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여성가족재단, 여성의 재택근무·가사·돌봄노동 실태 조사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코로나 장기화로 일하는 여성들의 해고·실업에 대한 불안감이 늘었다. 다수의 여성들은 재택노동 인식개선 및 돌봄서비스 확대를 요구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대표이사 백미순)은 재택근무 경험이 있는 여성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가사·돌봄 노동 실태를 조사하고 「성평등 생활사전 재택노동편」 결과를 발표했다고 26일 전했다.

3월 8일부터 16일까지 실시된 온라인 설문조사에는 총 712명이 참여했다. 

재택근무를 하게 된 이유로 ▲코로나19로 인해 직장에서 일괄적(전직원/순번제 등)으로 실시(72.5%)가 가장 많았으며 ▲업무 특성상 코로나 이전부터 실시(11.2%) ▲임산부, 고위험군, 자가격리 등 의무적 실시(7.7%)가 뒤를 이었다.

재택근무 시 느낀 장점으로 ▲출퇴근 시간이 줄어 개인시간 증가(18.8%) ▲화장·옷차림 등 꾸밈노동 감소(18.6%) ▲코로나19 등 전염병 감염 위험 감소(17.2%)가 있었다. 응답자 12.4%는 ‘유연한 시간 관리로 일·생활 균형이 가능해졌다’고 답했다. 

재택근무 단점으로 ▲일과 생활공간 분리의 어려움(27.6%)이 가장 높았다. ▲업무시간과 휴게시간 관리의 어려움(19.6%)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움(18.7%)이 뒤를 이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제공)

재택근무 장기화에 따라 응답자 중 33.9%는 해고·실업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고 답했다. 31.5%는 임금감소 또는 고용형태가 변화됐다고 했다. 고용형태가 변했다고 답한 75명 중 67명은 '비정규직화'됐다고 설명하고, 일부는 사직(2명)하거나 사직권유(1명)를 받았다고 했다. 

코로나19 감염증 우려에 응답자 96.0%는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집안 생활이 길어지면서 ▲불필요한 인간관계에 대한 스트레스 감소(33.5%) ▲동거가족과 대면시간이 늘어 친밀감 증가(24.9%) ▲가사에 관한 관심으로 주거환경 개선(19.0%)이 긍정적이라고 했다.

다만 집안 생활이 늘면서 ▲가사 및 돌봄에 대한 부담 증가(27.7%) ▲외부·신체활동 축소로 인한 건강 악화(26.5%) ▲인간관계 단절로 인한 우울감 증가(20.2%) ▲층간소음, 좁은 집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 증가(19.7%)가 있다고 답했다. 

돌봄 관련 조사(복수응답)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제공)

코로나 전과 비교했을 때 돌봄·가사노동 시간이 1시간 미만으로 증가했다는 응답자는 46.3%였다. 1~2시간 증가는 18.5%, 2~3시간 증가는 14.9%, 3시간 이상 증가는 16.3%다. 

코로나 이후 돌봄·가사노동 시 어려웠던 점으로 ▲일과 돌봄· 가사 병행으로 인한 스트레스 증가(37.2%) ▲돌봄·가사노동의 필요와 요구 증가(30.9%) ▲가족 또는 동거인 간의 갈등(15.5%)이 이어졌다. 

코로나19에 따라 일터와 집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돌봄·가사 노동 비중이 커지면서 생기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긴급돌봄 등 돌봄서비스 대상과 인력, 시간의 확대(151명) ▲재택노동도 일이라는 인식확산 요구(79명) ▲집에서 일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코워킹 스페이스 지원(76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코로나로 인한 우울감 등을 치유하기 위한 심리상담 프로그램 등 건강 서비스 지원에 대한 요구도 높았다. 

전체 응답자 712명 중 30대는 41.2%로 가장 많았으며 40대(32.6%), 20대(12.2%)가 뒤를 이었다. 노동형태별로는 임금근로자가 75.0%, 프리랜서가 19.9%, 자영업자가 3.7%로 나타났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백미순 대표이사는 "재택근무에 대한 인식개선 및 성평등한 직장문화 실천과 코로나로 인해 더욱 악화된 여성 노동자들의 고용환경 개선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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