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조원 거대 몸집 불구, 기금운용의 자율성과 전문성 비판 받아

 

 

국민연금공단이 신임 이사장 선임을 앞두고 기금운용본부 독립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연금은 자산 400조원의 거대한 몸집에도 불구하고 기금운용의 자율성과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기금운용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이 사용자·근로자·지역가입자 대표 등의 비전문가로 구성돼 있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위원장도 보건복지부 장관이 맡아 정치적 중립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2008년 기금운용본부를 기금운용공사로 분리하고 기금운용위원회를 민간 전문가 7명으로 구성,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수준의 독립성을 갖추겠다며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당시 기금운용위의 가입자 대표성이 부족하다는 여야 국회의원들의 반대로 폐기됐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는 새누리당이 기금운용본부를 기금운용공사로 독립해 그 본사를 전북에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으면서 기금운용 분리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실제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이 국민연금을 연금수급을 담당하는 '국민연금공단'과 자산운용을 전담하는 '국민연금기금운용공사'로 분리하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은 상태다.

김 의원의 개정안에 따르면 기금운용위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해 기금운용 및 의결권 행사에 있어 정부의 입김을 최대한 줄이도록 했다.

민주통합당에서는 김성주 의원이 기금운용의 관치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기금운용위의 참석률이 저조한 당연직 정부위원을 축소(52)하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국민연금 측에서는 최근 사의를 표명한 전광우 이사장에 이어 신임 이사장이 취임하면 어떤 식으로든 기금운용본부의 독립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연금 핵심관계자는 "올해는 국민연금 제도 개선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지기 때문에 '제도 전문가'가 신임 이사장으로 올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자칫 기금운용 분리가 기정사실화 되는 것으로 비쳐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금 기금운용이 불안정하거나 수익이 잘 나지 않는다면 모르겠지만 다른 나라의 연기금에 비해 수익률이 월등히 높은데 굳이 기금운용을 분리할 필요가 있겠느냐"면서 "전 세계적으로 금융위기가 상시화 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금융논리에만 치우칠 경우 국민연금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며 기금운용 분리에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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