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컨슈머= 김정수 기자] 경영권 분쟁 논란 끝에 사임 의사를 밝힌 바 있는 한국앤컴퍼니 조현식 부회장(대표이사) 30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우호지분 확보에 나섰다. 

조현식 부회장은 19일 서면 형식의 인터뷰 답변서를 통해 "한국앤컴퍼니 이사회가 추천한 김혜경 후보는 훌륭한 역량을 갖췄으나 최대주주 인척의 (이명박)대통령 재직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역임하고 주요 주주 인척과의 관계 및 정부 관련 독립성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혜경 후보는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을 지낸 바 있으며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다. 이를 두고 조현식 부회장은 분리선출 감사위원회 위원 후보로 부합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조 부회장은 한국앤컴퍼니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고려대 이한상 교수를 제안하는 주주서한을 공개했다. 

조 부회장은 "이한상 교수는 신뢰성, 독립성, 투명성의 관점에서 최고의 사외이사(감사위원회 위원)후보"라고 호평하며 "국제적 회계학 전문가로서 감사위원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회계 지식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분리 선출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회사가 아닌 소수주주의 주주제안 후보가 우선적으로 선임돼야 한다고 생각하며 주주분들의 선택과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한국앤컴퍼니 그룹 주주제안 홈페이지, 자신의 법률대리인인 KL파트너스를 통해 의결권을 위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거수기로 묘사되는 우리나라 기업의 이사회 운영을 혁신하고 대주주 중심의 경영상 결정에 대한 견제를 위해 3% 룰을 적용하는 감사위원 선출에 관한 상법 개정안이 작년말 통과됐다"며 "분리선출 감사위원이 대주주와 경영진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면 개정 상법의 목표를 전혀 달성하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조 부회장은 현 한국앤컴퍼니의 지배구조와 경영 방식에 대해 "회사 거버넌스나 운영 차원에서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보고, 내부 상황이나 외부 환경을 고려할 때 더이상 회사 내부의 노력만으로는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외부 전문가의 역할이 효과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확신했다.

이한상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을 자신의 대표이사 사임 전제조건으로 내건 조 부회장은, 주총에서 다수의 반대표가 나와 무산될 시, 거취를 묻자 "저는 어떠한 직함에도 연연하지 않는다. 주주로서의 권리와 책임은 앞으로도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표이사직에 대한 사임의사는 분명히 했고, 이를 비롯한 부회장, 이사회의장, 사내이사 등은 개인의 의사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므로 주총이후 회사의 미래를 위한 결정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감사위원 추천과 관련 주주제안 방식을 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회사에 이한상 교수를 추천하며 여러 차례 추천 배경을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전달했으나 회사로부터 답변받지 못해 주주서한을 통해 제 제안을 알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조현식 부회장은 조희경 이사장의 성년후견개시심판청구에 참가인으로 참여 중이다. 조 부회장은 "성년후견개시심판청구를 경영권 다툼의 연장선 상에서 보는 시각이 있는데 사실과 다르다"면서 "부모님을 자주 뵙고 있으며 이 청구는 건강이 좋지 못한 부모님을 모신 자식된 도리로서 진행하고 있는 건"이라고 강조했다. 조 부회장은 "전문가 의견에 따라 객관적이고 명확한 판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