시간 후부터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운동 중 정신이 멍해지거나 시야가 흐려지면 저혈당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가볍게 주스나 사탕을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 운동할 때 충분히 수분 섭취해야

충분한 수분섭취는 대사량을 높이고 몸 속의 노폐물을 씻어주며 변비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운동을 하면 체온이 올라가고 배출된 수분으로 인해 체액의 농도가 짙어진다.

따라서 충분한 수분섭취가 필요한데 물론 가장 좋은 수분섭취 방법을 물을 마시는 것이다.

운동 20~30분가량 전에 50%가량 미리 물을 마시는 것이 좋으며, 운동 중에는 위의 기능이 떨어져있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이 마시는 것보다 조금씩 나누어 수시로 마시는 것이 효과적이다.

물이나 이온음료 뿐만 아니라 오이도 수분섭취에 도움이 된다. 오이는 90% 이상이 수분으로 칼로리도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 많이 사용되기도 한다.

자전거 등과 같은 유산소 운동 전후에는 비타민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으로 많아진 활성산소의 피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활성산소는 몸속에서 산화작용을 일으키는데 이렇게 되면 세포막, DNA를 비롯한 세포구조가 손상되거나 변질된다.

운동 중 발생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운동 전후, 혹은 운동 중 충분한 비타민C를 섭취해 활성산소의 발생을 억제시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운동 직전에 비타민C를 섭취하는 것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이와 같이 수분과 비타민C가 많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되며, 가을철 대추, 사과 등에도 비타민C가 풍부하다.

고려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김선미 교수는 "운동 전에는 고지방음식은 피하고 되도록 고단백이나 가벼운 탄수화물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며 "운동 후에도 허기가 진다고 신진대사가 극대화된 상태에서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섭취하면 운동으로 소모한 칼로리를 다시 섭취하게 되므로 운동 직후에는 우유나 약간의 과일 등의 간단한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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